이재용·젠슨 황 앉았던 그 자리, 앉기만 해도 대박 난다?…결국 벌어진 일

2025-11-04 17:26

 글로벌 기술 및 산업계의 거물들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 그룹 회장, 그리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이 낳은 나비효과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이들이 방문했던 서울 삼성역 인근의 한 깐부치킨 매장은 세기의 만남이 이루어진 장소라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그들의 발자취를 느끼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성지'가 되었다. 평범했던 동네 치킨집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명소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급기야 매장 측은 특정 테이블에 한해 '1시간 이용 제한'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걸기에 이르렀다. 이는 단순한 유명세를 넘어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매장 입구에 붙은 ‘젠슨 황 CEO 테이블 좌석은 모두를 위해서 이용 시간을 한 시간으로 제한합니다. 방문하시는 분들 모두 좋은 기운 받아 가세요’라는 안내문은 현재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단순한 식사 자리를 넘어, 성공한 기업가들의 '좋은 기운'을 받아 가려는 소망을 품은 방문객들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테이블은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이어지는 영업시간을 꼬박 채워도 하루 최대 10여 팀 남짓만 앉을 수 있는 희소성을 지닌다. 이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점주는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공평하게 나누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시간제한을 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폭발적인 관심은 15년 동안 한 자리에서 묵묵히 매장을 운영해 온 점주에게 찾아온 '행운'과도 같다. 깐부치킨 본사 관계자는 "성실하게 매장을 지켜온 점주에게 찾아온 행운이라 더욱 기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가맹점들에도 식품 위생과 고객 응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예기치 않은 유명세가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도, 동시에 높아진 고객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하는 책임감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사 차원에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을 상향 평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한 평범한 치킨집 테이블에 걸린 '1시간 제한'은 현대 사회에서 명사의 영향력이 어떻게 소비되고 확산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사람들은 단순히 그들이 먹었던 치킨 맛을 궁금해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성공과 통찰력이 깃든 공간에 머무르며 그 아우라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 이는 단순한 팬심을 넘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성공의 기운을 얻고 싶은 대중의 심리가 투영된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거물들의 소박한 저녁 식사 한 끼가 만들어 낸 작은 소동은, 우리 사회의 욕망과 관심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무대 뒤가 끝까지 보인다고?…지금껏 본 적 없는 '맥베스'가 온다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오르는 이번 작품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로 인한 죄의식이 한 인간을 어떻게 송두리째 파멸로 이끄는지를 적나라하게 파고든다. 원작의 방대하고 복잡한 구조를 약 100분이라는 시간 안에 밀도 높게 압축하여, 정제된 대사와 속도감 있는 장면 전환을 통해 관객들에게 고전 비극이 가진 본연의 힘을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반복되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단면과 그 끝에서 마주하게 되는 비극적 진실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극은 충직한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전장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세 마녀로부터 '왕이 될 것'이라는 불가사의한 예언을 들으면서 시작된다. 이 예언 한마디는 그의 마음속 깊이 잠재되어 있던 욕망의 불씨를 거대하게 타오르게 하는 기폭제가 된다. 여기에 "왕관을 원한다면 행동해야 한다"는 아내 맥베스 부인의 집요한 부추김은 그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결국 충성의 가면 뒤에 비수를 숨긴 채 잠든 던컨 왕을 암살하고 스스로 왕좌에 오르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피로 얻은 왕관의 무게는 그를 짓누르는 저주가 되어, 끝없는 불안과 죄책감, 그리고 자신을 향한 의심과 환영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이번 공연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이라는 대극장의 공간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연출을 선보인다. 무대를 가장 깊은 후면까지 확장하여 원근 대비를 통한 깊이감과 시각적 웅장함을 살렸으며, 이는 인물들이 처한 광활하면서도 고립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현실과 환영, 빛과 어둠이 첨예하게 교차하는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격렬한 움직임과 절묘하게 결합된 조명, 영상, 특수효과는 맥베스와 주변 인물들이 겪는 내면의 균열과 심리적 붕괴를 시각적으로 확장시키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관객들은 이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선을 더욱 생생하게 따라가며 극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이번 작품은 성석배 예술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았으며, 대구시립극단 단원들과 실력파 객원 배우들이 함께 무대를 채운다. 욕망의 화신이 되어 파멸하는 '맥베스' 역에는 김동찬, 남편을 부추겨 비극의 문을 여는 '맥베스 부인' 역에는 김효숙이 캐스팅되어 열연을 펼친다. 또한 천정락, 강석호 등 베테랑 배우들과 백은숙, 김경선, 박다인 세 배우가 연기하는 마녀 역을 포함해 총 27명의 배우가 무대에 올라 압도적인 에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 성석배 예술감독은 "인간의 욕망이 삶의 방향을 어떻게 뒤틀고 흔드는지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고전 비극의 압도적인 힘을 온전히 체감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