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사면 두고 내전 수준 분열…'법치'냐 '통합'이냐 기로에 서다

2025-12-01 17:54

 이스라엘의 심장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셀프 사면' 시도를 둘러싼 격렬한 찬반 논란이 헌정 위기 수준으로 비화하고 있다. 부패 혐의로 장기간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가 공식적으로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관저 앞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총리의 사면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결사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열린 이번 시위에는 단순 시민들을 넘어 나아마 자리미 노동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정치인들과 저명한 반정부 운동가들까지 대거 합류해 사태의 심각성을 더했다. 시위대는 '사면=바나나 공화국'이라는 직설적인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려는 총리의 시도가 이스라엘을 원칙도 없는 후진국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한 시민은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네타냐후 총리의 모습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벌여, 그가 있어야 할 곳은 총리실이 아닌 감옥이라는 비판적 여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반정부 운동가 시크마 브레슬러는 "네타냐후는 자신이 이 나라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그 대가를 치르지 않은 채 재판을 중단시키려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국민은 지금 무엇이 걸려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으며, 이것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거취 문제가 아닌 이스라엘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이번 사면 시도를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규정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사면 요청이 국가 통합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총리실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중동 전역이 거대한 변화를 겪고 있는 현시점에서 자신의 사면이 이스라엘의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 명분을 설명했다.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인 그는 2020년 5월부터 뇌물수수, 사기, 신뢰 위반 등 여러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으나, 아직 단 한 건도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네타냐후는 줄곧 언론과 경찰, 사법부가 결탁해 자신을 제거하려는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며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왔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믿고 보는 배우' 총출동…연극 '마트로시카', 캐스팅만으로도 이미 대박 예감

명보아트홀 3층 라온홀에서 연극 '마트로시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작품은 쉴 새 없이 까도 까도 새로운 인형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파고들수록 새로운 웃음과 페이소스가 터져 나오는 대학로식 코미디의 진수를 예고하며 연말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마트로시카'는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며 당장 내일의 생계조차 막막한 한 영세 극단의 처절하면서도 눈물겨운 분투를 그린다. 늘어나는 빚더미 속에서도 "공연만큼은 반드시 올려야 한다"는 단 하나의 일념으로 똘똘 뭉친 단원들과 극단 대표의 이야기는 웃음과 짠한 감동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예술가로서의 자존심과 현실적인 생존 문제 사이에서 고뇌하며 벌어지는 각종 해프닝을 통해, 공연계의 현실을 유쾌하게 꼬집는 동시에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건넨다.이번 공연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해 온 실력파 배우들의 대거 합류다. 극단을 이끌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는 대표이자 연출가 '남동진' 역에는 말이 필요 없는 '신스틸러' 윤제문과 정석용, 그리고 대학로의 베테랑 유용이 트리플 캐스팅되어 각기 다른 매력의 짠내 나는 리더를 선보인다. 여기에 허동수, 김진석, 송민주가 '궉용준' 역을, 채승혜, 여신영, 윤감송이 '전사라' 역을, 임승요, 이진홍, 최소연이 '나화영' 역을 맡아 극의 활력을 더한다. 또한 김낙연, 홍승범, 공민규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힘을 보태며, 서홍석 작가의 탄탄한 대본 위에 최해주 연출의 감각적인 윤색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제작사 잡.담 측은 이번 공연의 백미로 꾸밈없고 진솔해서 더욱 강력한 'B급 감성의 웃음'을 꼽았다. 정제되거나 세련된 웃음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상황과 캐릭터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예측불허의 코미디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웃음 폭탄'을 안겨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복잡한 생각은 잠시 내려놓고 마음껏 웃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연극 '마트로시카'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