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도둑질?" 나경원, 정부·여당에 직격탄
2025-11-03 13:50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국내 재계 총수들의 회동으로 알려진 대규모 GPU(그래픽카드) 한국 공급 방침에 대해 현 정부와 여당이 이를 자신들의 성과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이러한 행위를 '성과 위조'이자 '도둑질'로 규정하고, 대규모 GPU 확보에 따른 후속 전력 인프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나 의원은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간 중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젠슨 황 CEO가 가진 '치맥 깐부 회동'을 언급하며, 엔비디아의 GPU 26만장 한국 공급 방침은 "민간의 힘에서 나온 최고의 이벤트이자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이재명·민주당 정권이 이를 마치 자신들의 성과처럼 포장하여 "혹세무민하는 것은 성과위조이며 도둑질"이라고 맹비난했다.
나 의원은 단순한 성과 도둑질 비판을 넘어, 26만장의 GPU 확보에 따른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전무함을 지적하며 기술적 문제를 제기했다.
나 의원의 추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주요 GPU 1개당 소비전력은 1.4kW 전후로, 26만장이면 총 약 400MW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는 신고리 1호기나 새울 1호기 원자로가 반년에서 1년 내내 생산하는 전력이 모두 소모되는 막대한 양이다.
그는 고성능 GPU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고밀도 랙, 첨단 냉각 시스템, 고속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전력 공급망과 투자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과거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 GPU 5만 개 확보 공약에 대해 "생태계와 운영 전략 없는 하드웨어는 고철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민간의 힘으로 얻은 귀한 기회를 정부가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GPU 및 AI 인력 양성, 연구개발, 산업 규제 개선, 노동 유연화가 필수적이며, 특히 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축소를 외치며 전력 인프라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음을 비판했다.

그는 회담 종료 후에도 양국 간 공동성명이나 공동기자회견, 공동 팩트시트 하나 없는 현실에 대해 "진짜 타결이 맞는지 국민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상 내용에 대한 한미 양국의 상반된 주장을 지적했다. 미국 상무장관은 '반도체 관세는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으나, 한국 대통령실은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게 적용받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쌀·소고기 등 민감 분야의 추가 시장 개방을 방어했다고 밝혔으나, 미국 측은 '한국이 시장 100% 개방에 동의했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나 의원은 밝혔다.
가장 큰 논란은 투자 규모의 차이였다. 한국 정부는 최대 3500억 달러의 대미 지급을 설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언론은 한국이 9500억 달러(약 1330조 원)를 투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한국 정부 발표의 거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나 의원은 이 차액인 6000억 달러가 한국 기업이 추가 투자해야 하는 부분으로 해석될 수 있음에도 정부가 이 부분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EU 대비 불리한 조건, 한국 산업 공동화 우려까지 제기된다"며, "이재명 민주당 정부는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협상 세부 내용을 투명하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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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선물세트'라는 윤혜정 예술감독의 표현처럼, 서로 다른 개성과 역사를 지닌 8개의 전통 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 개념인 '미메시스', 즉 예술이 자연을 모방하고 재현한다는 철학적 주제를 바탕으로, 각각의 춤은 물의 흐름(교방무), 바람의 형상(한량무), 땅의 기운(소고춤) 등 자연의 본질적인 요소를 형상화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단순한 춤사위를 넘어, 자연 속에서 생성되고 발전해 온 우리 전통과 민속의 깊은 뿌리를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내기 위해 엄선된 7개의 춤에 마지막으로 살풀이춤을 더해 완성된 8개의 레퍼토리는 한국 춤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깊이를 증명한다.'미메시스'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잘 차려진 뷔페처럼 관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춤을 골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첫 장을 여는 교방무가 기생들의 유려하고 절제된 움직임으로 물의 흐름을 그려낸다면, 곧이어 펼쳐지는 한량무는 불었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바람처럼 변화무쌍한 에너지로 무대를 장악한다. 태평소 가락과 어우러져 폭발적인 흥을 분출하는 소고춤의 역동성은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종교적 경건함과 인간적 고뇌가 담긴 승무는 깊은 사색의 시간을 선물한다. 이처럼 정적인 여백의 미와 동적인 에너지의 폭발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구성은 한국 무용에 익숙지 않은 관객들마저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각 춤의 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8개 중 6개의 음악을 새로 작곡한 유인상 음악감독의 미니멀한 접근 방식 또한 춤 본연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이번 공연은 시각적인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았다. 김지원 의상 디자이너는 전통 한복의 '하후상박(上薄下豊)' 실루엣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파격적이면서도 우아한 무대 의상을 완성했다. 특히 한량무에서는 K팝 아이돌을 연상시키는 현대적인 의상에 전통 갓의 챙을 유난히 넓게 제작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버선발의 섬세한 움직임을 강조하기 위해 속치마를 시스루 소재로 만들거나 무릎, 뒤꿈치를 과감히 노출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를 선보였다. 이는 전통을 어느 선까지 현대적으로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물로,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되고 있다. 화려하면서도 각 춤의 특징을 살린 의상은 무용수들의 몸짓과 결합하여 하나의 완성된 예술 작품으로 빛을 발한다.'미메시스'는 스타 무용수의 참여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TV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현대무용가 기무간이 서울시무용단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장검무와 태평무 무대에 올랐다. 그는 "한국 무용은 정서적으로 깊은 내면을 다루며, 채우기보다 비워내는 '멈춤의 미학'이 있는 춤"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공연을 통해 현대 무용과 한국 무용의 본질적인 차이를 한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너지를 채워서 밖으로 분출하는 현대 무용과 달리, 무용수가 감정을 비워낸 무심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 한국 무용의 정수라는 것이다. 이처럼 '미메시스'는 전통의 재현을 넘어, 현대적인 해석과 스타 무용수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춤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는 의미 있는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