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 한번에 '아동학대범' 낙인, 교사의 눈물

2026-02-06 12:50

 수업 중 학생을 지도했다는 이유로 한 교사가 167일간 아동학대 가해자로 내몰렸다. 경찰의 '혐의없음' 통지서를 받기까지 5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수업 태도가 불량한 학생에게 교칙에 따라 벌점을 부과한 평범한 생활지도는 혹독한 시련의 시작이었다. 학생의 보호자는 교사가 폭언을 했다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는 사실이 아니었음에도 비극의 서막이 되었다.

 

학교 관리자들은 사태를 조용히 덮는 데 급급했다. 교육청 조사가 나오면 일이 커진다는 이유로 교사에게 사과를 종용했다. 교사는 굴욕적인 사과와 함께 담당 학급 교체까지 수용했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보호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성희롱 주장까지 덧붙여 2차 민원을 제기했고, 교육청은 이를 근거로 학교에 아동학대 신고를 안내했다. 의심만으로도 교사는 잠재적 범죄자가 되어 조사와 수사라는 긴 터널로 진입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교육감 의견서' 제도가 도입됐다. 교육감이 사안을 검토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수사기관 등에 제출하면, 이를 참고해 사건을 처리하도록 한 것이다. 이 교사의 경우에도 서울시교육감은 교육지원청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서를 구청과 경찰서에 전달했다. 제도의 취지대로라면 이 교사는 억울한 굴레에서 조속히 벗어났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교육감의 의견서에도 불구하고 구청은 '추가 피해 아동 파악'을 명분으로 해당 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를 강행했다. 학교 측이 교권 침해와 설문 결과의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며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구청은 '전수조사가 기본 원칙'이라며 이를 묵살했다. 사실상 별건 수사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이 조치로, 교사는 동료와 학생들 앞에서 아동학대범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긴 채 서야 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이 교사 한 명만의 사례가 아니다. 최근 2년간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한 1023건의 아동학대 신고 중, 수사 개시 전에 종결된 사례는 16.2%에 불과했다. 나머지 84%에 가까운 교사들은 교육감의 판단과 무관하게 그대로 정식 입건되어 고통스러운 수사 과정을 겪어야 했다. 최종적으로 기소된 비율이 3.3%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얼마나 많은 교사가 무고하게 시달리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167일 만에 경찰로부터 무혐의 통보를 받았지만, 이 교사는 여전히 검찰의 최종 처분을 기다리는 신세다. 기나긴 조사와 수사 과정에서 얻은 것은 불면증과 극심한 스트레스, 그리고 정신과 치료 기록뿐이다.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는 순간 교사는 어떤 방어 수단도 없이 홀로 버텨야 하는 현실 속에서, 교권 보호를 외치며 도입된 제도는 현장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미술관을 발칵 뒤집은 ‘여성의 누드’를 둘러싼 모든 것

스타브 쿠르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신화나 종교가 아닌,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현실의 민낯을 화폭에 담아 예술계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켰다.쿠르베의 붓은 언제나 평범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했다. 당시 거대한 캔버스는 영웅이나 신들의 서사를 위해 독점적으로 사용되었지만, 그는 그 특권을 이름 없는 노동자들에게 기꺼이 내어주었다. 길가에서 돌을 깨는 인부의 고된 노동(‘돌 깨는 사람들’)과 시골 마을의 평범한 장례식 풍경(‘오르낭의 장례식’)을 기념비적인 크기로 그려내며, 일상의 현실을 예술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그의 반항적인 시선은 여성의 누드를 그릴 때 더욱 도발적으로 빛났다. 이상적으로 가공된 매끈한 여신이 아닌, 살집 있고 현실적인 시골 여성의 몸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목욕하는 여인들’은 엄청난 스캔들을 낳았다. 평단은 ‘저속하다’고 비난했지만, 쿠르베는 꾸며진 아름다움을 거부하고 벌거벗은 진실을 담아내는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굳건히 지켜나갔다.이러한 쿠르베의 대담함은 한 은밀한 의뢰로 이어졌다. 오스만 제국의 외교관이자 열렬한 누드화 수집가였던 칼릴 셰리프 파샤는 쿠르베에게 세상에서 가장 노골적인 그림을 주문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여성의 성기를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한 ‘세상의 기원’이다. 이 작품은 얼굴도, 신원도 없이 오직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육체만을 담아내며 미술사에 전무후무한 충격을 안겼다.그러나 ‘세상의 기원’은 탄생 직후부터 1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그 소유자들은 사회적 파장을 두려워해 작품을 꽁꽁 숨기기에 급급했고, 그림은 소문으로만 존재하는 전설이 되었다. 기나긴 유배 생활 끝에 1995년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 문제적 걸작은 비로소 대중 앞에 서게 되었다.공개 이후 ‘세상의 기원’은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끊임없는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21세기에는 소셜미디어의 검열 정책에 의해 게시가 금지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억압에 직면하기도 했다. 150여 년 전 한 화가의 붓끝에서 시작된 이 그림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예술의 경계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