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성공했지만…" 노벨상 수상자가 한국에 보낸 '뼈아픈 조언'
2025-10-14 17:45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조엘 모키어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13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현재와 같이 개방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50년대 최빈국 수준에서 기적적인 성장을 이뤄 세계적인 부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의 저력은 좋은 제도가 뒷받침될 때 얼마나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는 것이다. 특히 남북한의 극명한 경제적 격차는 제도적 우월성이 가져오는 압도적인 결과를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모키어 교수는 자유로운 무역 환경과 더불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언론의 자유와 공정한 선거가 경제 성장에도 필수적인 요소임을 역설했다. 한국이 성공적으로 민주주의 전환을 이뤄냈으며,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일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분명 성공한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다만 모키어 교수는 한국 경제의 유일한 잠재적 위협으로 심각한 수준의 저출산 문제를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경고했다. 인구 감소는 생산 가능 인구의 축소와 내수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핵심적인 위협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지적은 한국 사회가 당면한 가장 시급하고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세계적인 석학이 다시 한번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위한 모든 노력이 인구 문제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겨 있는 셈이다.

하윗 교수의 이러한 주장은 최근 생산성 저하와 혁신 단절 현상을 겪으며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에 직면한 한국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큰 성공을 거둔 한국의 대기업들 역시 예외가 아니며, 끊임없는 경쟁 압력 속에서만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분석은 독과점 구조가 단기적으로는 기업에 안정적인 이윤을 보장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시장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혁신의 속도를 늦추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따라서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새로운 기업들이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역동적인 시장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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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선물세트'라는 윤혜정 예술감독의 표현처럼, 서로 다른 개성과 역사를 지닌 8개의 전통 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 개념인 '미메시스', 즉 예술이 자연을 모방하고 재현한다는 철학적 주제를 바탕으로, 각각의 춤은 물의 흐름(교방무), 바람의 형상(한량무), 땅의 기운(소고춤) 등 자연의 본질적인 요소를 형상화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단순한 춤사위를 넘어, 자연 속에서 생성되고 발전해 온 우리 전통과 민속의 깊은 뿌리를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내기 위해 엄선된 7개의 춤에 마지막으로 살풀이춤을 더해 완성된 8개의 레퍼토리는 한국 춤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깊이를 증명한다.'미메시스'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잘 차려진 뷔페처럼 관객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춤을 골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첫 장을 여는 교방무가 기생들의 유려하고 절제된 움직임으로 물의 흐름을 그려낸다면, 곧이어 펼쳐지는 한량무는 불었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바람처럼 변화무쌍한 에너지로 무대를 장악한다. 태평소 가락과 어우러져 폭발적인 흥을 분출하는 소고춤의 역동성은 관객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종교적 경건함과 인간적 고뇌가 담긴 승무는 깊은 사색의 시간을 선물한다. 이처럼 정적인 여백의 미와 동적인 에너지의 폭발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구성은 한국 무용에 익숙지 않은 관객들마저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각 춤의 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8개 중 6개의 음악을 새로 작곡한 유인상 음악감독의 미니멀한 접근 방식 또한 춤 본연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이번 공연은 시각적인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았다. 김지원 의상 디자이너는 전통 한복의 '하후상박(上薄下豊)' 실루엣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파격적이면서도 우아한 무대 의상을 완성했다. 특히 한량무에서는 K팝 아이돌을 연상시키는 현대적인 의상에 전통 갓의 챙을 유난히 넓게 제작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버선발의 섬세한 움직임을 강조하기 위해 속치마를 시스루 소재로 만들거나 무릎, 뒤꿈치를 과감히 노출하는 등 혁신적인 시도를 선보였다. 이는 전통을 어느 선까지 현대적으로 풀어낼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물로,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가 되고 있다. 화려하면서도 각 춤의 특징을 살린 의상은 무용수들의 몸짓과 결합하여 하나의 완성된 예술 작품으로 빛을 발한다.'미메시스'는 스타 무용수의 참여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TV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현대무용가 기무간이 서울시무용단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장검무와 태평무 무대에 올랐다. 그는 "한국 무용은 정서적으로 깊은 내면을 다루며, 채우기보다 비워내는 '멈춤의 미학'이 있는 춤"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공연을 통해 현대 무용과 한국 무용의 본질적인 차이를 한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너지를 채워서 밖으로 분출하는 현대 무용과 달리, 무용수가 감정을 비워낸 무심의 경지를 보여주는 것이 한국 무용의 정수라는 것이다. 이처럼 '미메시스'는 전통의 재현을 넘어, 현대적인 해석과 스타 무용수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춤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는 의미 있는 무대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