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日 먼저 美 나중…외교 판 흔드는 '파격 행보'

2025-08-08 10:06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5일(현지 시간)로 조율 중인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필라델피아 현지 조선소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한미 조선협력 ‘MASGA’ 프로젝트의 조속한 실행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조선소에서 선박 건조 및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한미 간 조선 분야 협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방미 직전 일본을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 더해 한일 간 셔틀외교가 조기에 가동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미국 방문보다 먼저 이뤄지는 것은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외교적 의미가 크다.

 

한미 정상회담 핵심 의제인 ‘동맹 현대화’는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으며, 이후 고위·실무급 협의를 통해 구체적 실행 방안이 조율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2006년 전략적 유연성 합의가 동맹 현대화의 기반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다. 특히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와 관련해 양국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한국 기업의 대미 추가 투자, 조선협력 등 비용과 관련된 의제에 더 큰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우리 관세협상단을 만나 조선 분야에 조속히 투자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소 방문은 추진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문 추진은 참의원 선거 패배로 정치적 돌파구가 필요한 이시바 총리와, 미국을 중심으로 주변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이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시바 총리는 미일 관세 협상 합의의 실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퇴진설을 일축했다.

 

만약 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최종 성사된다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일본을 향한 파격적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반일 발언 등으로 인한 일본 내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광복 80주년인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도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정상은 과거사 문제를 물밑에서 조율하고, 한일 및 한미일 3자 협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어 ‘이재명-이시바 선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탕수육은 볶는 요리\" 40년 덕후가 밝힌 부먹찍먹 종결

중인 신인철 씨는 이 특별한 음식을 40년 넘게 탐구해 온 자타공인 탕수육 전문가다. 최근 그가 펴낸 기록물은 단순한 맛집 소개를 넘어 한국 중화요리의 변천사와 화교 이민사가 촘촘히 엮인 인문학적 보고서에 가깝다. 그는 매주 세 차례 이상 전국 각지의 중식당을 누비며 탕수육 한 접시에 담긴 치열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신 씨의 탐구는 단순히 맛있는 식당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탕수육의 원형과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대장정으로 확장되었다. 그는 한국식 탕수육의 뿌리를 찾기 위해 중국 본토는 물론 동남아시아와 영국까지 발품을 팔았다. 화교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현지 입맛에 맞춰 변모한 광둥식 고로육이나 동북 지역의 꿔바로우를 직접 맛보며 한국 중식의 정체성을 확인했다. 가족과의 휴가조차 전 세계 중식당 탐방을 위한 치밀한 계획 아래 추진될 정도로 그의 집념은 확고했다.그가 이토록 탕수육에 매달린 이유는 현대 중식당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진짜' 맛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소스의 균형이 무너지고 재료의 원칙이 희미해지는 현실 속에서, 그는 과거 노포들이 지켜왔던 정석의 맛을 복원하고자 했다. 특히 세간의 뜨거운 감자인 '부먹과 찍먹' 논쟁에 대해서도 그는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본래 탕수육은 튀긴 고기를 소스와 함께 불 위에서 볶아내거나 자작하게 얹어내는 음식으로, 찍어 먹는 방식 자체가 현대에 와서 변형된 형태라는 지적이다.중식당의 수준을 가늠하는 그만의 기준도 흥미롭다. 신 씨는 새로운 식당을 방문할 때 탕수육과 함께 반드시 볶음밥을 주문한다. 이는 중화요리의 핵심 도구인 웍을 다루는 요리사의 솜씨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메뉴이기 때문이다. 탕수육의 튀김 상태와 볶음밥의 고슬고슬함, 그리고 짬뽕 국물의 깊이까지 확인해야 비로소 그 식당의 내공을 온전히 감잡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러한 철저한 분석 덕분에 그가 관리하는 중식당 리스트는 어느덧 400곳을 넘어섰다.건강상의 이유로 혹독한 체중 감량을 이어가는 중에도 그는 탕수육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탕수육은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고단했던 삶을 위로해주던 추억의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 도중 한국 화교사의 비극과 후계자를 찾지 못해 문을 닫는 노포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탕수육이라는 음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에게 탕수육은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시대를 기록하고 사람을 잇는 문화적 가교와도 같다.수십 년간의 추적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담백하다. 완벽한 맛의 원형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을 함께 나누는 사람과 당시의 분위기라는 점이다. 아무리 훌륭한 요리라도 언짢은 기분으로 먹는다면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기에, 결국 최고의 탕수육은 소중한 이들과 웃으며 나누는 한 접시라는 의미다. 탕수육의 바삭함이나 소스의 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날의 즐거운 기억이며, 맛있는 음식은 결국 그것을 먹던 날의 행복한 장면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