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직격탄 맞은 軍, '간부 실종'에 부대 해체까지… 국방력 괜찮나?

2025-08-11 10:22

 우리 군 병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하며 국가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56만 명에 달했던 우리 군 병력은 2025년 7월 기준 45만 명으로, 불과 6년 만에 11만 명이라는 막대한 인원이 줄어들었다. 이는 정전 상황에서 최소한으로 필요한 병력 규모로 언급되는 50만 명에도 5만 명이나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육군 병사의 감소세가 두드러지는데, 같은 기간 30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10만 명 이상 급감하여 육군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병력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가장 크게 지목된다. 병역 의무를 이행할 청년층의 절대적인 수가 줄어들면서 병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또한, 병사들의 처우가 개선되면서 상대적으로 간부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점도 간부 선발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현역 판정 기준을 완화하여 현역 판정률이 69.8%에서 86.7%로 16.9%포인트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병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간부 선발률 역시 2019년 약 90% 수준에서 2024년 50% 수준으로 급락하여, 장기복무 인원 확보는 물론 부대 운영 전반에 걸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병력 감소는 곧 부대 구조 개편으로 이어졌다. 2006년 59곳이던 사단급 이상 부대는 현재 42곳으로, 무려 17개 부대가 해체되거나 통합되었다. 주로 강원도와 경기 북부 지역에 주둔하던 전투 부대(보병·기계화)와 동원 부대가 해체 대상이 되었으며, 이는 최전방 방어선 약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경기 동두천에 주둔 중인 육군 제28보병사단마저 해체될 예정이어서 지역 안보 공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병력 감소와 부대 해체는 우수 인재 확보의 어려움, 최신 장비 운용 능력 저하, 나아가 전반적인 작전 수행 역량 약화 등 다방면에 걸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국방부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다양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보충역·상근예비역 감축을 통해 현역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여군 확대를 통해 병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단기복무장려금 지급을 확대하여 간부 지원을 유도하고, 비전투 분야에는 민간 인력을 적극 활용하여 군의 효율성을 높이려 한다. 장교·부사관의 장기 복무를 유도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선택적 모병제'의 단계적 도입과 함께 복무 여건 개선, 그리고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의 병력 감소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군이 직면한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미봉책을 넘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인구 정책과 연계된 국방 개혁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유미의 세포들' 뮤지컬… 자존감 깨우다

‘유미의 세포들’은 이동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여, 연애와 이별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내면의 목소리라는 독특한 관점으로 풀어냈다. 티파니 영과 김예원이 주인공 유미 역을 맡아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가운데, 작품은 유미의 외부 사건보다는 그를 움직이는 세포들의 움직임에 더욱 집중하며 관객들을 내밀한 심리의 세계로 초대한다.이번 창작 초연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견습 세포 ‘109’의 등장이다. 최재림과 정택운이 연기하는 109는 이름도 역할도 부여받지 못한 채 세포 마을을 배회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끊임없이 의심하는 인물이다. 프라임 세포인 ‘사랑’을 동경하면서도 늘 주변부에 머무는 그의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청년들의 자화상을 투영한다. 109가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과정은 곧 유미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긍정하게 되는 성장 서사와 궤를 같이한다.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연애의 기술이 아닌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존감’에 닿아 있다. 양정웅 연출은 세포들의 세계를 먼저 구축한 뒤 그곳에 유미를 초대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한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두려움과 욕망, 그리고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누군가에게 선택받아야만 가치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각자의 안에는 하나의 거대한 우주가 존재한다는 위로의 메시지는 소외감을 느끼는 많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음악은 이러한 정서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너라는 이름의 이야기’, ‘마이너 마이너 마이너’ 등 총 25곡의 넘버는 따뜻한 선율 속에 자기 긍정의 철학을 담아냈다. 특히 ‘우주’나 ‘별’과 같은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외로운 존재들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동시에 ‘응큼파티’나 ‘우선순위 쇼’와 같은 재치 있는 쇼 넘버들은 강렬한 리듬과 군무를 통해 극의 활력을 불어넣으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 의식을 유쾌하게 풀어낸다.세포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앙상블은 극의 생명력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다. 명탐정, 패션, 응큼, 감성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세포들은 서로 다른 말투와 움직임으로 유미의 복잡한 내면을 시각화한다. 개별 캐릭터의 활약보다 이들이 함께 노래하고 움직일 때 발생하는 시너지는 무대를 꽉 채우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무대 좌우의 프레임을 활용한 ‘무대 속 무대’ 구성은 웹툰의 칸 만화 형식을 연극적으로 재해석하여 원작 팬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비록 대극장 규모에 비해 영상 의존도가 높고 무대 장치가 단출하다는 일부 아쉬움은 있으나, 촘촘한 서사와 배우들의 열연이 그 빈틈을 충분히 메운다. 작품은 이름 없는 세포 109의 입을 빌려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존재일지라도 사라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자기 안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이 다정한 뮤지컬은 오는 8월 23일까지 관객들과 만나며 우리 모두가 각자 인생의 주인공임을 다시금 일깨워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