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韓 근로자 300명 구금 사태에 이재명 맹폭

2025-09-08 16:42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의 대규모 구금 사태가 한미 관계의 민감한 뇌관을 건드린 가운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현 정부의 대미 외교 정책을 향해 전례 없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정국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예견된 참사였으며, 실속 없이 겉치레에만 집중한 '질소 외교'의 필연적 결과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방국에게 할 수 있는 처분이 아니다"라며 미국 이민 당국의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하는 동시에, 비판의 칼날을 정부의 무능과 안일함으로 돌렸다. 그는 최근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우리가 목도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현안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한다기보다는, '젤렌스키처럼 안 되기'만을 목표로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꼬집으며, 회담의 본질이 실리 외교가 아닌 생존을 위한 '읍소 외교'에 가까웠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번 한미 외교의 목적이 통상 분쟁이나 투자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사실상의 책봉식을 바라고 칭신(臣下로서 임금을 섬김)하고 온 것이 아닌가"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정상회담의 성과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비자 발급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었음에도, 비공개 회담에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받아내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다. 만약 정부가 수백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에 상응하는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과 편의 제공을 당당히 요구하고 답을 얻어냈다면, 지금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이 대표는 현 정부의 외교를 '질소 과자'에 비유하며 비판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는 "과자가 10%뿐인데 90%를 질소로 충전해 국민에게 내놓으려 한다면 곤란하다"며, 정부가 내세우는 외교적 성과가 대부분 거품이며 실체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나아가 그는 "외교를 대국적으로 하라"고 일갈하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아닌, 미국을 깊이 연구하고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 온 실력 있는 외교관들을 중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권력이 외교·안보에 실력주의 외에 붕당을 끌어들이면 그 결과는 칠천량"이라며, 편 가르기 인사가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까지 날렸다.

 

이 대표는 박정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리 외교 사례를 거론하며 현 정부의 무능을 더욱 부각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베트남 파병이라는 뼈아픈 선택 속에서도 주한미군 감축 저지, 파병 비용 전액 외화 수령, 베트남 건설 특수 참여 보장 등 국익을 철저히 관철시켰으며, 노무현 대통령 역시 이라크 파병 당시 의료·공병 중심 파병과 재건 사업 참여라는 양해를 끝내 받아냈다는 것이다. 그는 "역대 대통령들은 뼈아픈 선택 속에서도 보장받을 것은 확실히 보장받고 이끌어내려 했다"며, 주고받기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현 정부의 외교력에 깊은 개탄을 표했다.

 

한편, 이번에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현지 시각으로 10일경 한국행 전세기를 통해 사실상의 추방 조치를 당할 것으로 보여, 이번 사태가 한미 관계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길 전망이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프라하의 봄, 81년의 음악 혁명

년 시작된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는 올해로 81회째를 맞이하며 그 유구한 역사와 권위를 증명했다. 격변의 역사 속에서도 단 한 차례의 중단 없이 이어져 온 이 축제는 체코인들에게 단순한 오락을 넘어 생존의 이유이자 문화적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올해 축제는 전통의 계승과 파격적인 혁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축제의 정신적 지주인 스메타나의 유산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대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도전적인 프로그램들이 대거 배치되었다. 특히 세계적인 지휘자 야쿱 흐루샤가 이끄는 축제 위원회는 다층적인 검증 시스템을 통해 아티스트를 선정함으로써, 특정 개인의 취향이 아닌 시대의 안목이 투영된 수준 높은 공연들을 무대에 올렸다.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의 활약이다. 진은숙은 이번 축제의 상주 작곡가로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유럽 음악의 본고장 한복판에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쳐 보였다.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물며 현대 음악의 최고 권위 상을 휩쓸어온 그의 선율은 프라하의 유서 깊은 공연장들에 울려 퍼지며 현지 청중과 평단의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냈다.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바바라 해니건의 무대 역시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노래와 지휘를 동시에 소화하는 해니건은 상주 음악가로서 관객들과 만났으며, 체코 필하모닉 단원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는 클래식 음악의 정형화된 틀을 깨트리는 시도로 평가받으며, 전통을 중시하는 프라하의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환희를 동시에 선사했다.거장들의 고전적 무대도 축제의 무게중심을 든든하게 잡았다.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깊이 있는 슈만을 들려주었고, 라하브 샤니와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브람스의 낭만을 재해석했다. 또한 젊은 거장 클라우스 메켈레는 오슬로 필하모닉과의 마지막 공식 무대를 이곳 프라하에서 장식하며 축제의 역사적 상징성을 더했다.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연주는 프라하의 봄이 왜 세계 최고의 음악제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수만 명의 인파가 국경을 넘어 모여든 가운데 프라하의 거리와 공연장은 보름 넘게 음악적 열기로 가득 찼다. 냉전 시대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쇼스타코비치부터 현대의 실험적 선율까지, 축제는 인류가 예술을 통해 지켜내고자 했던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전통의 견고함 위에 혁신의 물결을 받아들인 프라하의 봄은 이제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음악적 여정을 준비하며 한 달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