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수사' 논란에…이재명 대통령 "평화가 최고의 안보"

2026-01-16 11:51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북한의 '한국 무인기 영토 침범' 주장에 대한 군경 합동수사 지시를 '북한 눈치 보기'라고 비판한 야권을 향해 "별 이유도 없는 전쟁 불사는 잘못된 태도"라고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 계정에 관련 비판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히고, "평화가 경제이고 최고의 안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이슈는 지난 10일경부터 약 일주일 가까이 지속되며 남북 관계 및 국내 정치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0일경 북한이 우리 측 무인기가 자신들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민간에서 비공식적으로 보낸 무인기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하며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만약 민간 무인기 운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남북 관계에 심각한 긴장을 유발하고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관리 차원에서 모든 가능성을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정부의 대응이 굴종적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북한의 주장에 휘둘려 우리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북한 눈치를 보는 자충수"라고 날을 세웠다. 정이한 개혁신당 대변인 역시 "적국의 주장에 고개를 숙이고 국민부터 의심하는 것이 주권 국가의 태도냐"며 즉각적인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대통령 지시에 따라 경찰과 군 당국은 약 30여 명 규모의 합동수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난 12일부터 본격적인 조사 활동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북한이 무인기 잔해라고 주장하는 물체의 실체와 함께, 국내 민간 단체나 개인의 무인기 구매 및 운용 내역 등을 다각도로 추적하며 사실관계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비판 기사를 직접 SNS에 올리며 반박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이번 사안을 무책임한 정쟁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보를 이유로 맹목적인 강경 대응만을 주장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대통령의 인식이 담긴 대응으로,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김애란 “AI 시대에도 문학은 필요하다”

문학의 힘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인간과 세계를 느린 호흡으로 들여다보는 ‘2026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8개국 2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올해 축제의 주제는 ‘누구세요?’다. 나와 타인의 관계,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문학은 오랫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집중해 왔지만, 오늘날에는 사람을 복잡한 존재로 바라보기보다 더 큰 정체성으로 단순하게 판단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축제는 이러한 복잡성을 다시 들여다보고 타인과의 연대를 모색한다.축제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김연수 작가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타인은 결국 이야기를 통해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이야기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그는 이번 축제에서 ‘누구세요?’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얻기보다는 또 다른 질문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그게 문학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2006년 제1회 축제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연수 작가는 20년 만에 다시 기획위원을 맡았다. 그는 한국 문학의 달라진 위상을 언급하면서 AI만으로는 인간과 세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타인이 누구인지, 세계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개막 대담에는 김애란 작가와 벵하민 라바투트 작가가 ‘사람입니다’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김애란 작가는 ‘달려라, 아비’, ‘비행운’, ‘안녕이라 그랬어’ 등을 통해 일상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포착해 사회와 인간을 바라봐 왔다.라바투트 작가는 ‘매니악’ 등의 작품에서 논픽션을 탐구하다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지점에 이르면 픽션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바라본 두 작가는 결국 이야기를 통해 타인을 이해한다는 지점에서 만난다.김애란 작가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아름다운 비효율성’을 언급했다. 가족의 안부를 묻는 순간처럼 일상적인 행동에서 인간성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모든 동물에게 자기 보존 욕구가 있지만 인간은 때때로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라바투트 작가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로 다양한 경험과 인간이 풀어내지 못하는 세상의 미스터리를 꼽았다. 그는 예술이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며, 문학은 결말을 알 수 없는 것을 계속 탐구하는 장르라고 말했다.AI가 읽기와 쓰기의 기본적인 관계를 바꾸고 창작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지만, 작가들은 문학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특히 AI가 결과를 빠르게 제시하는 것과 달리 예술에서는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김연수 작가는 AI가 결과물을 보여줄 뿐 그 과정은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술에서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단순히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예술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을 통해 알게 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앎만 생기는 것은 맹신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김애란 작가는 실시간 번역 기술을 예로 들며 소통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서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SNS에 실시간 번역 기능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언어의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갈등과 혐오, 전쟁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었다는 것이다.그는 문학의 미덕 가운데 하나가 소통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언어가 빠르게 오간다고 소통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문학이라는 의미다.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에는 소설과 시뿐만 아니라 그림책과 그래픽노블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김효은·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어린이입니다’, 안보윤·실비아 모레노 가르시아 작가의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이승우·데이먼 갤것 작가의 ‘직면하는 사람입니다’, 김멜라·천쉐 작가의 ‘몸을 쓰는 사람입니다’, 황정은·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다른/같은 사람입니다’ 등의 대담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