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한동훈 '동시 개소식' 격돌…부산 보수 민심 어디로?

2026-05-07 22:39

 부산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와 북구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보수 지지층 결집이라는 난제를 안고 위태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거치며 보수 진영이 합리적 중도와 강성 우파로 갈라진 상황에서, 두 후보는 각기 다른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흩어진 민심을 한데 모아야 하는 공통된 숙제를 안게 됐다. 이들은 승리를 위해 전통적 지지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꾀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정교한 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박형준 후보는 당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상징적 행보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캠프는 오는 10일 열리는 박민식 북구갑 보궐선거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당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는 동시에 흩어진 당심을 하나로 묶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같은 시간 인근에서 무소속 한동훈 후보 역시 개소식을 열 예정이어서, 이날의 분위기가 향후 부산 지역 보수 진영의 주도권 향배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박 후보에게 적지 않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가운데, 진보 성향 응답자들의 강한 결집력에 비해 보수층의 지지세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박 후보 측은 강성 보수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종교계 인사의 자녀를 캠프에 합류시키는 등 보수 색채를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것이 오히려 중도층의 거부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무소속으로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한동훈 후보 역시 지지 기반 확장을 위해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한 후보는 과거 공안 검사 출신이자 보수 강경파의 상징적 인물인 정형근 전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영입하며 전통 보수층의 향수를 자극하고 나섰다. 이는 국민의힘 공천 확정 이후 다소 주춤해진 지지율 상승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그가 그동안 지향해온 '상식적 보수' 이미지와 배치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정형근 전 의원의 합류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득실 계산이 분주하다. 강성 보수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고문 수사 연루 의혹 등 과거 전력이 부각될 경우 한 후보가 공들여온 중도 확장성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후보를 지지하던 합리적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번 인사를 계기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영입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박형준과 한동훈 두 주자가 직면한 환경은 과거 어느 선거보다 척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계엄과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보수 지지층 내부의 이질성이 극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중도와 보수 사이에서 최적의 지점을 찾아야 하는 두 후보의 선택이 부산 선거판 전체를 흔들고 있다. 10일 동시에 열리는 두 캠프의 개소식 현장에서 드러날 민심의 향방이 이번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의 최종 결과를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프라하의 봄, 81년의 음악 혁명

년 시작된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는 올해로 81회째를 맞이하며 그 유구한 역사와 권위를 증명했다. 격변의 역사 속에서도 단 한 차례의 중단 없이 이어져 온 이 축제는 체코인들에게 단순한 오락을 넘어 생존의 이유이자 문화적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올해 축제는 전통의 계승과 파격적인 혁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축제의 정신적 지주인 스메타나의 유산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대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도전적인 프로그램들이 대거 배치되었다. 특히 세계적인 지휘자 야쿱 흐루샤가 이끄는 축제 위원회는 다층적인 검증 시스템을 통해 아티스트를 선정함으로써, 특정 개인의 취향이 아닌 시대의 안목이 투영된 수준 높은 공연들을 무대에 올렸다.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의 활약이다. 진은숙은 이번 축제의 상주 작곡가로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유럽 음악의 본고장 한복판에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쳐 보였다.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물며 현대 음악의 최고 권위 상을 휩쓸어온 그의 선율은 프라하의 유서 깊은 공연장들에 울려 퍼지며 현지 청중과 평단의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냈다.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바바라 해니건의 무대 역시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노래와 지휘를 동시에 소화하는 해니건은 상주 음악가로서 관객들과 만났으며, 체코 필하모닉 단원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는 클래식 음악의 정형화된 틀을 깨트리는 시도로 평가받으며, 전통을 중시하는 프라하의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환희를 동시에 선사했다.거장들의 고전적 무대도 축제의 무게중심을 든든하게 잡았다.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깊이 있는 슈만을 들려주었고, 라하브 샤니와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브람스의 낭만을 재해석했다. 또한 젊은 거장 클라우스 메켈레는 오슬로 필하모닉과의 마지막 공식 무대를 이곳 프라하에서 장식하며 축제의 역사적 상징성을 더했다.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연주는 프라하의 봄이 왜 세계 최고의 음악제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수만 명의 인파가 국경을 넘어 모여든 가운데 프라하의 거리와 공연장은 보름 넘게 음악적 열기로 가득 찼다. 냉전 시대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쇼스타코비치부터 현대의 실험적 선율까지, 축제는 인류가 예술을 통해 지켜내고자 했던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전통의 견고함 위에 혁신의 물결을 받아들인 프라하의 봄은 이제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음악적 여정을 준비하며 한 달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