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란 혐의 3차 공판 출석.."지하 대신 지상 출석"

2025-05-12 14:13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지상 출입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관련 3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45분경 정장 차림에 자주색 넥타이를 맨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법원에 도착했다. 앞선 두 차례 공판에서 지하주차장을 통해 모습을 감췄던 윤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처음으로 일반 시민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지상 출입구를 통해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으로 향하면서 취재진의 날카로운 질문 세례에 일체의 답변을 하지 않고 묵묵히 이동했다. 기자들은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는가”, “군부 정권 이후 계엄을 선포한 첫 대통령인데도 여전히 자유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비롯해, “전국에 선거가 없는 해에 대선이 치러지게 된 것에 대해 국민에게 할 말이 없는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은 아직도 정치공세로 보는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언급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출입 경로 변경에 대해 “청사 주변의 상황과 공판 진행 과정에서의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고법은 공판을 앞둔 8일, “12일 예정된 공판과 관련해 피고인이 지상 출입구를 통해 출입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결정은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들 간의 간담회와 내부 논의를 거쳐 청사관리관(서울고등법원장)이 최종 판단한 것이라 밝혔다. 그동안의 보안 및 질서 유지를 위한 조치가 다소 완화된 셈이다.

 

이날 법정에서는 박정환 특수전사령부 참모장, 오상배 수도방위사령관 부관 등 주요 군 관계자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되어 있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실제로는 전시나 사변,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닌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위헌적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비상계엄은 단순한 행정 조치를 넘어, 국헌을 문란케 하는 수준의 폭동을 일으킨 것으로 규정돼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과 공범들은 당시 계엄군과 경찰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헌법상 계엄 해제 권한을 가진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시도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계엄 해제를 논의할 수 있는 국회 의결을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국회의장실을 통제하거나,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한 정치 주요 인사들을 체포·구금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여기에는 당시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였던 이재명 후보와 함께, 국민의힘 전 대표였던 한동훈, 그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관계자들까지 포함돼 있어, 그 범위와 영향력이 매우 광범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윤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28일 구속 기소됐으며, 이후 진행된 첫 공판과 두 번째 공판에서는 모두 모습을 감추고 지하 출입 경로를 이용해 공판에 참여해왔다. 그러나 여론과 언론의 강한 비판,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를 고려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번 3차 공판부터는 일반 출입로를 이용한 출석이 이뤄지게 됐다. 이번 조치는 향후 공판과 윤 전 대통령의 대응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이 사건은 단순한 권한 남용이나 위법 행위 수준을 넘어, 헌법의 기본 질서 자체를 위협한 중대 사안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상 전례 없는 정치·사법적 시험대가 되고 있다. 헌정질서에 대한 도전, 군을 이용한 정치 개입, 국가 비상조치의 남용 여부 등은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과 법적 책임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정권 말기 극심한 민심 이반 속에서도 권력 유지를 위해 비상계엄이라는 수단을 동원했고, 이를 위한 군내 외 일부 세력과의 공모가 있었으며,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형태로 헌법을 유린하려 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해당 계엄 논의가 실제 집행으로 이어진 적 없으며, 당시 국가 안보 위기를 대비한 차원에서의 계획 검토였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재판은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은 물론, 대한민국 민주주의 체계의 안정성과 제도적 신뢰를 가늠하는 중대한 분기점으로 주목되고 있다. 3차 공판이 본격화됨에 따라 증인신문과 증거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며, 향후 법원의 판단과 공판 결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너 T야?\" 감정 체험형 전시에 MZ세대 열광

들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포착해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의 전시가 거장들의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의 흐름은 누구나 겪었을 법한 평범한 삶의 궤적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 관람객들은 작가의 연습장이나 연출된 일상 사진을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부산 동구 좌천동 문화플랫폼에서 열리는 '재수의 연습장: 재수 좋은 날'은 26만 구독자를 보유한 만화가 재수의 창작 세계를 집대성했다. 전시장 입구부터 작가의 고백이 담긴 말 구름이 배치되어 관람객들을 친근하게 맞이하며 작가가 평범한 관찰자에서 인기 작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수백 점에 달하는 드로잉과 낙서들은 연애의 설렘부터 육아의 고단함,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시간까지 우리 삶의 단편들을 절묘하게 묘사한다. 작가가 한 장의 완성본을 위해 거쳐온 수많은 연습의 흔적들은 치열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해운대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일본 크리에이티브 그룹 엔타쿠 프로듀스가 기획한 감정 체험형 전시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너무 착한데?'와 '틀린 건 아닌데'라는 두 가지 상반된 주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미묘한 인간관계와 심리를 조명한다. 타인을 향한 사소한 배려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삭막한 도시 생활 속에서 잊고 지냈던 따뜻한 인류애를 환기시킨다. 반면 논리적이지만 차갑게 느껴지는 이른바 'T형' 사고방식의 상황들을 제시하는 공간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공감과 반성 사이의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엔타쿠 프로듀스는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현대인의 일상을 정밀하게 관찰해 글과 사진, 오브제로 표현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이들은 이미 뉴욕과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수백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그 파급력을 입증한 바 있으며, 부산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특히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상황극 체험 코너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시장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곳을 넘어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변모했다.이번 전시들은 디지털 콘텐츠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어떻게 생명력을 연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온라인상에서의 폭발적인 인기가 실제 전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전시 문화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료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현대인들이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콘텐츠에 목말라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작품들은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진솔한 기록이 가진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부산 동구의 아카이브 전시는 오는 10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신세계갤러리의 체험형 전시는 이달 30일까지만 운영될 예정이어서 관람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두 전시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을 나서며 스마트폰 속에 저장된 수많은 사진 중 진정으로 의미 있는 순간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된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이 기록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작은 연습장 하나를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