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에 힘받은 韓 경제…1분기 GDP 성장률 주요국 1위

2026-05-12 10:35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성장률이 주요국 하위권까지 밀렸던 흐름을 끊고, 불과 한 분기 만에 선두권으로 올라선 것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이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694%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1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한 주요 22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 지난해 4분기 주요 41개국 가운데 38위 수준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이번 분기에는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한국의 성장률은 전통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아시아 신흥국과 비교해도 앞섰다. 1분기 성장률이 1%를 넘은 국가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중국뿐이었다. 인도네시아는 1.367%, 중국은 1.3%를 기록했다. 미국은 0.494%, 캐나다는 0.4%, 독일은 0.334%에 머물렀고 프랑스는 0.005%로 사실상 정체에 가까웠다. 아일랜드와 멕시코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성장률 반등의 중심에는 수출이 있었다. 1분기 수출은 정보기술 품목을 중심으로 5.1%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 회복이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1%포인트로 집계돼, 이번 성장률 상승의 상당 부분을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한국이 다른 주요국의 1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에도 1위 자리를 지킬 경우, 이는 2010년 1분기 이후 16년 만의 기록이 된다. 당시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교역이 회복되면서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이 빠르게 늘었고, 한국 경제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도 수출 주력 업종의 회복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당시와 닮은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에 경제 전망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8%로 높였다. 한국은행도 이달 말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2분기 이후 흐름은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1분기 성장률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기저효과로 다음 분기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 긴장과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등 대외 불확실성도 부담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가 소비와 투자 회복으로 이어져야 경기 반등이 일시적 흐름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반도체에 집중된 성장 동력을 내수와 다른 산업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한국 경제의 다음 과제로 꼽힌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프라하의 봄, 81년의 음악 혁명

년 시작된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축제'는 올해로 81회째를 맞이하며 그 유구한 역사와 권위를 증명했다. 격변의 역사 속에서도 단 한 차례의 중단 없이 이어져 온 이 축제는 체코인들에게 단순한 오락을 넘어 생존의 이유이자 문화적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올해 축제는 전통의 계승과 파격적인 혁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축제의 정신적 지주인 스메타나의 유산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대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도전적인 프로그램들이 대거 배치되었다. 특히 세계적인 지휘자 야쿱 흐루샤가 이끄는 축제 위원회는 다층적인 검증 시스템을 통해 아티스트를 선정함으로써, 특정 개인의 취향이 아닌 시대의 안목이 투영된 수준 높은 공연들을 무대에 올렸다.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진은숙의 활약이다. 진은숙은 이번 축제의 상주 작곡가로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유럽 음악의 본고장 한복판에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펼쳐 보였다.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물며 현대 음악의 최고 권위 상을 휩쓸어온 그의 선율은 프라하의 유서 깊은 공연장들에 울려 퍼지며 현지 청중과 평단의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냈다.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바바라 해니건의 무대 역시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노래와 지휘를 동시에 소화하는 해니건은 상주 음악가로서 관객들과 만났으며, 체코 필하모닉 단원들과 함께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는 클래식 음악의 정형화된 틀을 깨트리는 시도로 평가받으며, 전통을 중시하는 프라하의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환희를 동시에 선사했다.거장들의 고전적 무대도 축제의 무게중심을 든든하게 잡았다.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은 깊이 있는 슈만을 들려주었고, 라하브 샤니와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브람스의 낭만을 재해석했다. 또한 젊은 거장 클라우스 메켈레는 오슬로 필하모닉과의 마지막 공식 무대를 이곳 프라하에서 장식하며 축제의 역사적 상징성을 더했다.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연주는 프라하의 봄이 왜 세계 최고의 음악제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수만 명의 인파가 국경을 넘어 모여든 가운데 프라하의 거리와 공연장은 보름 넘게 음악적 열기로 가득 찼다. 냉전 시대의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쇼스타코비치부터 현대의 실험적 선율까지, 축제는 인류가 예술을 통해 지켜내고자 했던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전통의 견고함 위에 혁신의 물결을 받아들인 프라하의 봄은 이제 다음 세대를 향한 새로운 음악적 여정을 준비하며 한 달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