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있는 구미에 오뚜기까지… 라면 대전 발발
2026-07-13 22:19
오뚜기가 경북 구미국가2산업단지에 약 2,00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수출 전용 공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국내 시장의 인구 감소로 인한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 70억 인구를 겨냥한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오뚜기는 제조업 인프라가 탄탄한 구미를 해외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낙점하고, 이곳을 통해 현재 해외 매출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투자는 오뚜기가 라면 사업으로만 글로벌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구미 신공장의 핵심 경쟁력은 압도적인 생산 효율성과 물류 최적화에 있다. 기존 평택 공장보다 부지 면적은 좁지만, 최신 기술이 집약된 고효율 라인을 도입해 가동 초기부터 분당 400개 이상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2029년 모든 설비가 완공되면 하루 82만 개, 연간 총 3억 개의 라면이 이곳에서 쏟아져 나오게 된다. 특히 해외 수요가 폭발적인 진라면과 미주 지역 맞춤형 제품을 전담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오뚜기 구미 공장은 단순한 제조 시설을 넘어 첨단 ICT 기술이 결합한 스마트 무인 공장의 표준을 지향한다. 스프 제조부터 면 뽑기, 포장 및 출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이 단일 건물 내에서 완결되는 원스톱 시스템이 전면 도입된다. 또한 기존의 경직된 식품 위생 규제를 푸드테크 특구 규제 완화를 통해 극복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최첨단 로봇이 물류를 담당하는 이 공장은 K-푸드 산업에서 가장 진화된 형태의 무인 공정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구미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라면의 수도로 우뚝 섰음을 강조했다. 시는 오는 2029년까지 구미를 전 세계 식품 시장을 선도하는 가장 완벽한 푸드테크 수출 전진기지로 안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뚜기의 대규모 투자가 구미의 산업 지형을 바꾸고 K-라면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는 기폭제가 될지 학계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뚜기는 구미에서의 새로운 출발을 통해 글로벌 식품 기업으로의 퀀텀점프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들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포착해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의 전시가 거장들의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의 흐름은 누구나 겪었을 법한 평범한 삶의 궤적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 관람객들은 작가의 연습장이나 연출된 일상 사진을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부산 동구 좌천동 문화플랫폼에서 열리는 '재수의 연습장: 재수 좋은 날'은 26만 구독자를 보유한 만화가 재수의 창작 세계를 집대성했다. 전시장 입구부터 작가의 고백이 담긴 말 구름이 배치되어 관람객들을 친근하게 맞이하며 작가가 평범한 관찰자에서 인기 작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수백 점에 달하는 드로잉과 낙서들은 연애의 설렘부터 육아의 고단함,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시간까지 우리 삶의 단편들을 절묘하게 묘사한다. 작가가 한 장의 완성본을 위해 거쳐온 수많은 연습의 흔적들은 치열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해운대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일본 크리에이티브 그룹 엔타쿠 프로듀스가 기획한 감정 체험형 전시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너무 착한데?'와 '틀린 건 아닌데'라는 두 가지 상반된 주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미묘한 인간관계와 심리를 조명한다. 타인을 향한 사소한 배려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삭막한 도시 생활 속에서 잊고 지냈던 따뜻한 인류애를 환기시킨다. 반면 논리적이지만 차갑게 느껴지는 이른바 'T형' 사고방식의 상황들을 제시하는 공간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공감과 반성 사이의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엔타쿠 프로듀스는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현대인의 일상을 정밀하게 관찰해 글과 사진, 오브제로 표현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이들은 이미 뉴욕과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수백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그 파급력을 입증한 바 있으며, 부산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특히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상황극 체험 코너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시장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곳을 넘어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변모했다.이번 전시들은 디지털 콘텐츠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어떻게 생명력을 연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온라인상에서의 폭발적인 인기가 실제 전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전시 문화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료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현대인들이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콘텐츠에 목말라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작품들은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진솔한 기록이 가진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부산 동구의 아카이브 전시는 오는 10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신세계갤러리의 체험형 전시는 이달 30일까지만 운영될 예정이어서 관람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두 전시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을 나서며 스마트폰 속에 저장된 수많은 사진 중 진정으로 의미 있는 순간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된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이 기록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작은 연습장 하나를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