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8살, 텍사스 홍수에 캠프 참가 어린이 27명 숨져

2025-07-08 14:31

 미국 텍사스주 중부 커 카운티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집중 폭우로 인해 캠프 미스틱에 참가했던 어린이 27명이 불행히도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여름방학을 맞아 캠프에 참가했던 8세 어린이들이 대거 희생되면서 지역사회와 전국에 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AP통신과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주 커 카운티를 중심으로 쏟아진 집중 폭우가 과달루페 강의 급격한 범람을 일으켰고, 그 인근에 있던 캠프 미스틱이 급류에 잠기면서 캠프에 참가했던 어린이와 인솔자들이 휘말렸다. 사망자 대부분은 8세 전후의 어린 소녀들로 알려졌으며,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들은 앨라배마주 출신을 비롯해 해들리 한나, 엘로이즈 펙 등 다수의 어린이들이다.

 

희생자 가족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한 할머니는 페이스북을 통해 손녀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고, 또 다른 피해 어린이의 어머니는 "딸은 항상 웃는 아이였다"며 "처음 참가한 캠프를 매우 좋아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가족들은 사생활 보호를 요청하며 지역사회와 전국민의 위로와 기도를 부탁했다.

 

커 카운티 당국은 초기 집계에서 캠프 참가 어린이 27명을 포함한 사망자 75명을 발표했다가, 이후 집계가 수정되어 이날 오후 기준 84명으로 늘어났다. 트래비스, 버넷, 켄달 등 주변 카운티에서도 사망자가 추가로 보고돼 현재까지 전체 사망자는 104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캠프 참가 어린이 10명을 포함해 다수의 인원이 여전히 실종 상태여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지 당국은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잦은 호우와 악천후로 인해 수색 작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기상청은 해당 지역에 홍수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이며, 다행히 이날 밤부터는 비가 잦아들 것으로 예보되어 향후 수색에 다소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이번 폭우는 텍사스 내륙 산지인 커 카운티에서 샌안토니오 방향으로 흐르는 과달루페 강 일대에 집중되었으며,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강물이 급격히 불어나 범람이 발생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폭우와 홍수 피해 규모가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대형 재난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강물이 범람하기 전, 해당 강 상류에 위치한 캠핑장과 인근 주거지에 대한 미리 대피 명령이 내려지지 않아 당국의 초기 대응 실패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홍수 경보와 대피령 발령 과정에서 미 국립기상청(NWS) 지방 사무소 인력 감축이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지방 사무소의 인력 부족으로 인해 신속하고 정확한 경보 전달이 어려웠다는 것이다.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이번 재난과 관련해 "만약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특히 물가 근처에 있던 가장 취약한 어린이들을 모두 높은 지대로 대피시켰을 것"이라고 밝히며 초기 대응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 상무부에 NWS 인력 감축과 이번 인명 피해 간 연관성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부도덕하고 비열한 정치공세"라며 강력 반박했다. 레빗 대변인은 "국립기상청은 적시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으며, 경보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홍수와 피해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커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공식 선포했다. 또한 대통령은 7월 11일경 피해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백악관 측은 밝혔다.

 

이번 텍사스주 폭우 및 홍수 피해는 갑작스러운 자연재해가 한순간에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비극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역사회는 깊은 슬픔에 잠겼으며, 실종자 수색과 피해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향후 기상 경보 체계와 대피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김애란 “AI 시대에도 문학은 필요하다”

문학의 힘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인간과 세계를 느린 호흡으로 들여다보는 ‘2026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8개국 2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올해 축제의 주제는 ‘누구세요?’다. 나와 타인의 관계,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문학은 오랫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집중해 왔지만, 오늘날에는 사람을 복잡한 존재로 바라보기보다 더 큰 정체성으로 단순하게 판단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축제는 이러한 복잡성을 다시 들여다보고 타인과의 연대를 모색한다.축제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김연수 작가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타인은 결국 이야기를 통해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이야기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그는 이번 축제에서 ‘누구세요?’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얻기보다는 또 다른 질문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그게 문학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2006년 제1회 축제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연수 작가는 20년 만에 다시 기획위원을 맡았다. 그는 한국 문학의 달라진 위상을 언급하면서 AI만으로는 인간과 세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타인이 누구인지, 세계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개막 대담에는 김애란 작가와 벵하민 라바투트 작가가 ‘사람입니다’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김애란 작가는 ‘달려라, 아비’, ‘비행운’, ‘안녕이라 그랬어’ 등을 통해 일상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포착해 사회와 인간을 바라봐 왔다.라바투트 작가는 ‘매니악’ 등의 작품에서 논픽션을 탐구하다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지점에 이르면 픽션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바라본 두 작가는 결국 이야기를 통해 타인을 이해한다는 지점에서 만난다.김애란 작가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아름다운 비효율성’을 언급했다. 가족의 안부를 묻는 순간처럼 일상적인 행동에서 인간성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모든 동물에게 자기 보존 욕구가 있지만 인간은 때때로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라바투트 작가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로 다양한 경험과 인간이 풀어내지 못하는 세상의 미스터리를 꼽았다. 그는 예술이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며, 문학은 결말을 알 수 없는 것을 계속 탐구하는 장르라고 말했다.AI가 읽기와 쓰기의 기본적인 관계를 바꾸고 창작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지만, 작가들은 문학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특히 AI가 결과를 빠르게 제시하는 것과 달리 예술에서는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김연수 작가는 AI가 결과물을 보여줄 뿐 그 과정은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술에서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단순히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예술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을 통해 알게 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앎만 생기는 것은 맹신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김애란 작가는 실시간 번역 기술을 예로 들며 소통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서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SNS에 실시간 번역 기능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언어의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갈등과 혐오, 전쟁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었다는 것이다.그는 문학의 미덕 가운데 하나가 소통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언어가 빠르게 오간다고 소통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문학이라는 의미다.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에는 소설과 시뿐만 아니라 그림책과 그래픽노블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김효은·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어린이입니다’, 안보윤·실비아 모레노 가르시아 작가의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이승우·데이먼 갤것 작가의 ‘직면하는 사람입니다’, 김멜라·천쉐 작가의 ‘몸을 쓰는 사람입니다’, 황정은·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다른/같은 사람입니다’ 등의 대담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