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봉쇄… 이란의 위험한 도박

2026-07-13 21:42

 중동의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기 위한 이란의 행보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해협 폐쇄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들며 국제 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부담과 경제적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양보할 것이라는 계산된 도박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주변 미군 기지에 대한 드론 공격까지 감행하며 전면전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형국이다.

 

이란 지도부의 이러한 절박함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이 곧 정권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이들은 미국이 설정한 안전 항로를 통과하려는 선박들을 무차별적으로 위협하며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도발은 결국 지난달 어렵게 이끌어냈던 종전 양해각서의 효력을 무력화시켰다. 60일간의 휴전 기간을 통해 평화 로드맵을 구상하려던 양국의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으며, 다시금 보복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국제 전문가들은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역이용하려 한다고 분석한다. 전쟁의 장기화를 꺼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고려해, 저강도 분쟁을 지속하며 미국을 지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는 이란에게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가 불안이 미국 내 표심에 악영향을 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타협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역시 만만치 않다. 그는 이란의 암살 모의 첩보를 입수하는 등 개인적인 분노와 더불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해협 통제권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이곳은 미국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경제적 생명선이기 때문이다.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면서 외교적 타협의 공간은 급격히 좁아지고 있으며, 강대강 대치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란의 이러한 강경 노선 뒤에는 새롭게 들어선 지도부의 성격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초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사망 이후 권력을 승계한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아버지보다 더욱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부친의 복수를 천명하며 체제 결속을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과거의 지도부가 계산된 행동을 보였다면, 현재의 새 지도부는 검증되지 않은 돌발성을 지니고 있어 사태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질 위험이 크다.

 

현재 미국과 이란 사이의 고위급 대화 채널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지난달 부통령 급의 만남이 성사되며 기대를 모았으나, 해협에서의 충돌과 장례 일정 등이 겹치며 후속 협상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다국적 정보기구들은 현재 해당 항로의 위협 수준을 '심각' 단계로 격상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중동의 긴장 완화를 위한 수개월간의 외교적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하면서,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호르무즈발 폭풍 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너 T야?\" 감정 체험형 전시에 MZ세대 열광

들은 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포착해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것이 특징이다. 과거의 전시가 거장들의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의 흐름은 누구나 겪었을 법한 평범한 삶의 궤적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 관람객들은 작가의 연습장이나 연출된 일상 사진을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하며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부산 동구 좌천동 문화플랫폼에서 열리는 '재수의 연습장: 재수 좋은 날'은 26만 구독자를 보유한 만화가 재수의 창작 세계를 집대성했다. 전시장 입구부터 작가의 고백이 담긴 말 구름이 배치되어 관람객들을 친근하게 맞이하며 작가가 평범한 관찰자에서 인기 작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수백 점에 달하는 드로잉과 낙서들은 연애의 설렘부터 육아의 고단함,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시간까지 우리 삶의 단편들을 절묘하게 묘사한다. 작가가 한 장의 완성본을 위해 거쳐온 수많은 연습의 흔적들은 치열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해운대 신세계갤러리에서는 일본 크리에이티브 그룹 엔타쿠 프로듀스가 기획한 감정 체험형 전시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너무 착한데?'와 '틀린 건 아닌데'라는 두 가지 상반된 주제를 통해 현대 사회의 미묘한 인간관계와 심리를 조명한다. 타인을 향한 사소한 배려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삭막한 도시 생활 속에서 잊고 지냈던 따뜻한 인류애를 환기시킨다. 반면 논리적이지만 차갑게 느껴지는 이른바 'T형' 사고방식의 상황들을 제시하는 공간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공감과 반성 사이의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엔타쿠 프로듀스는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현대인의 일상을 정밀하게 관찰해 글과 사진, 오브제로 표현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이들은 이미 뉴욕과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수백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그 파급력을 입증한 바 있으며, 부산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특히 SNS에서 화제가 되었던 상황극 체험 코너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시장은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곳을 넘어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공유하는 소통의 장으로 변모했다.이번 전시들은 디지털 콘텐츠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어떻게 생명력을 연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온라인상에서의 폭발적인 인기가 실제 전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전시 문화의 문턱을 낮추고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료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현대인들이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콘텐츠에 목말라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작품들은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진솔한 기록이 가진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부산 동구의 아카이브 전시는 오는 10월 25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신세계갤러리의 체험형 전시는 이달 30일까지만 운영될 예정이어서 관람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두 전시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을 나서며 스마트폰 속에 저장된 수많은 사진 중 진정으로 의미 있는 순간이 무엇인지 되새기게 된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이 기록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작은 연습장 하나를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