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기회…롯데콘서트홀이 작정하고 만든 '엔젤 오르간' 공연

2025-12-08 17:46

 연말의 설렘을 가득 담은 파이프 오르간의 장엄한 선율이 롯데콘서트홀을 가득 채운다. 롯데콘서트홀은 간판 오르간 시리즈인 <오르간 오딧세이>의 2025년 마지막 공연을 오는 17일 오전 11시 30분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파이프 오르간은 섬세하고 여린 피아니시모부터 온몸을 울리는 장엄한 포르티시모까지, 단 하나의 악기라고는 믿기 힘든 폭넓은 음향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올해의 마지막 여정은 '엔젤 오르간'이라는 테마 아래, 천상의 소리를 구현하는 오르간의 신비로운 음색에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의 맑고 순수한 목소리가 더해져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구성되었다. 공연의 서막은 비쉬의 '크리스마스 환상곡'이 화려하게 열고, 이어지는 랑글레의 '탄생'은 오르간 특유의 경건하고 웅장한 울림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관객들을 성탄의 분위기 속으로 이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과의 협연 무대다. 뮤지컬 <애니>의 대표적인 희망의 노래 '투모로우(Tomorrow)'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명곡 '도레미송', 그리고 듣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까지, 친숙하면서도 감동적인 곡들이 오르간의 풍성한 사운드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따뜻함과 설렘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다.

 


이 특별한 무대를 이끌어 갈 연주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오르간 연주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와 레겐스부르크 교회음악대학교에서 전문성을 갈고닦은 오르가니스트 최수영이 맡는다. 그녀는 이탈리아 다니엘 헤르츠 국제 콩쿠르 1위, 미국 조던 국제 콩쿠르 2위 등 권위 있는 해외 콩쿠르를 석권하며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오르간 오딧세이>의 해설을 맡아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경민이 콘서트 가이드로 나선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젊은 클래식 애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오르간 음악의 매력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오르간 오딧세이>는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파이프 오르간의 진면목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롯데콘서트홀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기량의 오르가니스트가 연주하는 정통 오르간 곡의 정수와 더불어, 어린이들의 순수한 목소리로 재탄생하는 익숙한 명곡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장엄한 오르간 선율과 천사 같은 아이들의 합창이 어우러지는 이번 공연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가족, 친구, 연인 모두에게 따뜻하고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김애란 “AI 시대에도 문학은 필요하다”

문학의 힘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인간과 세계를 느린 호흡으로 들여다보는 ‘2026 서울국제작가축제’가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8개국 24명의 작가가 참여한다.올해 축제의 주제는 ‘누구세요?’다. 나와 타인의 관계, 그리고 인간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문학은 오랫동안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집중해 왔지만, 오늘날에는 사람을 복잡한 존재로 바라보기보다 더 큰 정체성으로 단순하게 판단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축제는 이러한 복잡성을 다시 들여다보고 타인과의 연대를 모색한다.축제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김연수 작가는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타인은 결국 이야기를 통해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이야기를 통해 인간을 이해하는 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그는 이번 축제에서 ‘누구세요?’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얻기보다는 또 다른 질문을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그게 문학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2006년 제1회 축제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연수 작가는 20년 만에 다시 기획위원을 맡았다. 그는 한국 문학의 달라진 위상을 언급하면서 AI만으로는 인간과 세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AI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타인이 누구인지, 세계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여전히 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개막 대담에는 김애란 작가와 벵하민 라바투트 작가가 ‘사람입니다’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김애란 작가는 ‘달려라, 아비’, ‘비행운’, ‘안녕이라 그랬어’ 등을 통해 일상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포착해 사회와 인간을 바라봐 왔다.라바투트 작가는 ‘매니악’ 등의 작품에서 논픽션을 탐구하다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지점에 이르면 픽션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간을 바라본 두 작가는 결국 이야기를 통해 타인을 이해한다는 지점에서 만난다.김애란 작가는 인간에게 존재하는 ‘아름다운 비효율성’을 언급했다. 가족의 안부를 묻는 순간처럼 일상적인 행동에서 인간성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모든 동물에게 자기 보존 욕구가 있지만 인간은 때때로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라바투트 작가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로 다양한 경험과 인간이 풀어내지 못하는 세상의 미스터리를 꼽았다. 그는 예술이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며, 문학은 결말을 알 수 없는 것을 계속 탐구하는 장르라고 말했다.AI가 읽기와 쓰기의 기본적인 관계를 바꾸고 창작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지만, 작가들은 문학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특히 AI가 결과를 빠르게 제시하는 것과 달리 예술에서는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김연수 작가는 AI가 결과물을 보여줄 뿐 그 과정은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술에서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단순히 AI가 내놓은 결과물을 예술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을 통해 알게 됐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앎만 생기는 것은 맹신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김애란 작가는 실시간 번역 기술을 예로 들며 소통의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서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SNS에 실시간 번역 기능이 등장했을 당시에는 언어의 장벽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갈등과 혐오, 전쟁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었다는 것이다.그는 문학의 미덕 가운데 하나가 소통에 대한 환상을 깨뜨리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언어가 빠르게 오간다고 소통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문학이라는 의미다.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에는 소설과 시뿐만 아니라 그림책과 그래픽노블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김효은·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의 ‘어린이입니다’, 안보윤·실비아 모레노 가르시아 작가의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이승우·데이먼 갤것 작가의 ‘직면하는 사람입니다’, 김멜라·천쉐 작가의 ‘몸을 쓰는 사람입니다’, 황정은·히라노 게이치로 작가의 ‘다른/같은 사람입니다’ 등의 대담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