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전당대회 출마 준비 본격화
2024-06-14 11:31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국민의힘은 단일지도체제 유지와 여론조사 20% 반영 등을 포함한 전당대회 규칙을 확정했으며, 이는 한 전 위원장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평가가 있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은 측근들과 출마 의사를 공유하며 여의도에 전대 준비를 위한 사무실도 곧 마련할 예정이다.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시점은 "다음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그와 함께할 인사로는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김형동 의원, 한지아 의원, 김예지 의원, 박정하 의원, 정성국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며, 당대표가 당의 인사, 조직, 예산에 대한 전권을 가지게 된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 중인 한 전 위원장이 선호하는 체제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고위원 경선에서 친윤석열계 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지도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한 전 위원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대선 출마 1년 반 전에 당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이 유지되어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한 전 위원장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주목받고 있다. 반이재명 전선에 서겠다는 의지는 분명히 했으나, 윤 대통령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는 미지수다.
한편,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은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견제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원외 인사의 한계를 지적하며 견제구를 던졌고,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위원장의 출마를 비판했다.
소장파인 김재섭 의원은 당의 개혁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 중이라며 전당대회 출마나 다른 후보를 돕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관객이 작품의 경이로움에 빠져들 때쯤, 견고해 보이던 책장이 마법처럼 열리며 거울로 이루어진 무한한 미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서울 가회동의 푸투라 서울에서 막을 올린 에스 데블린의 개인전은 이처럼 관객을 단순한 관찰자에서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극적인 장치로 시작된다. 거울 미로 속에 들어선 이들은 수없이 복제된 자신의 형상과 타인의 얼굴이 뒤섞이는 기묘한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이번 전시는 비욘세와 아델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무대를 설계하며 '스펙터클의 거장'이라 불려온 에스 데블린의 철학을 집대성한 자리다. 런던 올림픽 폐막식과 슈퍼볼 하프타임 쇼 등 수만 명을 열광시켰던 그의 이력은 언뜻 화려한 겉치레에 집중할 것 같지만, 실상 그가 추구하는 핵심은 '거대한 규모의 친밀함'에 닿아 있다. 수만 명의 군중 속에서도 결국 예술을 경험하는 주체는 개별적인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이라는 통찰이다. 작가는 거대한 빛과 거울을 도구 삼아 관객 개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내밀한 순간을 정교하게 설계해냈다.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미러 메이즈'는 자아의 경계를 허무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거울은 본래 나를 확인하는 도구지만, 데블린의 미로 안에서는 내가 아닌 타인의 모습이 먼저 들어오거나 옆 사람의 실루엣과 나의 형상이 겹쳐진다. 이러한 시각적 어긋남은 '나'라고 믿어왔던 단단한 자아의 틀을 느슨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 실제와 반사 사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며 우리가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역설한다. 미로의 끝에서 마주하는 붉은 백스테이지 공간은 이 모든 환상이 만들어진 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창작의 고통과 협업의 가치를 동시에 보여준다.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넘어선 생태적 관점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타원형 구조물 안에 250종의 생명을 담아낸 '컴 홈 어게인'은 서울과 런던의 생태계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다. 작가는 서울에 서식하는 수천 종의 생물 중 인간은 단 한 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거울의 틀 안에 인간의 얼굴 대신 새와 곤충, 식물의 형상을 채워 넣었다. 이는 나를 타인에게 열었던 거울의 기능을 종 전체로 확장하여,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해야 하는 필연적인 운명임을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합창으로 증명해 보인다.인공지능(AI)이 이미지를 무한 생성하는 시대에 데블린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몸'이 가진 가치를 강조한다. 그는 의식이 머릿속 관념이 아닌 물리적인 신체 안에 구현되어 있다고 믿으며, 사람과 사람이 실제로 마주하는 '체화된 만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전시장에 마련된 '콜렉티브 포트레이트'는 이러한 신념의 실천적 공간이다. 관객들은 처음 보는 이와 마주 앉아 서로의 얼굴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디지털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 교감의 흔적을 남긴다. 그림의 기술적 완성도보다 서로를 바라보며 보낸 시간의 가치가 작품의 본질이 되는 셈이다.전시장 밖의 자연광을 안으로 끌어들인 '라인 오브 라이트'는 푸투라 서울의 건축미와 어우러져 빛의 서사를 완성한다. 앞선 기획전들이 암전된 공간에서의 몰입을 강조했다면, 데블린은 창밖의 풍경과 인공의 빛을 섞어내며 예술을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30여 년간의 고뇌가 담긴 스케치북을 관객과 공유하는 '스크린쉐어' 역시 작가와 관객이 서로의 흔적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명확히 한다. 2027년 초까지 이어지는 이번 여정은 거울과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아가 타자와 세계를 향해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긴 호흡의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