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종부세·상속세 전면 개편 촉구
2024-06-17 10:49
대통령실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상속세에 대한 전면 개편이 요구된다고 밝혔다.16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KBS '일요진단'에서 종부세는 주택가격 안정 효과가 미미하며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많아 폐지나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 실장은 "1가구 1주택만 적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저가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이 크다는 점이 문제"라며, "다주택자들은 전월세 공급자로서 세 부담이 높아지면 주택 전월세 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종부세를 지방정부 재원으로 활용하지만, 재산세로 통합 관리하는 것이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며 종부세를 폐지하거나 재산세에 흡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당장 종부세를 전면 폐지시 세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전면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성 실장은 상속세 개편에 대해서 "현재 우리나라 상속세 부담이 매우 높아, OECD 평균 수준인 30% 내외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60%로, OECD 평균 26.1%에 비해 매우 높다"고 지적하며, 유산 취득세나 자본 이득세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실장은 "현 상속세 체계는 높은 세율로 인해 가업 승계에 문제가 되며, 여러 국가가 자본 이득세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자본 이득세로 전환하는 전반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개편이 재정건전성 기조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활동의 왜곡은 크면서 세수 효과는 크지 않은 종부세, 상속세 등을 중심으로 타깃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수상 기념전 '묻다, 묻다'는 그 정수를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가로 5m, 세로 3m에 육박하는 거대한 걸개그림 '흩어지고 있었어'다. 작가가 키우다 죽은 반려묘의 사체를 떠올리며 그린 이 작품은, 버려진 반투명 천들을 여러 겹 기워 만든 화폭 위에 생명이 빠져나간 몸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눈 감은 고양이의 사체 위로 들끓는 수많은 구더기들은 마치 누런 잔잎처럼 사방으로 흩어지며 소멸의 과정을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흔적으로 시각화한다. 겹겹이 이어진 천의 너울거림은 조명과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도시에서 소외된 비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로 우리를 이끈다.이번 전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노동, 여성, 생태, 사회 문제 등 폭넓은 주제를 자신만의 감각적인 색채와 필선으로 다뤄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회고전의 성격을 띤다.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지점은 작가의 현재진행형인 실험과 탐구 정신이다. 그 중심에는 전시의 의미를 상징하는 신작 '손'이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수상한 오지호미술상의 주인공, 화가 오지호의 손을 상상하며 그린 것이다. 작가는 오지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품격을 붓을 수직으로 세워 그리는 '중봉'의 필치로 해석했다. 나아가 한국전쟁 당시 오지호가 빨치산으로 활동하며 백운산에 미술 도구를 묻었던 행적을 추적하며, 시대의 부름에 예술가는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방정아는 이 '손' 그림을 실제로 백운산 계곡 땅에 묻었다가 다시 꺼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묻다(Bury)'라는 행위를 통해 '묻다(Ask)'라는 질문을 던지는 중의적 퍼포먼스는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를 관통한다.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작가의 끊임없는 자기 갱신 노력이 돋보인다. 2018년 이석증을 앓으며 겪었던 고통스러운 현기증을 담은 자화상적 그림 '이석증'을 기점으로, 그의 화면에는 추상적인 잔선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이 떨리는 듯한 필선은 이후 미군부대의 폐유 문제, 2020년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불안한 내면, 도시의 폭력적 구조 속에 가려진 존재들을 다루는 근작들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며 나타난다. 또한, 속이 비치는 폐천을 여러 겹으로 기워 하늘거리게 만든 걸개그림 형식은 작품이 단순히 벽에 걸린 그림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관객과 서로를 비추고 마주 보게 하는 새로운 관람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작가가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것이 관객과 관계 맺는 방식, 즉 태도까지 얼마나 깊이 고심하는지를 보여준다.이러한 작가의 태도에 대한 성찰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2022년 작 '열정을 대하는 태도'에서 유머러스하게 빛을 발한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에서 거대한 파도를 마주한 사람들의 각양각색 반응을 담은 이 작품은 전시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 파도에 과감히 뛰어드는 사람, 망설이는 사람, 그저 관조하는 사람의 모습들을 통해 작가는 삶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태도와 관점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결국 현대미술이 태도를 중시하듯, 방정아는 시대와 삶을 마주하는 자신의 태도를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으로 변주하며 진화해왔다. 이번 전시는 한국 화단에서 누구보다 태도의 윤리를 치열하게 고민해온 한 실력파 여성 작가의 고투와 성취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