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24년 만에 북한 방문..전쟁 속 러·북 군사협력 강화

2024-06-18 11:07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인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고 양국 관계 발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또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도 북한과의 연대와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관계가 밀착됐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대가로 첨단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 이번 방북 기간 동안 푸틴 대통령은 무기 공급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제공하는 군수품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화성-11' 계열 미사일은 정확도가 높아 전쟁에 유용할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 군은 지난해 북한이 러시아에 다수의 포탄과 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에서 북한산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발견되기도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480만 개의 포탄을 담을 수 있는 컨테이너 최소 1만 개를 러시아에 보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산 무기의 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발사한 북한산 SRBM 중 대부분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마크 밀리 전 미군 합참의장도 북한의 무기 공급이 전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손흥민에 BTS까지 소환…25년 만에 돌아온 '마당놀이 홍길동'이 작정하고 만든 무대

로 뜨거웠다. 흥겨운 남사당패의 가락에 맞춰 관객들은 어깨를 들썩였고, 배우와 관객이 한데 어우러져 고사를 지내는 진풍경은 엄숙한 공연장의 경계를 허물었다. 숨소리마저 조심해야 했던 기존의 공연 문화와는 달리, 마음껏 웃고 추임새를 넣으며 즐길 수 있는 마당놀이의 귀환은 관객에게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하며 연말을 위한 완벽한 처방전임을 예고했다.이번 공연은 고전 '홍길동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가장 파격적인 변신은 단연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이소연이 연기하는 '여성 홍길동'의 탄생이다. 와이어에 몸을 싣고 5m 상공을 날아오르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시원한 소리를 뽑아내는 그의 등장은 그 자체로 압권이다. 패랭이와 푸른 쾌자로 상징되는 홍길동의 모습이 여성 소리꾼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릴 수 있음을 증명하며, 서자로 태어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홍길동의 설움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영웅상을 제시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아크로바틱, 감쪽같은 마술, 롤러스케이트 퍼포먼스 등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고난도 볼거리가 쉴 새 없이 이어지며 2시간의 공연 시간을 순식간에 지워버린다.낡은 고전을 2025년의 무대로 성공적으로 소환한 비결은 대중문화 코드의 과감한 차용과 시대적 감수성을 반영한 세심한 각색에 있다. 홍길동의 인기를 "BTS 뺨치는 신드롬"에 비유하고, 축구선수 손흥민을 소환하는 등 재치 있는 대사들은 시종일관 객석의 웃음을 터뜨린다. 올해 인기를 끈 '사자보이즈'가 홍길동을 쫓는 역할로 등장하고, 귀여운 호랑이 캐릭터 '더피'가 홍길동의 활약을 돕는 등 현대적인 캐릭터 활용도 돋보인다. 또한, 남성 중심의 원작 서사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여성 홍길동을 필두로 원작에 없던 여성 활빈당원 '삼충' 캐릭터를 추가함으로써, 차별 없는 세상을 외쳤던 '홍길동 정신'을 더욱 선명하게 구현해내는 영리함을 보여주었다.마당놀이의 백미인 풍자와 해학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롭고 통쾌하게 객석을 파고든다. "뼈를 깎는 반성과 회개를 해야 할 자들이 참회의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구나"라는 일침은 특정 정권을 넘어 시대를 막론하는 위정자들의 무능과 위선을 정통으로 꼬집는다. 계엄, 주가조작, 뇌물수수 등 현실의 답답한 문제들을 유쾌하게 비틀어내는 대목에서는 관객들의 열띤 박수와 공감의 추임새가 쏟아졌다. 율도국에 머물러야 할 홍길동이 굳이 2025년의 대한민국으로 날아온 이유가 무엇인지, 공연은 웃음과 해학 속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