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하데스타운'..현대적 각색해 새로운 감동 선사
2024-07-12 13:24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아내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내려가는 오르페우스와 그의 지하 세계에서의 여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2019년에는 토니상 8관왕을 수상하며 주목받았고, 국내에서는 2022년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작품의 극작과 작곡·작사를 맡은 아나이스 미첼은 "'하데스타운'은 노력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라며 반복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하는 힘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뮤지컬에서는 오르페우스 역을 조형균, 박강현, 그리고 멜로망스 멤버 김민석이 맡으며, 헤르메스 역을 최정원, 최재림, 강홍석이 연기한다. 여성 헤르메스 역으로는 최정원이 한국 최초로 무대에 서게 된다.
뮤지컬은 현대적 감각으로 고전적 이야기를 재해석하여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달할 예정이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상시키는 익숙한 듯 낯선 캐릭터들은 현실보다 가상에 가까운 분위기를 만든다.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는 옥승철 개인전 ‘프로토타입’의 장면이다. 2017년 인디밴드 아도이(ADOY) 앨범 커버로 이름을 알린 옥승철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의 시각 감수성을 팝아트 어법으로 번안해왔다.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그는 이미지의 복제·변형·유통·삭제를 키워드로 약 80점의 회화와 조각을 선보이며 ‘원본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작가의 회화는 정교한 마스킹과 매끈한 표면 처리가 두드러진다. 광택을 머금은 색면은 붓질의 자취를 지우고 평면성 자체를 전면화한다. 화면 속 인물들은 대치 상황의 긴장감 속에서도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다. 노출 과잉의 디지털 환경에서 감각이 무뎌지고, 불안은 상시화되는 동시대 정서를 담아낸 셈이다. ‘타이레놀’은 반복 노출된 자극에 둔감해지는 감각의 내성을 약물 은유로 그려낸 작품이다. 반면 ‘라쇼몽’ 연작은 동일 사건을 서로 다르게 지각·해석하는 인간의 인지 편차를 시각화해, 알고리즘이 분절시킨 정보 환경의 단면을 드러낸다.입체 작업은 이러한 정서를 한층 명징하게 한다. 높이 2.8m에 달하는 대형 조각 ‘프로토타입’은 머리가 잘린 메두사를 모티프로 삼되, 공포나 격정을 삭제한 채 무표정으로 서 있다. 복제 가능성을 전제하는 ‘프로토타입(시제품)’이라는 제목처럼,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익명적 존재가 된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표정과 굴곡을 최소화한 형태는 공업적 질감과 교차하며, 감정의 삭제를 시각적 규격화로 환원한다.전시장 연출도 메시지를 보강한다. 복도는 크로마키 촬영을 연상시키는 초록색으로 채워져, 관람자가 ‘클라우드’ 내부를 통과하는 듯한 체험을 만든다. 움직임과 시선이 곧 데이터가 되는 디지털 세계에서, 이미지는 저장되고 복제되며 필요에 따라 삭제된다. 관람 동선 자체가 그 과정의 은유가 된다.이번 전시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정체성을 미학적 언어로 번역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선명한 색채, 하이폴리곤을 연상시키는 매끈한 화면, 캐릭터성 강한 인물 등 ‘디지털 네이티브’의 시각 문법을 능숙하게 호출해 20·30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낸다. 동시에 원작과 2차 창작이 뒤섞인 동시대 이미지 생태계에서 ‘원본’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복제는 더 이상 모방의 종속이 아니라, 끝없이 갱신되는 규격과 프로토콜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생시키는 생산의 한 방식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옥승철의 ‘프로토타입’은 낯익은 감각을 빌려 불안을 가시화한다. 매끈함과 무표정, 규격화된 이미지 사이에서 관람자는 자신의 스크린을 떠올리게 된다. 전시는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26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