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감상하고 기부도 하고 '유럽 300년 그림에 담기다' 전시

2024-12-12 12:08

 피카소, 샤갈, 미로 등 거장들의 석판화를 포함한 유럽 명화 300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오는 13일~26일까지 대구 범어동 성당 드망즈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유럽의 300년 그림에 담기다' 전시에는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마르크 샤갈의 석판화는 물론 알브레히트 뒤러의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콘스탄틴 스토이츠너, 오스카 코코슈카, 오스카 라스케 등 유럽 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 총 30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김진수 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40여 년간 수집해온 작품들로 구성되어 의미를 더한다. 

 

특히 전시 작품 판매 수익금은 한국에 가정을 꾸렸지만 남편의 폭행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베트남으로 돌아간 여성들의 자녀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고양이 시선 빌린 조현정, 일상의 경계와 긴장 담아내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담장 너머의 숨’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칠 법한 장면들을 세밀하게 포착하여, 그 안에 숨겨진 존재의 감각과 고요한 정서를 캔버스 위에 구현해낸 결과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조현정 작가는 계원예술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줄곧 주변 세계에 대한 깊은 관찰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왔다. 그의 화면에는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마당이나 담쟁이넝쿨이 무성하게 뒤덮인 벽면, 혹은 겨울 오후의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골목길 등 우리에게 친숙한 풍경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작가는 이를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의 풍경 속에 묘한 긴장감과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어 관객으로 하여금 풍경 너머의 본질을 상상하게 만든다.작품 곳곳에서 숨은그림찾기처럼 발견되는 고양이는 이번 전시의 핵심적인 상징물이다. 고양이는 화면 안에서 주변을 예리하게 관찰하면서도 결코 상황에 깊이 개입하지 않는 독특한 태도를 보여준다. 이는 대상과 밀접하게 닿아 있으면서도 일정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려는 작가 자신의 시선과도 닮아 있다. 타인이나 자연을 대하는 작가의 이러한 중립적인 태도는 작품 전체에 흐르는 정적인 밀도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전시의 제목과 동명인 대표작 ‘담장 너머의 숨’은 안과 밖, 혹은 나와 타자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다. 호리아트스페이스 측은 이번 전시가 담장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넘어 존재의 숨결이 닿는 지점을 시각화했다고 설명한다. 작가는 담장이라는 장치를 통해 보호받고 싶은 안락함과 너머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공존하는 인간의 이중적인 심리를 회화적 언어로 섬세하게 풀어냈다.색채의 파격적인 변주 또한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다. 조현정의 캔버스 위에서 현실의 색은 기억과 감각의 여과기를 거쳐 새롭게 태어난다. 차가운 금속 창살은 따스한 레몬빛으로 빛나고, 평범한 풀밭은 신비로운 보랏빛으로 물든다. 이러한 색채의 중첩은 풍경에 입체적인 시간성을 부여하며, 관객들이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을 넘어 그 공간의 공기와 온도를 직접 체감하는 듯한 공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첫 개인전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한 조현정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신진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빛과 공기, 그리고 찰나의 감각들이 지나간 자리를 묵묵히 기록한 그의 작품들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일상의 평범함이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초여름의 삼청동 거리에 깊은 예술적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