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강의 매혹' 선사할 뮤지컬 돈 주앙 내한
2025-01-07 11:57
뮤지컬 ‘돈 주앙’의 프랑스 오리지널 팀이 19년 만에 내한을 확정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4월 4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진행된다. ‘돈 주앙’은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공동 제작된 뮤지컬로, 2004년 처음 선보였으며, 프랑스 최대 흥행 뮤지컬인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연출가 질 마으와 프로듀서 샤를 타라 & 니콜라스 타라가 협력하여 만들어졌다. 특히, 유명 가수 겸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가 각색한 이 작품은 돈 주앙을 보다 현대적이고 인간적인 시각에서 재조명한 점이 특징이다. ‘돈 주앙’은 프랑스에서 첫 초연 이후 큰 인기를 끌며, 캐나다 몬트리올의 권위 있는 예술상인 ‘Gala de I’ADISQ’에서 최고 공연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뮤지컬은 그 후 전 세계적으로 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에서도 2006년 첫 내한 공연 당시 3주 동안 3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09년에는 라이선스 공연으로도 제작되었고, 이번 2024년 내한 공연은 원작 탄생 20주년을 맞아 화려한 조명, 초대형 LED 등 최신 테크놀로지로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뮤지컬 ‘돈 주앙’은 41곡의 음악으로 구성된 ‘송스루(Sung-Through)’ 형식으로, 대사 없이 노래로만 전개된다. 라틴풍의 강렬하고 대중적인 넘버들은 초연 전 앨범 발매 당시 캐나다에서 40만 장 이상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고, 프랑스에서도 발매 후 며칠 동안 차트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프랑스 특유의 감각적인 조명과 화려한 의상, 17명의 플라멩코 댄서들이 펼치는 정열적인 스페인 정취, 집시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가창이 어우러져 풍성한 볼거리와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을 선사한다.
뮤지컬 ‘돈 주앙’의 스토리는 스페인의 전설적인 옴므파탈인 ‘돈 주앙’의 삶과 사랑, 그리고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주인공 돈 주앙은 사랑이라는 저주에 빠져들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특히, 돈 주앙 역에는 2021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에서 매력적인 비주얼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받은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띠가 맡는다. 또한, 돈 주앙의 유일한 사랑에 빠진 여인인 ‘마리아’ 역에는 레티시아 카레레가, 돈 주앙의 절친한 친구이자 조언자인 ‘돈 카를로스’ 역은 올리비에 디온이 맡는다. 그 외에도 돈 주앙의 아버지인 ‘돈 루이스’ 역에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의 출연 경험이 있는 로베르 마리앙이 출연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뮤지컬을 넘어, 스페인의 정열적인 분위기와 화려한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다. 현란한 플라멩코 댄서들의 무대는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로, 매 장면마다 스펙타클을 절정으로 이끈다.
뮤지컬 ‘돈 주앙’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은 4월 4일에 개막하며, 1월 9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선예매가 시작된다. 1월 10일 오후 3시에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1차 티켓 오픈이 진행된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망의 기록을 넘어, 추상과 파격이 지배하기 시작한 근대 미술사에서 설 자리를 잃은 신고전주의 화가의 고독한 선언이었다. 자살을 수치로 여긴 가족들이 그의 모든 서류와 사진을 불태우면서 고드워드는 역사 속에서 완전히 증발할 뻔했다. 하지만 20세기 내내 모더니즘의 그늘에 가려졌던 그의 이름은 70여 년이 지난 후에야 예상치 못한 계기로 다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드워드가 활동하던 시기는 미술의 언어가 급격히 전복되던 격변기였다. 피카소가 입체주의를 정립하고 뒤샹이 변기를 예술로 선언하던 시절, 고드워드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세계를 정밀하게 재현하는 신고전주의 화풍을 고집했다. 그는 자신의 화실을 고대 유물로 채우고 복식의 직조 방식까지 고증할 정도로 학자적 엄밀함을 유지했다. 그러나 시대를 역행한다는 비평계의 조롱은 가혹했다. 평단은 그를 '대리석 화파'라 부르며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몰아세웠고, 결국 그는 영국 화단의 공식적인 무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그의 작품 '사포의 시대'나 '폼페이 성문 밖에서'를 보면 그가 추구했던 고전 세계의 생생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폼페이의 거리 풍경과 인물들의 세밀한 묘사는 단순한 상상을 넘어선 역사적 복원에 가깝다. 고드워드는 자신이 그리는 세계가 실재하는 로마로 이주해 작업을 이어갈 만큼 고전 미학에 투신했다. 하지만 그가 정교하게 쌓아 올린 대리석의 세계는 거칠고 화려한 현대미술의 질주 앞에서 무력하게 잊혔다. 건강 악화와 외로움 속에 런던으로 돌아온 그는 결국 시대와의 불화를 극복하지 못한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잊혔던 고드워드를 암흑기에서 건져 올린 것은 1995년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였다. 그가 소더비 경매에서 고드워드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달콤함'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술사는 지워진 화가의 이름을 다시 기록하기 시작했다. 유명인의 안목이 화제가 되자 대중은 처음 마주하는 이 낯선 화가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미술관의 권위나 평단의 비평 없이도 대중은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고전적 미학의 위로에 반응했고, 이는 고드워드 부활의 신호탄이 되었다.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고드워드의 명성을 살아있을 때보다 더 널리 퍼뜨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공유된 그의 그림들은 현대미술의 난해함에 지친 이들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대중은 미술사의 허락을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그의 이미지를 보관하고 전파했다. 현재 그의 작품은 게티 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과거 그를 조롱했던 비평가들의 목소리보다 그의 화폭이 전하는 고요한 아름다움이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드워드가 두려워했던 피카소의 시대는 분명 존재했지만, 그것이 예술의 전부는 아니었다. 세상은 그와 피카소를 동시에 담기에 좁았을지 모르나, 시간의 흐름은 결국 두 거장을 나란히 예술의 전당에 올려놓았다.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한 화가의 육신은 사라졌어도 그가 그토록 사랑하고 증명하려 했던 고대 세계의 찬란함은 캔버스 위에서 영원한 생명력을 얻었다. 고전의 가치를 믿었던 한 화가의 고집스러운 투쟁은 세기를 건너뛰어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미적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