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한국 상륙, 스마트워치 시장 정조준

2025-01-08 11:42

 가성비를 인정받은 중국 스마트 기기 업체 샤오미가 한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오는 15일 한국 법인 설립 후 첫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스마트폰, 웨어러블, TV, 로봇 청소기, 보조 배터리 등 5개 분야 신제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대신 스마트워치 시장을 주력으로 공략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 속에 외산 브랜드가 설 자리를 찾기 힘든 구조다. 특히 이동통신 3사 중심의 유통망 장벽이 높아 자급제폰 판매 외에는 뚜렷한 성공 사례가 드물다. 샤오미 역시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사와 유통망 계약을 체결했지만, 당시 최고 가격 모델이 45만원대에 불과해 고가 플래그십 모델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샤오미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 시장 점유율을  점점 높여왔으며, 국내에서도 '미밴드 시리즈'의 성공으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실제로 샤오미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레드미 워치5'를 5만98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이며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애플워치, 갤럭시워치 대비 최대 53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 일주일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만~16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된 '미밴드 시리즈' 역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4년 1분기~3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20.5%로 전년 동기 대비 26.5%p 성장했다. 이는 화웨이(44.3%p)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며, 같은 기간 11.5% 성장에 그친 삼성, -12.8% 역성장한 애플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는 헬스케어 등의 특정 기능을 중점으로 한 제품으로 가성비가 중요하다"며 "샤오미가 가장 큰 경쟁력을 지닌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샤오미가 스마트워치로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인 후,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우리가 잃어버렸던 '말'을 되찾다, '말모이' 원고 실물 공개

고 있다. 이번 전시들은 해방 직후의 혼란 속에서 국가의 정체성을 되찾으려 했던 치열한 노력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온 '밤'이라는 시간의 사회적 의미를 동시에 조명하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첫 번째 특별전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는 제목 그대로 일제강점기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마주한 해방 공간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잃어버렸던 우리말과 글, 왜곡된 역사, 그리고 흩어진 공동체의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생생한 유물과 함께 보여준다. 1부에서는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인 '말모이'와 '훈민정음 해례본'의 첫 영인본을 통해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노력을 기리고, 광복 후 부여받은 국제 무선호출부호 'HLKA'가 새겨진 스피커를 통해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했음을 알린다. 2부에서는 조선총독부에게 빼앗겼다가 되찾은 국새 '칙명지보'와 우리 손으로 직접 진행한 최초의 발굴조사인 경주 호우총 출토 유물을 통해 단절되었던 역사의 연속성을 잇는 과정을 보여준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이순신 장군 관련 병풍 '팔사품도' 등을 통해 민족의 영웅을 기리고 공동체의 기억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조명한다.또 다른 특별전 '밤 풍경'은 한국 현대사 속에서 '밤'이라는 시간이 지녔던 다층적인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하는 흥미로운 기획이다. 이 전시는 조선시대의 야간 통행금지 제도였던 '야금'에서부터 시작해, 미군정이 공포한 야간통행금지령을 거쳐 1982년 마침내 통금이 해제되기까지, 밤을 둘러싼 제도적 변화와 그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통금 시절의 웃지 못할 다양한 일화를 담은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영감' 원화는 당시의 사회상을 생생하게 증언하며, 늦은 밤 PC통신으로 새로운 세상과 접속했던 추억을 소환하는 '하이텔 단말기'는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밤의 풍경을 바꾸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달을 바라보며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하는 독립운동가 김여제의 시 '추석'이 실린 상해판 독립신문은, 누군가에게는 억압의 시간이었던 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국을 향한 그리움과 독립의 의지를 불태우는 시간이었음을 보여주며 깊은 울림을 준다.이 두 전시는 각각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우리 민족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조망하게 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역사 되찾기' 전이 국가적 차원의 정체성 회복이라는 거시적인 서사를 다룬다면, '밤 풍경' 전은 통제와 자유, 그리움과 소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개인의 삶에 깊숙이 파고든 시대의 흔적을 미시적으로 들여다본다. 관람객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귀중한 사료와 유물들을 통해 잊고 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마주하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며 대한민국 현대사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역사 되찾기' 전시는 내년 3월 31일까지, '밤 풍경' 전시는 내년 3월 22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