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파격 인사, 교황청 역사상 첫 여성 장관 임명!

2025-01-08 12:17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을 2주 앞두고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던 로버트 매컬로이 추기경을 워싱턴의 차기 대주교로 임명했다. 이를 두고 교황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대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교황청은 매컬로이 추기경을 워싱턴 대주교로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컬로이 추기경은 미국 가톨릭계에서 대표적인 진보 성향 인사로 꼽힌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반이민 정책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하며 "가톨릭 신자들은 트럼프 반이민 정책의 방해자가 되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경한 반이민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매컬로이 추기경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가톨릭 전문 매체 CNA는 "매컬로이 추기경은 미국 추기경 중 가장 진보적인 성향으로 평가받는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화된 반이민 정책에 정면으로 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교황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장관급 고위직에 임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출신의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로, 교황청 9개 성(省) 중 하나인 봉헌생활회·사도생활단성 장관에 임명됐다. 수도회성은 전 세계 가톨릭교회 수녀와 수사의 입회부터 퇴회까지 종교 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핵심 부서다.

 

브람빌라 수녀의 임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진해 온 가톨릭교회 내 여성의 역할 확대 기조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해석된다. 

 

교황은 2021년 교회법을 개정해 여성도 전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2022년에는 바티칸 헌법을 개정해 여성에게도 바티칸시국 내 여러 부서의 장관직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인사는 보수적인 가톨릭 교계 분위기 속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과 교회 내 역할 확대를 위한 교황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칠곡 할머니들, 뮤지컬로 돌아온 사연

통해 세상에 알려진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창작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여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초연 당시 주요 뮤지컬 시상식에서 3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이 연극적 여정은 더욱 탄탄해진 캐스팅과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재연의 막을 올렸다.이번 공연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이 가장 큰 무기다. 평생 글을 모르고 살다 여든이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적고 시를 짓게 된 할머니들의 실제 경험담이 극 전체를 관통한다. 무대 위 배우들은 할머니들이 꾹꾹 눌러 쓴 시구를 가사 삼아 노래하며,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노년의 삶을 경쾌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낸다. 초연 멤버들이 전원 합류한 가운데 차청화와 김미려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새롭게 가세하여 극의 활력을 더했다.작품의 음악적 특징은 할머니들의 투박한 언어를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냈다는 점에 있다. 제작진은 경상도 사투리 특유의 억양과 할머니들이 맞춤법에 서툴게 적어 내려간 표현들을 노래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반갑다'를 '방가따'라고 발음하는 식의 디테일은 할머니들의 삶을 미화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배우들은 이러한 생소한 억양을 익히기 위해 대본에 악보처럼 음의 높낮이를 그려가며 연습에 매진했다는 후문이다.출연 배우들에게도 이번 작품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차청화는 실제 고령의 시할머니를 모시며 느꼈던 감정들을 연기에 투영하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긴 무게감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희극인으로서 대중에게 친숙한 김미려 역시 할머니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유머와 슬픔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자신만의 색깔로 배역을 소화해냈다. 배우들의 이러한 진심 어린 접근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연기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전달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공연장 분위기는 여느 뮤지컬과는 사뭇 다르다. 할머니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노래로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온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도 관객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삶의 진실이 주는 힘 때문이다. 연출팀은 이러한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서울 공연 이후 뉴캐스트와 함께 전국 투어를 진행하며 더 많은 지역의 관객들과 할머니들의 시심(詩心)을 공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오는 6월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여기도 시, 저기도 시"라고 읊조리던 할머니들의 발견처럼,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공연은 올여름 가장 따뜻한 위로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들의 서툰 글씨체가 무대 위 조명을 받아 찬란한 노래로 피어나는 광경은 세대를 초월한 모든 이들에게 인생을 '오지게 재밌게'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