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만의 귀환, '한류 여왕' 이영애, 연극 무대에서 '헤다 가블러'로 부활

2025-01-08 12:28

 배우 이영애가 21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엘지아트센터는 8일 이영애가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공연되는 연극 '헤다 가블러' 주연으로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199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개관 기념작 '짜장면'(김상수 작·연출) 이후 오랜만의 연극 무대 복귀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봄날은 간다', '친절한 금자씨' 등 스크린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충무로의 여왕'으로 군림했던 이영애.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류 열풍'을 이끌었고, '마에스트라'를 통해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저력을 보여준 그가 선택한 차기작은 바로 연극 '헤다 가블러'다.

 

이영애가 연기할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의 대표작 중 하나로, 19세기 말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억압된 삶을 사는 여성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뛰어난 미모와 명석한 두뇌, 부유한 집안까지 모든 것을 갖춘 헤다 가블러.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끊임없이 갑갑함과 좌절감을 느끼며, 결국 파멸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배우 전도연, 박해수 주연의 연극 '벚꽃 동산'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던 엘지아트센터가 직접 제작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연출은 '지상의 여자들', '키리에' 등을 통해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 세계를 인정받은 전인철이 맡아 이영애와 함께 새로운 '헤다 가블러'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국립극단 역시 5월 8일부터 6월 1일까지 같은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는 것이다. 특히 2012년 명동예술극장에서 초연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에서 헤다 가블러 역을 맡아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연기상,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휩쓸었던 배우 이혜영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이로써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여배우, 이영애와 이혜영이 같은 작품, 같은 역할로 다른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다. 20년이 넘는 나이 차이만큼이나 다른 매력을 지닌 두 배우가 그려낼 '헤다 가블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섬세한 감정 연기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으로 사랑받는 두 배우의 연기 대결에 벌써부터 연극계 안팎의 기대가 뜨겁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평소보다 관람객 25% '껑충'…워싱턴DC를 뒤흔든 'K-미술'의 위엄

고 있다. 이는 같은 박물관에서 열렸던 비슷한 규모의 다른 특별전과 비교했을 때 약 25%가량 많은 수치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컬렉션의 높은 예술적 가치가 맞물려 만들어 낸 쾌거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 초반부터 현지 관람객과 주요 언론의 뜨거운 관심이 쏟졌으며, 지금도 관람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이번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는 북미 지역에서 약 40여 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큰 의미를 가졌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국보 7건과 보물 15건을 포함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고미술과 현대미술 작품 약 330점이 워싱턴의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황선우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큐레이터는 어린 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매우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중에서도 사찰 의식에 사용되던 북 받침대인 '법고대'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캐릭터 '더피'와 닮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예상치 못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한국 미술에 대한 진지한 탐구로 이어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키스 윌슨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아시아미술부장은 "조선 시대 초상화가 보여주는 극도로 섬세한 표현과 높은 완성도에 관람객들이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이번 전시가 한국 미술의 정수를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뜨거운 관심은 박물관 문화상품, 이른바 '뮷즈(굿즈)' 판매량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청자를 본떠 만든 접시 세트나 '인왕제색도'가 그려진 조명 등 전시 시작과 함께 비치했던 상품들은 개막 단 1주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으며, 현재까지 총주문액은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인왕제색도', '십장생도', '호랑이와 까치' 등 주요 출품작 20건의 고화질 이미지를 삼성 아트 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며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더 널리 알리고 있다. 워싱턴에서의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계속되며, 이후 2026년에는 미국 시카고박물관과 영국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의 미를 알리는 해외 순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17일 현지에서 열린 개막 축하 행사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강경화 주미대사 등이 참석해 이번 전시의 성공적인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