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vs 혁신' 대격돌, 서울시청 '미디어아트 전시 오픈'
2025-01-10 18:18
서울시가 오는 11일부터 3월 31일까지 시청 1층 로비인 '서울림(林)'에서 미디어아트 전시 '미디어 풍광(風光) : 찬란하고 조화로운' 전시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고미술을 디지털 미디어로 재해석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김혜경 작가의 개인전이다.김혜경 작가는 전통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독특한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작가는 고미술사와 전통 문화를 바탕으로 동양의 미학을 현대적이고 디지털적인 방식으로 표현해왔으며, 그 결과는 해외에서도 인정받아왔다. 김 작가는 2020년 두바이 엑스포 한국관 문화재청 초대작가전 'Heavenly Paradise(2021)'와 2018년 미국 플로리다의 'Beyond Tradition: Contemporary Reflections in East Asia' 등 다양한 국제 전시에 참가해 동아시아 전통 문화를 재창조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김혜경 작가가 동양의 전통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재구성하고, 고건축, 사계절, 길상 등의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총 4점의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먼저, '고귀한 단순과 조용한 위대'는 고건축인 '종묘'의 봄을 디지털 애니메이션 방식으로 시각화한 작품이다. 종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요한 고건축으로, 김 작가는 이를 현대적인 디지털 방식으로 재해석해 고건축의 미와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에서 보여준다. '미디어 태평성대(太平聖代)'는 사계절이 변화하는 장면을 궐(궁궐)과 결합해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고궁의 웅장함을 미디어 기술로 재현하며,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룬다.
'미디어 길상(吉祥)'은 길상의 상징들을 디지털 미디어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길상의 의미와 상징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시각화해 전통적인 의미와 현대적 해석을 동시에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락락락(樂樂樂)'은 동아시아의 회화와 공예에서 나타나는 전통적인 상징 기호들을 도자 위에 구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통 문양을 디지털로 변형하여 도자기 위에 재현함으로써 동양의 전통을 새로운 차원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전시 기간 동안 서울시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은 전통과 디지털 미디어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동아시아 고미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시 장소인 '서울림'은 시청 1층 로비에 위치해 있으며, 전시 기간 동안 매일 열리며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정헌기 서울시 총무과장은 "서울시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통해 더욱 풍성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서울시청이 문화적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소통하는 열린 청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시는 시민들이 예술과 문화를 더욱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시청 공간을 개방하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시는 김혜경 작가의 독특한 미디어아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김 작가의 작업을 통해 시민들은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상호작용 영상 체험도 인기리에 운영 중이다. 이 체험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한 경험을 제공하며, 이번 전시와 함께 서울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없는 달 표면에서 산화철을 발견했다는 역설적인 대사는 불가능한 만남을 꿈꾸는 우리의 현실을 투영한다. 존재할 수 없는 '녹슨 철'의 형상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단절된 채 서로를 그리워하다 속까지 붉게 녹슬어버린 한민족의 상처 입은 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작품은 분단이라는 거대 담론을 직접적으로 설파하는 대신, 14개의 독립된 장면을 통해 상실의 감각을 세밀하게 파고든다. 72년의 기다림 끝에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는지조차 잊어버린 노인의 넋두리는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마녀의 저주로 굳은 양철 인간부터 벽에 가로막힌 연인, 사소한 식사 예절로 갈등하는 부자까지, 시퀀스마다 등장하는 각기 다른 존재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강요된 단절'을 겪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지닌다.이소영 연출은 도저히 이어붙일 수 없을 것 같은 파편화된 이야기들을 1인극이라는 틀 안에서 촘촘하게 연결한다. 극 중 아이폰을 수리하는 '서강잡스'의 에피소드는 기계의 회로를 고치는 행위가 결국 사람의 멍든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배우 윤성원은 70분 동안 이 모든 존재의 고통을 자신의 몸속으로 받아내며, 끊어진 세계를 다시 잇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시각화하여 무대 위에 펼쳐놓는다.14행의 시퀀스로 극을 구성한 배경에는 대문호 셰익스피어에 대한 경의와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깔려 있다. 16세기 런던에 흑사병이 창궐해 공연장이 폐쇄되었을 때, 극작가 셰익스피어는 다시 문이 열릴 날을 고대하며 삶과 죽음을 탐구한 14행 정형시 '소네트'를 썼다. 제작진은 당시의 절박한 기다림이 오늘날 우리가 분단 극복을 바라는 마음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판단했다. 소네트의 형식을 빌린 연극적 실험은 분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보편적인 인류애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인 시도 또한 눈에 띈다. 사방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는 객석 배치와 배우가 관객 사이를 산책하며 즉흥적으로 소통하는 연출은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장치다. 이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가는 과정을 관객이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분단이라는 거대한 장벽 역시 언젠가는 무너질 수 있다는 희망을 은유한다. 관객은 단순한 관찰자를 넘어 배우와 함께 단절의 고통을 공유하고 치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동반자가 된다.배우의 독백과 몸짓으로 채워진 무대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분단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각자의 삶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갈라진 마음들'을 발견하게 된다. 72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를 견디며 녹슬어버린 마음을 고치려는 연극적 시도는, 단절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연결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는다. 배우가 뱉어낸 마지막 시 구절은 적막한 공연장 안에서 분단의 상흔을 어루만지며 길게 메아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