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2025, 끝판왕 라인업 공개

2025-01-13 12:19

예술의전당이 2025년 한 해를 맞아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 중에서도 오페라와 발레 등 주요 공연은 예술의전당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예술의전당은 오는 5월 25일, 29일, 31일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을 세계 초연한다. 이 작품은 한국의 전통적인 물의 정령과 물시계라는 소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2막, 120분 길이의 영어 오페라로, 총 3회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적 지휘자인 스티븐 오즈굿이 지휘를 맡고, 스페인 테아트로 레알의 저스틴 웨이가 연출을 맡아 작품의 품격을 높였다. 또한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로빈 트리츌러 등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서 7월 19일부터 27일까지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하는 ‘백조의 호수’가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또한,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간판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가 무대를 장식한다. 이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발레 작품을 통해 예술의전당을 찾는 관객들에게 고품격 발레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8월 23일부터 24일에는 ‘SAC 오페라 갈라’가 진행된다. 이 공연은 지휘자 홍석원이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연출가 엄숙정이 함께 하여 오페라의 매력을 한층 더 쉽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된다. 클래식과 오페라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대시킬 수 있는 공연으로 기대를 모은다.

 

뿐만 아니라, 예술의전당은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11월 14일부터 23일까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을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인다. 이 연극은 1969년 일본 간사이 지방을 배경으로 재일교포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일본 신국립극장과의 문화예술 교류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자유소극장에서는 4월 5일부터 5월 11일까지 연극 ‘랑데부’와 7월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 10월 ‘2025 리:바운드 축제’가 이어져 다양한 연극적 요소를 통해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음악당에서는 월드스타시리즈와 앙상블시리즈, 현대음악시리즈 등 80여 회의 기획공연과 교향악축제, 국제음악제 등 다양한 음악적 무대가 펼쳐진다.

 

특히 월드스타시리즈는 3월 29일 콘서트홀에서 ‘르네 야콥스와 B’Rock 오케스트라의 헨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10월에는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선우예권 무대, 11월에는 체코 4중주 현악단 ‘파벨 하스 콰르텟’의 초청공연이 예정돼 있어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큰 호응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예술의전당은 5월 22일부터 한가람미술관에서 ‘마르크 샤갈 특별전’을 개최하며, 9월 20일부터는 ‘세잔&르누아르, 근대를 개척한 두 거장’ 전시도 예정되어 있다. 7월 11일부터는 서울서예박물관에서 ‘평보 서희환 특별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이 전시들은 예술의전당을 찾는 관객들에게 미술적 영감을 제공하고, 다양한 예술적 깊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은 “2025년에는 더욱 수준 높은 예술 프로그램과 함께, 더 많은 분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만나고 특별한 감동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종합적으로 선보이며, 한국 예술계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립해 나갈 것이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73년 금단 DMZ, 사진 80점으로 빗장 연다

13일까지 개최되는 사진전 ‘바람의 길목, DMZ’는 분단이 남긴 상흔과 그 안에서 피어난 생명력을 80여 점의 기록물로 증명한다. 이번 전시는 일본의 거장 구와바라 시세이를 비롯해 박종우, 김녕만, 최병관 등 DMZ의 찰나를 기록해온 국내외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관람객들은 철책 너머에 가려져 있던 한반도의 허리, 그 내밀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전시의 백미 중 하나는 1989년 판문점의 찰나를 포착한 김녕만 작가의 ‘우산 아래 남북 기자들’이다.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남북의 기자들이 하나의 대형 우산 아래 모여 담배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분단의 벽이 무색해지는 인간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왼쪽 팔뚝의 ‘PRESS’ 완장과 북측의 ‘기자’ 완장이 대비를 이루면서도, 같은 비를 피하는 이들의 모습은 DMZ가 단절의 공간인 동시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교류의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사진은 과거 사진집으로만 공개되었다가 이번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처음 실물로 공개된다.흑백과 컬러를 넘나드는 사진들은 DMZ 내부에 정체된 시간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남북이 각각 2km씩 물러나며 형성된 이 공간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채 독특한 생태계를 구축했다. 잡초가 무성해져 형체만 남은 금강산행 철길과 지뢰밭 속에 둥지를 튼 두루미 떼의 모습은 전쟁의 비극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후고구려 궁예의 옛 성터인 풍천원이 적막한 산수화처럼 변해버린 풍경은 역사의 무상함과 DMZ의 고요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전시장은 최전방 GP에서 바라본 금강산의 절경과 남북이 자존심을 걸고 벌였던 국기 게양대 높이 경쟁 등 냉전의 산물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남측의 99.8m와 북측의 160m 게양대가 대치하는 모습은 분단의 긴장감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또한 민간인 통제구역 내 대성동 마을 주민들의 고단한 삶을 포착한 기록들은 DMZ가 단순히 군사적 공간이 아닌,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삶의 터전임을 일깨워준다. 철책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수달의 모습은 인간이 그어놓은 경계의 허망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기획을 맡은 권기준 학예연구사는 미디어 설명회를 통해 이번 전시가 흩어져 있던 DMZ 기록의 정수를 한자리에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복잡한 설명보다는 강력한 시각적 이미지를 앞세워, 분단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와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려는 외국인들에게 DMZ의 실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80여 점의 사진은 각각의 프레임 속에 갇힌 역사를 끄집어내어 오늘날 우리가 나아가야 할 평화의 길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가 분단의 유산을 넘어 미래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73년간 굳게 닫혀 있던 바람의 길목을 사진이라는 매개체로 열어젖힌 이번 기획전은 오는 9월 중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창밖으로 보이는 현대적인 서울의 풍경과 전시장 내부의 적막한 DMZ 사진을 대비하며, 한반도가 처한 이중적인 현실을 체감하게 된다. 박물관 측은 전시 기간 중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DMZ에 담긴 역사적 층위를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