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신화' 구자철, 그라운드 떠나 제주 유소년 키운다
2025-01-14 12:06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의 주역이자 한국 축구 대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구자철이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하지만 그가 사랑하는 축구와의 인연은 계속된다. 14일 구자철은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히며, 앞으로 친정팀 제주 유나이티드의 유소년 육성 전문가로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할 것을 알렸다.
2007년 고향팀 제주에서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구자철은 데뷔 초기부터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2011년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한 그는 마인츠, 아우크스부르크 등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카타르 리그에서 뛰던 그는 2022년, 11년 만에 친정팀 제주로 돌아와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구자철은 태극마크를 달고서도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2011년 아시안컵에서 5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르며 한국 축구의 저력을 아시아 전역에 알렸다.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에 기여하며 '런던 신화'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다. A매치 통산 76경기에 출전해 19골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중원을 든든히 지켰다.

구자철은 앞으로 풍부한 유럽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의 유소년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 유럽 축구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유럽 클럽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소년 선수들의 해외 연수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유소년 선수들에게 직접 축구 기술뿐 아니라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르치는 멘토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구자철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되어 시원섭섭하지만, 제주 유소년 육성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유럽에서 보고 배운 선진 시스템을 제주에 접목시켜 한국 축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제주 유소년 선수들이 '제2의 런던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는 팥죽 대신 팥떡을 먹는 것이 좋다는 전통 풍속이 재조명되고 있다. 바로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드는 '애동지'이기 때문이다.22일 국립민속박물관 및 민속학계에 따르면, 동지는 양력으로 12월 21일이나 22일로 고정되어 있지만, 음력 날짜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진다. 음력 11월 1일에서 10일 사이에 동지가 들면 '애동지(兒冬至)', 11일에서 20일 사이에 들면 '중동지', 21일에서 30일 사이에 들면 '노동지'라고 부른다.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3일로, '애동지'에 해당한다.우리 조상들은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는 풍습을 중요하게 여겼다. 동지는 음(陰)의 기운이 극에 달하는 날로, 음성(陰性)인 귀신이 성하게 활동한다고 믿었다. 이때 붉은색은 양(陽)을 상징하며 강력한 벽사(辟邪)의 힘을 가진다고 여겨졌는데, 붉은 팥으로 쑨 팥죽을 집안 곳곳에 뿌리거나 먹음으로써 역귀와 잡귀를 쫓아냈던 것이다. 이러한 풍습은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세시기'나 '열양세시기' 등에도 동짓날 팥죽을 먹는 기록이 남아있다.그러나 '애동지'에는 팥죽을 먹지 않고 팥시루떡을 해 먹는 특별한 풍속이 존재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팥죽을 금기시했는데, 이는 팥죽이 아이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이었다.이 속설에는 두 가지 주요 해석이 있다. 첫째, 팥죽의 붉은색이 아이의 수호신인 삼신할머니를 쫓아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둘째, 팥죽의 '죽' 발음이 '죽음'과 유사하여 아이에게 불길한 기운을 가져올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아이(兒)'가 들어가는 애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그 부정함이 아이에게 옮겨가 큰 우환이 생기거나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강한 금기가 작용했다.따라서 조상들은 팥의 붉은 기운을 통해 액운을 물리치려는 본래의 의도는 살리되, '죽'이라는 형태를 피해 '떡'으로 대체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팥시루떡은 팥의 붉은 기운을 유지하면서도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여겨져 애동지의 대표적인 절식(節食)으로 자리 잡았다. 경북과 강원에서는 '애기동지' 또는 '아동지', 전남에서는 '아그동지'나 '소동지' 등으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이 풍습이 이어져 왔다.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10일 안에 드는 애동지인 만큼, 전통적으로는 팥죽 대신 팥떡을 먹으며 아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라며 "이는 액운을 물리치려는 조상들의 마음이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과 결합된 독특한 풍속"이라고 설명했다.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속설이 미신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애동지의 풍속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우리 조상들의 깊은 가족애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