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잡힌 62억 전세사기 부부..미국서 추방돼

2025-01-14 12:16

대전에서 발생한 ‘깡통 전세’ 사기 사건의 피의자 부부가 미국에서 체포돼 한국으로 송환됐다. 이들은 세입자 90명을 상대로 총 62억 원의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세입자들을 속여 전세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집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깡통 전세’ 사기의 피해자들은 대전 일대에서 발생한 이 사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경찰청과 관련 당국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발생한 이 사기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대응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부부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대전시 일대에서 다가구 주택 11채를 매수하고 세입자들에게 ‘정상적으로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한 뒤, 전세 보증금 총 62억 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전세 계약을 맺을 때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주택들을 세입자들에게 임대했으며, 결국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지 못한 채 고스란히 사기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 사건의 피의자는 남 모 씨와 최 모 씨 부부로, 이들은 2022년 8월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애틀랜타에서 언니가 살고 있는 고급 주택가에 거주하며, 풍족한 생활을 이어갔고, 아이들은 펜싱 클럽에 다니는 등 사회적 신분을 과시하며 도피 생활을 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들 부부는 애틀랜타에서 시애틀로 도주해 도피 생활을 이어갔지만, 남 씨 언니에 대한 신상 정보 등이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결국 위치가 파악되었다.  

 

한국 경찰청은 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이후 인터폴을 통해 이들에 대한 수배를 발령했다. 또한, 미국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국토안보수사국(HSI) 등과 협력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려고 했다. 연방 국토안보부는 이들에게 발급된 J1 비자를 취소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이들의 추적에 나섰다.

 

피의자들은 시애틀에서 잠복 수사 중에 검거되었고, 2023년 11월에는 미국 이민법원이 이들 부부에게 자진 출국 명령을 내렸다. 결국, 부부는 지난달 19일 한국으로 송환되었으며, 그들의 송환 당시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90명에 달하며, 이들은 대부분 전세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기대했으나, 결국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고통을 겪었다. 피해자들은 ‘이런 사기를 당할 줄 몰랐다’며 큰 충격에 빠진 상태이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을 저지르기 위해 어떻게 세입자들을 속였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전세 제도와 관련한 법적 미비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전세 사기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경찰은 범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적 공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법적 대응도 계속될 예정이다.

 

한편, 부부는 현재 송환 후 경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전세 보증금 반환이 불가능한 주택을 세입자들에게 임대한 범행의 정도와 피해 액수에 따라 형량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들이 가로챈 금액과 범행의 규모에 맞는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많은 사람들이 믿고 이용하는 전세 제도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한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전세 보증금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의 강화와 함께, 세입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전세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전세 보증금 안전장치 및 세입자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화재 딛고 핀 '선운사 특별전', 1만 5천 명 홀렸다

눕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선운사 본사와 내소사, 개암사 등 말사의 성보 157점을 한자리에서 공개하며 불교 미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특히 지난달 부처님오신날을 기점으로 관람객이 폭증하며 5월 말 기준 누적 관람객 1만 5,000명을 넘어서는 등 박물관 역사상 유례없는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선운사 삼지장(三地藏)’ 보살상의 최초 합동 전시다. 선운사 지장보궁과 도솔암, 참당암에 각각 모셔져 있던 보물급 지장보살상 3점이 사찰 밖으로 나와 나란히 안치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장보살은 지옥 중생을 구제하는 자비의 상징으로, 불자들 사이에서는 관음신앙과 함께 가장 두터운 신앙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유리 진열장 너머로 보살상의 세밀한 표정과 조각 기법을 사방에서 감상하며, 평소 사찰 불단 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성보의 진면목을 눈높이에서 마주하고 있다.전시품 중에서도 지장보궁의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밀반출되었다가 기적적으로 돌아온 파란만장한 역사를 품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당시 보살상을 소장했던 일본인들이 우환에 시달리다 꿈속 계시를 받고 자발적으로 반환했다는 일화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전시장 내에서 상영 중이다. 이러한 드라마틱한 서사와 박물관 측의 적극적인 SNS 홍보가 맞물리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반드시 봐야 할 전시'로 입소문이 나며 관람 열기를 더하고 있다.사실 이번 전시는 작년 가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로 반년가량 일정이 늦춰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6월 조계종 총무원 청사 화재 당시 연기와 분진이 지하 박물관까지 덮치면서 정화 작업을 위해 휴관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연이 오히려 부처님오신날이라는 불교계 최대 명절과 겹치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고창의 여러 암자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만날 수 있는 보물들을 서울 한복판에서 한 번에 친견할 수 있다는 점이 불자들의 발길을 조계사로 이끄는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전시 성사 배경에는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과 교구 스님들의 통 큰 결단이 있었다. 화재로 전시 일정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운사 측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찰의 핵심 성보들을 흔쾌히 서울로 보냈다. 경우 스님은 선운사를 직접 찾지 못하는 대중에게도 성보를 친견할 기회를 주는 것이 불교의 도리라며 문중 스님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심전심의 마음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불상 앞에서 합장하고 큰절을 올리는 경건한 관람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7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특별전은 종교적 신앙을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국보인 내소사 동종의 섬세한 부조와 석조 보살상의 오톨도톨한 질감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번 무대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지닌 전시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화마를 견뎌내고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선운사의 보물들은,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장보살의 자비로운 미소처럼 따뜻한 위로와 평온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