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클릭' 한다더니… 이재명, 결국 '현금 살포' 카드 꺼내나
2025-02-14 12:2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경 편성을 위해 양보 의사를 밝혔던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지역화폐' 사업이 민주당 자체 추경안에 다시 포함되면서 정국이 격앙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세금으로 표를 사겠다는 얄팍한 술수"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민주당은 "정부가 더 나은 대안을 내놓지 않아 불가피했다"고 맞섰다.
13일 민주당은 34조 7천억 원 규모의 자체 추경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35만 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과 2조 원 규모의 '지역화폐 할인 지원' 사업이 포함됐다. 이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의 반대로 추경 편성에 난항을 겪자 직접 포기 의사를 밝혔던 사업들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조기 대선을 겨냥한 악성 포퓰리즘 추경"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사실상 민주당이 지난해부터 주장해 온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다를 바 없다며 "효과는 미미한 데 비해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오로지 현금 살포'밖에 모르는 민주당의 고집"이라고 꼬집었고,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한두 달 선거철 반짝 효과를 위해 13조 원을 써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성장 우선' 기조를 내세우며 일부 정책에 대한 전향적 검토 입장을 밝혔던 것과 달리, 추경안에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우클릭' 행보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결국 오는 20일 열리는 국정협의회에서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대표가 참석해 추경안을 놓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생 제주의 오름과 바람을 렌즈에 담았던 고(故) 김영갑 작가는 루게릭병이라는 시련 속에서도 제주의 진짜 얼굴을 기록하는 데 생을 바쳤다. 그의 유해가 뿌려진 정원을 지나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화려한 색채보다 자연의 고요함이 담긴 사진들이 관객을 맞이한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제주를 가장 깊이 사랑했던 한 예술가의 치열한 삶의 궤적을 마주하는 성지와도 같다.제주의 색채를 화폭에 담아낸 김택화 화백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도 빼놓을 수 없다. 조천읍에 위치한 김택화미술관은 한라산의 사계절과 돌담, 유채꽃 등 제주만의 서정적인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 122점을 선보인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한라산소주 패키지의 원화와 제주 현대사를 담은 삽화들은 예술이 어떻게 지역의 문화와 호흡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화려하게 꾸며진 관광지로서의 제주가 아닌, 삶의 터전으로서의 섬이 가진 본연의 색깔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미술관의 가장 큰 매력이다.성산의 옛 국가 통신시설을 개조한 ‘빛의 벙커’는 과거의 어둠을 예술의 빛으로 치환한 혁신적인 공간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의 명작들이 거대한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해 관람객을 압도한다. 수십 대의 프로젝터가 만들어내는 초대형 영상과 웅장한 음악은 관객이 명화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콘크리트 벙커 안에서 펼쳐지는 빛의 향연은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나 일정한 감동을 전하며 제주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제주 서부의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숲과 예술이 공존하는 치유의 공간이다. 그 중심에 자리한 제주현대미술관은 곶자왈의 생명력을 디지털 영상으로 재해석한 ‘곶자왈: 숨결의 시간’ 전시를 통해 자연과 기술의 조화를 선보인다. 또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흥수 화백의 하모니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획전은 인간과 자연의 융합이라는 깊이 있는 미학을 전달한다. 미술관을 둘러본 뒤 숲길을 따라 늘어선 작가들의 작업실과 야외 조각들을 감상하다 보면 마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지붕 없는 미술관임을 깨닫게 된다.예술적 사유의 정점은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미술관에서 완성된다. 회색 콘크리트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인 이곳은 김창열 화백이 평생 탐구해온 물방울의 철학을 오롯이 담아냈다. 특히 프랑스 일간지 위에 맺힌 투명한 물방울을 표현한 ‘신문지 작업’ 연작은 존재와 비움, 실재와 허상의 경계를 묻는 동양적 사유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캔버스 위에 영롱하게 맺힌 물방울은 금세 흘러내릴 듯 생생하면서도, 시간마저 멈춘 듯한 고요한 정적을 품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명상에 잠기게 한다.제주의 미술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섬의 영혼을 기록하고 있다. 김영갑의 사진이 바람의 기록이라면, 김택화의 그림은 빛의 기록이고, 김창열의 물방울은 철학의 기록이다. 빠르게 명소를 섭렵하는 여행 대신, 거장들의 시선을 빌려 제주의 풍경을 다시 바라보는 일은 여행의 속도를 늦추고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자연이 주는 감동과 예술이 주는 울림이 교차하는 제주의 미술관들은 올여름 가장 완벽한 휴식처이자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예술의 섬 제주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오색 빛으로 여행자들을 손짓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