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입력 최강" 오페라 '윙키'.. 위험한 진실을 파헤친다

2025-02-17 11:10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 창작오페라 윙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현대 사회의 윤리적 이슈와 감정을 정교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오페라는 인간과 인공지능(AI) 로봇 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특히 육아를 맡은 AI 로봇이 가족 내 비극을 일으킨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작품의 주인공인 '윙키'는 가정용 인공지능 로봇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젊은 부부를 대신해 가사를 돌보고 아기를 돌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어느 날 아기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부부는 윙키를 고발하게 되며, 오페라는 윙키가 형사에게 취조받는 과정 속에서 밝혀지는 가족의 숨겨진 비밀을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알고리즘'이라는 의인화된 인공지능이 등장하여, 윙키와 대립을 벌이게 된다.

 

윙키는 AI와 인간의 윤리적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특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얻을 만한 주제를 제공한다. 공혜린 작곡가는 이 작품을 통해 엄마와 아이의 돌봄 노동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며, 로봇에게 아기를 맡긴 '아내'의 죄책감과 로봇의 의무적인 '무조건적인 모성애'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사회적, 윤리적 이슈를 오페라라는 예술 장르로 풀어내어, 관객들에게 깊은 사고를 유도한다.

 

 

공혜린 작곡가는 오페라 윙키에서, 등장인물의 감정을 음악적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윙키가 형사에게 취조받는 장면에서 로봇다운 기계적인 음악과 아기의 죽음을 슬퍼하는 인간적인 음악의 변화를 섬세하게 처리했다. 또한, 이 오페라는 다양한 악기를 활용하여 감각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하프와 첼레스타, 윈드차임 등의 악기들이 주는 효과는 극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며, 극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작곡가는 각 인물의 심리를 음악으로 풀어내며,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오페라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연출의 탁월함이다. 연출가 양수연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붙은 10개 장면 무대를 빠르게 전환하며, 각 장면의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특히 윙키와 알고리즘이 대립하는 장면에서 연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며,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극의 몰입도는 관객들로부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렇게 몰입이 잘 되는 창작오페라는 처음이다"는 평을 들으며 매우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

 

음악과 연기 면에서도 오페라는 완벽을 추구했다. 윙키 역의 소프라노 장은수, 아내 역의 소프라노 김수정, 남편 역의 테너 유슬기, 형사 역의 바리톤 서진호 등 주역들은 모두 캐릭터에 맞는 목소리와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였다. 특히 윙키와 알고리즘 간의 대립은 이 작품의 중요한 축을 이루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지휘자 박인욱의 지휘 아래, 공혜린의 음악을 완벽하게 구현하며 관객들의 몰입을 도왔다. 또한, 연합합창단은 주역들과 함께 노래를 주고받으며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그들의 합창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윙키'는 단순한 오페라를 넘어, 사회적,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다. 이 오페라는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과 로봇 간의 관계,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진지하게 탐구하며, 감정과 음악, 연기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윙키의 성공적인 공연은 향후 창작오페라와 공연예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더욱 많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접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카이로 오페라 하우스 발칵 뒤집은 '한국어 노래'의 정체…조수미, 이집트 심포니와 선보인 역사적 협연

기념하여, 조수미가 데뷔 후 처음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두 문명권의 화합과 우정을 상징하는 문화 외교의 정점이 될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이집트 문화의 심장부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서 '조수미 & 카이로 심포니 협연' 음악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며 세계 최정상의 무대를 누벼온 조수미에게도 이번 이집트 공연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이날 무대에서 조수미는 이집트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카이로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과 완벽한 호흡을 맞춘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주요 오페라 아리아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는 한편,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가곡을 통해 K-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이집트 관객들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가고파'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꽃구름 속에' 중 한 곡이 연주될 계획이어서, 수천 년 역사의 땅에 우리의 가락이 어떻게 울려 퍼질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현지 카이로 오페라단 단원들과의 협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어 양국 음악가들이 만들어낼 하모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음악회뿐만 아니라, 양국의 30년 우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도 함께 열린다. 11일부터 28일까지 카이로 이슬람 예술박물관에서는 '함(HAAM): 함께함을 담다'라는 제목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 전시에는 지난 30년간 양국이 주고받은 외교 공식 문서와 기록물, 양국 정상이 나눈 선물 등 귀중한 사료 17점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더불어 한국 전통 공예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공예품 8점도 함께 전시되어, 이집트 국민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한국 정부는 이번 30주년 기념행사를 발판 삼아 이집트와의 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 달 카이로에서 열리는 대규모 현대미술 축제 '카이로 인터내셔널 아트 디스트릭'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조수미의 공연으로 시작된 문화 교류의 물결이 미술, 공예 등 다방면으로 퍼져나가며 양국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