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보다 싸다!… '오프프라이스 스토어' 2030 꽉 잡은 이유

2025-02-18 11:08

 "이 가격 실화 맞나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백화점 오프프라이스 스토어. 매장 곳곳에 붙은 '30~80% OFF' 가격표를 바라보는 손님들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설렘이 가득했다. 엄마 손 잡고 온 10대 소녀부터 친구와 나들이 나온 20대, 알뜰 쇼핑에 나선 중년 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득템'을 위해 분주히 매장을 누볐다.

 

오프프라이스 스토어는 유명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백화점이 직접 매입해 아울렛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이다. 불황 속에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알뜰 쇼핑족들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는 '보물찾기'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매장에서 만난 20대 직장인 A씨는 "인터넷 최저가보다 싸게 폴로 니트를 득템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정가 생각하면 믿기 어려운 가격"이라며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만한 쇼핑 천국이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처럼 오프프라이스 스토어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가격 경쟁력'이다. 백화점이 직접 상품을 매입하고,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면서 아울렛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는 20살 B씨는 "평소 좋아하던 브랜드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며 "한정된 용돈으로 알뜰하게 쇼핑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말했다. 그는 "원하는 상품을 찾았을 때의 짜릿함은 덤"이라며 웃어 보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오프프라이스 스토어 '팩토리스토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오프웍스' 역시 같은 기간 3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랜드리테일의 '팩토리아울렛'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에 백화점들은 오프프라이스 스토어를 더욱 확대하고,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030세대가 선호하는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강화하고, 트렌디한 상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며 젊은 고객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오프프라이스 스토어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알라딘'부터 '위키드'까지…올해 당신이 놓친 대작들

순히 'K-컬처'의 한 부분이 아닌, 'K-뮤지컬'이라는 독립적인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한때 침체되었던 공연의 거리 대학로 역시 대극장 중심의 관람 문화에서 벗어나 신선하고 독창적인 중소극장 창작 뮤지컬에 눈을 돌린 관객들로 인해 완연한 봄을 맞았다. 이러한 활기는 단순한 공연계의 부흥을 넘어 유튜브, 굿즈, 네컷사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파생되며 뮤지컬을 모든 국민이 즐기는 친숙한 여가 생활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2025년 상반기 뮤지컬 시장은 티켓 판매액 약 2376억 원, 예매 수 약 400만 매를 기록하며 전체 공연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공연 회차는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하며 양적 팽창을 이뤘다.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24년 기준 한국의 관객 수는 이미 브로드웨이의 절반을 넘어섰고, 웨스트엔드의 45% 수준에 육박했다. 다만, 평균 14만 원대의 브로드웨이나 11만 원대의 웨스트엔드와 비교해 한국의 평균 티켓 가격은 약 6만 원 수준으로, 전체 판매액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 때문에 고가의 티켓 가격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많은 공연이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어 정보 검색을 통해 '반값' 관람의 기회를 잡는 것도 가능해졌다.관객층의 확대 역시 2025년 뮤지컬 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중소극장에서는 특정 작품을 여러 번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과 마니아층이 여전히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이들은 일반 관객보다 6배 이상 많은 부가 상품을 구매하며 산업의 또 다른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제 뮤지컬은 더 이상 '뮤덕'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대중성을 앞세운 대극장에서는 커플이나 가족 단위의 관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알라딘', '위키드' 같은 인기 라이선스 작품과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 그리고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 배우들의 출연이 데이트나 효도 관람 수요를 이끌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다른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그야말로 흥행작의 풍년이었다. 2025년 한 해 동안 가장 사랑받은 작품은 디즈니 뮤지컬 '알라딘' 서울 공연이었으며, 13년 만에 돌아온 '위키드' 오리지널 공연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팬텀', '지킬앤하이드', '물랑루즈', '데스노트', '맘마미아' 등 굵직한 작품들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티켓팅 전쟁'을 일으켰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2026년 한국 뮤지컬계는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역대 최다 작품이 출품된 '한국뮤지컬어워즈'와 한국 뮤지컬 출범 60주년을 기념해 신설되는 '백상예술대상' 뮤지컬 부문은 K-뮤지컬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