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뒤 텅 빈 교실" 초등학교 입학식, 저출산 그림자 드리우다
2025-03-05 16:20
전국 초등학교에서 일제히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4일, 갓 입학한 1학년 신입생들의 설렘과 희망찬 표정이 학교를 가득 채웠다. 꽃다발과 선물을 양손에 든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기된 모습이었다.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한 서 양은 "특히 수학을 좋아해서 더 잘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대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을 뛰어놀고 싶다는 김 군은 "술래잡기를 제일 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수줍음 많은 이 양은 "친구들아,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인사를 전하며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모든 학교가 이처럼 활기찬 것은 아니었다. 저출산의 여파로 신입생을 받지 못해 1학년이 없거나, 아예 문을 닫는 학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여주의 이포초등학교 하호분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열지 못했다. 포천의 중리초등학교는 신입생 부족으로 지난 1일 폐교됐다. 경기도 내에서만 학생 수 부족으로 문을 닫은 학교가 올해 들어 6곳에 달한다. 양평, 여주, 평택, 포천, 화성 지역에서는 입학생이 단 1명뿐인 학교도 5곳이나 됐다.

입학식 현장의 밝은 분위기와 신입생 없는 학교의 씁쓸한 현실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텅 빈 교실의 적막함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새 학기, 초등학교 입학식 풍경은 우리에게 두 가지 상반된 메시지를 던진다. 하나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희망과 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저출산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위기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꺾이지 않도록, 그리고 학교가 지역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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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를 품고 있으면서도, 그 궤적은 현대적인 세련미를 물씬 풍겼다. 무대 위를 채우는 소리꾼의 애절한 음성은 무용수의 거친 호흡과 맞물려, 마치 실제 굿판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자아냈다.지난 2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개된 서울시무용단의 신작 ‘무감서기’(Gut: Whispering Steps) 오픈 리허설 현장은 전통의 파격적인 변신을 목격하려는 열기로 가득했다. 이번 작품은 서울굿의 마지막 단계에서 의뢰인이 무녀의 옷을 빌려 입고 직접 춤을 추는 행위인 ‘무감서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45명에 달하는 무용수가 펼치는 거대한 군무는 굿이 가진 장엄한 에너지와 생동감을 현대 무용의 언어로 새롭게 번역해낸다.이날 리허설에서는 전체 12개 마당 중 황, 청, 적, 백의 눈물로 명명된 네 개의 핵심 장면이 시연되었다. 무속 신앙의 오방색을 인간의 감정과 연결한 이번 신작은 기무간, 최태헌, 박정훈 등 주목받는 안무가들이 대거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현장에 초청된 관객들은 무용수들의 미세한 떨림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듯 숨을 죽였으며, 시연이 끝난 뒤에는 창작진을 향해 날카로우면서도 애정 어린 질문을 쏟아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윤혜정 서울시무용단장은 이번 작품이 단순한 종교적 재현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무감서기의 진정한 의미가 타인이나 신비로운 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려는 주체적인 의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즉, 굿이라는 형식을 빌려 현대인이 겪는 고통과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다섯 가지 색깔의 눈물로 형상화한 것이다.전통 한국무용을 전공한 단원들이 컨템퍼러리 댄스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도 윤 단장은 확신에 찬 답변을 내놓았다. 수십 년간 다져온 전통의 기초가 없었다면 이러한 현대적 움직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철저하게 계산된 군무의 합 속에서도 무용수 개개인의 개성이 분출되는 즉흥적인 지점들이 조화를 이루며, 서울시무용단만이 보여줄 수 있는 독보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냈다.전통 굿의 제의적 형식과 현대 무용의 자유로운 표현이 만난 ‘무감서기’는 오는 9월 10일부터 1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가장 어두운 흑의 눈물에서 시작해 온전한 해소에 이르는 백의 눈물까지, 무대 위에서 펼쳐질 치유의 여정은 관객들에게 한국 무용의 새로운 지평을 확인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굿의 호흡을 현대적 감각으로 깨운 이번 초연은 올가을 공연계의 가장 강렬한 잔상을 남길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