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악재에도 韓 1인당 국민소득 '선방'..세계 6위 수준 유지
2025-03-05 15:42

1인당 GNI는 2014년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1년째 3만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3만 7,898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정체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달러 환산 기준 성장률이 원화 기준 성장률보다 낮게 나타나면서 소폭 상승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1인당 GNI 규모는 주요국 가운데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일본과 대만 수준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만 비교하면 우리나라보다 1인당 GNI 규모가 큰 나라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뿐"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이탈리아의 1인당 GNI 발표 자료가 나오지 않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약 3만 8,500달러)를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6위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환율 변동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국 통화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원화, 일본 엔화, 대만 달러화의 절하율(가치 하락률)은 각각 4.3%, 7.4%, 3.0%였다.
IMF는 우리나라가 2027년이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 부장은 "명목 GNI 증가율은 계속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IMF 외환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 그리고 환율 변동에 따른 미 달러화 기준 변동 폭이 커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은 2.6%로 집계됐다. 이는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민간소비는 1.8% 증가에 그치며 더딘 회복세를 나타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는 팥죽 대신 팥떡을 먹는 것이 좋다는 전통 풍속이 재조명되고 있다. 바로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드는 '애동지'이기 때문이다.22일 국립민속박물관 및 민속학계에 따르면, 동지는 양력으로 12월 21일이나 22일로 고정되어 있지만, 음력 날짜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진다. 음력 11월 1일에서 10일 사이에 동지가 들면 '애동지(兒冬至)', 11일에서 20일 사이에 들면 '중동지', 21일에서 30일 사이에 들면 '노동지'라고 부른다.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3일로, '애동지'에 해당한다.우리 조상들은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는 풍습을 중요하게 여겼다. 동지는 음(陰)의 기운이 극에 달하는 날로, 음성(陰性)인 귀신이 성하게 활동한다고 믿었다. 이때 붉은색은 양(陽)을 상징하며 강력한 벽사(辟邪)의 힘을 가진다고 여겨졌는데, 붉은 팥으로 쑨 팥죽을 집안 곳곳에 뿌리거나 먹음으로써 역귀와 잡귀를 쫓아냈던 것이다. 이러한 풍습은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세시기'나 '열양세시기' 등에도 동짓날 팥죽을 먹는 기록이 남아있다.그러나 '애동지'에는 팥죽을 먹지 않고 팥시루떡을 해 먹는 특별한 풍속이 존재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팥죽을 금기시했는데, 이는 팥죽이 아이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이었다.이 속설에는 두 가지 주요 해석이 있다. 첫째, 팥죽의 붉은색이 아이의 수호신인 삼신할머니를 쫓아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둘째, 팥죽의 '죽' 발음이 '죽음'과 유사하여 아이에게 불길한 기운을 가져올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아이(兒)'가 들어가는 애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그 부정함이 아이에게 옮겨가 큰 우환이 생기거나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강한 금기가 작용했다.따라서 조상들은 팥의 붉은 기운을 통해 액운을 물리치려는 본래의 의도는 살리되, '죽'이라는 형태를 피해 '떡'으로 대체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팥시루떡은 팥의 붉은 기운을 유지하면서도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여겨져 애동지의 대표적인 절식(節食)으로 자리 잡았다. 경북과 강원에서는 '애기동지' 또는 '아동지', 전남에서는 '아그동지'나 '소동지' 등으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이 풍습이 이어져 왔다.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10일 안에 드는 애동지인 만큼, 전통적으로는 팥죽 대신 팥떡을 먹으며 아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라며 "이는 액운을 물리치려는 조상들의 마음이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과 결합된 독특한 풍속"이라고 설명했다.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속설이 미신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애동지의 풍속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우리 조상들의 깊은 가족애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