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뇌졸중 중태" 세르비아 의회, 최루탄·연막탄 난동... 무슨 일이?
2025-03-05 15:58
세르비아 의회가 야당 의원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로 아수라장이 됐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의사당에서 야당 의원들이 연막탄과 최루탄을 투척해 최소 3명의 의원이 부상당했고, 이 중 집권당(SNS) 소속 야스미나 오브라도비치 의원은 뇌졸중으로 중태에 빠졌다.
이날 의회는 대학 교육 기금 증액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야권은 지난 1월 기차역 지붕 붕괴 참사 책임을 지고 사임한 밀로스 부세비치 총리의 사임안 처리와 새 정부 구성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리 공석 상태에서 현 정부가 새 법안을 통과시킬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세르비아 법에 따르면 총리 사임은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며, 30일 이내에 새 정부를 구성하거나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격렬한 논쟁 끝에 야당 의원들은 "세르비아가 봉기해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회의 시작 약 1시간 만에 본격적인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일부 의원들은 의장석으로 돌진하며 경비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연막탄과 최루탄을 던졌고, 의회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검은색과 분홍색 연기가 의회 내부를 뒤덮는 모습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아나 브르나비치 의회 의장은 야당을 "테러리스트 집단"이라고 맹비난했지만, 야당은 총리 사임안 처리와 새 정부 구성을 요구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부치치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를 "외국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는 체제 전복 시도"로 규정하고 조기 총선과 사임 요구를 모두 거부하고 있어, 세르비아 정국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의회 난동 사태는 세르비아 정치의 불안정성과 깊은 갈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으로, 향후 정국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통해 세상에 알려진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창작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여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초연 당시 주요 뮤지컬 시상식에서 3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이 연극적 여정은 더욱 탄탄해진 캐스팅과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재연의 막을 올렸다.이번 공연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이 가장 큰 무기다. 평생 글을 모르고 살다 여든이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적고 시를 짓게 된 할머니들의 실제 경험담이 극 전체를 관통한다. 무대 위 배우들은 할머니들이 꾹꾹 눌러 쓴 시구를 가사 삼아 노래하며,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노년의 삶을 경쾌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낸다. 초연 멤버들이 전원 합류한 가운데 차청화와 김미려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새롭게 가세하여 극의 활력을 더했다.작품의 음악적 특징은 할머니들의 투박한 언어를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냈다는 점에 있다. 제작진은 경상도 사투리 특유의 억양과 할머니들이 맞춤법에 서툴게 적어 내려간 표현들을 노래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반갑다'를 '방가따'라고 발음하는 식의 디테일은 할머니들의 삶을 미화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배우들은 이러한 생소한 억양을 익히기 위해 대본에 악보처럼 음의 높낮이를 그려가며 연습에 매진했다는 후문이다.출연 배우들에게도 이번 작품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차청화는 실제 고령의 시할머니를 모시며 느꼈던 감정들을 연기에 투영하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긴 무게감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희극인으로서 대중에게 친숙한 김미려 역시 할머니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유머와 슬픔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자신만의 색깔로 배역을 소화해냈다. 배우들의 이러한 진심 어린 접근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연기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전달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공연장 분위기는 여느 뮤지컬과는 사뭇 다르다. 할머니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노래로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온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도 관객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삶의 진실이 주는 힘 때문이다. 연출팀은 이러한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서울 공연 이후 뉴캐스트와 함께 전국 투어를 진행하며 더 많은 지역의 관객들과 할머니들의 시심(詩心)을 공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오는 6월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여기도 시, 저기도 시"라고 읊조리던 할머니들의 발견처럼,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공연은 올여름 가장 따뜻한 위로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들의 서툰 글씨체가 무대 위 조명을 받아 찬란한 노래로 피어나는 광경은 세대를 초월한 모든 이들에게 인생을 '오지게 재밌게'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