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관세 4배 높아"..정부 '사실과 달라'

2025-03-06 14: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는 주장을 한 뒤, 한국 정부는 즉각적으로 이를 반박하며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미국 측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의회 연설에서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다른 많은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발언은 한국이 미국에 비해 과도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과 미국 간의 대부분 제품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 2007년 한미 FTA를 체결한 이후, 대미 수입품에 대해 대부분의 제품에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미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0.79%로, 환급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4배’ 관세 주장에 대한 근거는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에 부과하는 평균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MFN 단순 평균 관세율은 13.4%로, 미국의 3.3%보다 4배 높은 수준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MFN 관세율을 근거로 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MFN 관세율은 미국과의 FTA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정확하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근거가 부족한 주장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4배’라는 수치는 아마도 단순히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4배”라는 수치를 통해 한국이 미국보다 불공정하게 더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한미 FTA 체결 이후,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해왔다. 특히, 최근 3년간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연평균 27.5%의 증가율을 보였으며, 2022년에는 역대 최대인 557억 달러(약 81조 원)의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불공정한 이득을 보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대미 무역 흑자가 8번째로 많은 국가가 되었다. 동시에 이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 8번째로 많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발언을 통해 한국에 대한 불공정한 무역흑자를 문제삼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한다. 이태규 한국경제인협회 글로벌 리스크 팀장은 “트럼프는 방위비나 조선산업 협력 문제 등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과장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의 발언은 관세 부과의 목적이 아니라,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수단으로 사용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된 논란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태규 팀장은 “트럼프가 주장한 대로 4월 2일 이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FTA를 재논의할 가능성도 있으며,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적으로 반박하며, 주미 한국대사관과 다양한 통상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정확한 사실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강조하면서, 앞으로도 양국 간의 무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7500장 타일의 마법, 전혁림미술관이 된 생가터

원천이었다. 화백이 봉평동 자택에서 매일 마주했던 남해의 짙푸른 빛깔은 그만의 독창적인 색채인 ‘전혁림 블루’로 승화되어 한국 현대 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90세의 고령에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의 열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이어져, 청와대 인왕실을 장식한 가로 7m의 대작 ‘통영항’을 탄생시키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화백의 예술적 숨결이 가장 진하게 남아 있는 곳은 봉평동 봉수골이다. 약 600m에 이르는 이 아담한 거리는 사계절 내내 예술적 감성이 흐르는 통영의 문화 1번지다. 봄이면 벚꽃 터널로 장관을 이루는 이곳 한복판에는 건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오브제인 전혁림미술관이 우뚝 서 있다. 2003년 화백의 생가터에 세워진 이 미술관은 전 화백 부자의 작품을 구워 만든 7,500여 장의 도자기 타일로 외벽을 장식해, 방문객들로 하여금 건물 안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강렬한 예술적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미술관 내부로 발을 들이면 전혁림 화백의 작품 80여 점과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유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특유의 푸른 색조로 재구성된 통영의 풍경들은 평면의 캔버스를 넘어 장엄한 바다의 일렁임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화백이 평생을 바쳐 완성한 남빛의 변주를 감상하다 보면, 왜 그가 ‘한국의 피카소’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통영이라는 도시가 지닌 문화적 자부심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미술관을 나와 봉수골의 정취를 따라 걷다 보면 폐가를 개조해 만든 작은 서점 ‘봄날의 책방’을 만날 수 있다. 지역 출판사인 ‘남해의봄날’이 운영하는 이 공간은 서점이라는 틀을 깨고 예술과 문학이 공존하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준다. ‘예술가의 방’이나 ‘책 읽는 부엌’처럼 개성 넘치는 콘셉트로 나뉜 공간들은 방문객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 그 이상의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통영의 예술가들이 직접 기획한 도서들이 진열된 공간은 지역 문화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서점 내부의 ‘바다 책방’은 전혁림 화백의 블루를 계승하듯 온통 파란색으로 채워져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들과 통영의 문화예술인들이 창작한 작품들은 이곳을 서점이 아닌 작은 갤러리처럼 느껴지게 한다.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이 사랑한 도시의 이야기가 책장 사이사이에 스며들어 있어,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통영의 진정한 속살을 마주하게 된다. 봉수골의 작은 서점은 그렇게 지역 예술의 가치를 전파하는 소중한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전혁림미술관에서 시작해 봉수골의 서점과 공방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통영이 왜 예향인지를 몸소 증명한다. 거장이 남긴 푸른 색채는 후대 예술가들에 의해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되며 도시의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짙푸른 바다의 기억을 화폭에 담았던 화백의 정신은 이제 봉수골의 일상 속에 녹아들어, 길을 걷는 모든 이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건넨다. 통영의 바다가 꽃피운 예술의 향기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봉수골 골목마다 은은하게 배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