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락가락 관세 정책..캐나다 "보복관세" 계속 유지

2025-03-07 14:44

캐나다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추가 관세 면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제품에 대한 일부 보복 관세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의 자유무역협정(USMCA)에 적용되는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한 달 동안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4월 2일까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두 번째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1차 보복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25%의 관세를 부과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유예 조치를 발표한 것에 따른 후속 조치로, 캐나다의 보복 관세가 일부 연기되었음을 의미한다. 도미니크 르블랑 캐나다 재무장관은 6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캐나다산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캐나다는 4월 2일까지 125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두 번째 보복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만을 계속 제기하며, 미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보복 관세 부과는 여전히 유효한 상태로 유지됐다.

 

캐나다는 지난 4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25% 관세 부과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으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정부는 1550억 캐나다 달러(약 157조 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했다. 이 중 30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1차 보복 관세는 즉시 시행되었고, 나머지 125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는 3월 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까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캐나다는 2차 보복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비판하며, 모든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온타리오주 더그 포드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시행하고 철회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영구적으로 관세 위협을 철회할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타리오주에서는 전력 요금을 25% 인상할 계획도 밝혀졌으며, 이는 미국으로 송전되는 전력 요금에 적용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데이비드 에비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가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상업용 트럭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임을 밝혔으며, 이는 추가적인 압박을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캐나다 시민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분노를 표하며,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에 나섰다. 온타리오주 출신의 존 리드케는 "캐나다 국민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분노하고 있으며, 다시는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들은 "미국의 관세는 불합리하고 타당하지 않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캐나다 국민의 감정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한편, 멕시코는 9일 부로 적용할 예정이었던 대미 보복 관세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4월 2일까지 미국과의 무역에서 USMCA에 준수하는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이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앞으로도 미국과의 교역에 있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멕시코와 캐나다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여전히 가지고 있으며, 완전한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유예 조치는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유예 조치는 일시적인 것일 뿐, 4월 2일부터 본격적인 관세 부과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는 상호관세 부과의 첫 단계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북미 무역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으며, 향후 추가적인 보복 조치와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AI 시대 예술의 본질은 몸, 데블린이 던진 화두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관객이 작품의 경이로움에 빠져들 때쯤, 견고해 보이던 책장이 마법처럼 열리며 거울로 이루어진 무한한 미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서울 가회동의 푸투라 서울에서 막을 올린 에스 데블린의 개인전은 이처럼 관객을 단순한 관찰자에서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극적인 장치로 시작된다. 거울 미로 속에 들어선 이들은 수없이 복제된 자신의 형상과 타인의 얼굴이 뒤섞이는 기묘한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이번 전시는 비욘세와 아델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무대를 설계하며 '스펙터클의 거장'이라 불려온 에스 데블린의 철학을 집대성한 자리다. 런던 올림픽 폐막식과 슈퍼볼 하프타임 쇼 등 수만 명을 열광시켰던 그의 이력은 언뜻 화려한 겉치레에 집중할 것 같지만, 실상 그가 추구하는 핵심은 '거대한 규모의 친밀함'에 닿아 있다. 수만 명의 군중 속에서도 결국 예술을 경험하는 주체는 개별적인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이라는 통찰이다. 작가는 거대한 빛과 거울을 도구 삼아 관객 개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내밀한 순간을 정교하게 설계해냈다.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미러 메이즈'는 자아의 경계를 허무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거울은 본래 나를 확인하는 도구지만, 데블린의 미로 안에서는 내가 아닌 타인의 모습이 먼저 들어오거나 옆 사람의 실루엣과 나의 형상이 겹쳐진다. 이러한 시각적 어긋남은 '나'라고 믿어왔던 단단한 자아의 틀을 느슨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 실제와 반사 사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며 우리가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역설한다. 미로의 끝에서 마주하는 붉은 백스테이지 공간은 이 모든 환상이 만들어진 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창작의 고통과 협업의 가치를 동시에 보여준다.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넘어선 생태적 관점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타원형 구조물 안에 250종의 생명을 담아낸 '컴 홈 어게인'은 서울과 런던의 생태계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다. 작가는 서울에 서식하는 수천 종의 생물 중 인간은 단 한 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거울의 틀 안에 인간의 얼굴 대신 새와 곤충, 식물의 형상을 채워 넣었다. 이는 나를 타인에게 열었던 거울의 기능을 종 전체로 확장하여,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해야 하는 필연적인 운명임을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합창으로 증명해 보인다.인공지능(AI)이 이미지를 무한 생성하는 시대에 데블린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몸'이 가진 가치를 강조한다. 그는 의식이 머릿속 관념이 아닌 물리적인 신체 안에 구현되어 있다고 믿으며, 사람과 사람이 실제로 마주하는 '체화된 만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전시장에 마련된 '콜렉티브 포트레이트'는 이러한 신념의 실천적 공간이다. 관객들은 처음 보는 이와 마주 앉아 서로의 얼굴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디지털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 교감의 흔적을 남긴다. 그림의 기술적 완성도보다 서로를 바라보며 보낸 시간의 가치가 작품의 본질이 되는 셈이다.전시장 밖의 자연광을 안으로 끌어들인 '라인 오브 라이트'는 푸투라 서울의 건축미와 어우러져 빛의 서사를 완성한다. 앞선 기획전들이 암전된 공간에서의 몰입을 강조했다면, 데블린은 창밖의 풍경과 인공의 빛을 섞어내며 예술을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30여 년간의 고뇌가 담긴 스케치북을 관객과 공유하는 '스크린쉐어' 역시 작가와 관객이 서로의 흔적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명확히 한다. 2027년 초까지 이어지는 이번 여정은 거울과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아가 타자와 세계를 향해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긴 호흡의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