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로 재탄생한 남산골한옥마을 & 운현궁, 힙한 프로그램 대공개

2025-03-07 14:45

서울시가 올해 남산골한옥마을과 운현궁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7일 밝혔다. 이 두 전통문화명소는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대폭 확장하여, 전통과 현대를 잇는 매력적인 콘텐츠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계획이다.

 

운현궁은 올해 '운현궁에서 쉬라궁'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이 운현궁에서 자유롭게 쉬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점심시간을 활용한 미니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친 시민들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현궁을 재조명하는 취지다. 또한 '운현유람기'와 '운현궁 인물열전'이라는 이야기(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해, 운현궁의 역사와 그곳에 얽힌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남산골한옥마을은 예술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겨냥하여 전통 가옥을 활용한 '남산골 하우스 뮤지엄'과 전통공예관에서 '남산골 HOME(HanOkMaEul)' 전시를 새롭게 기획했다. 이 전시에서는 전통 생활문화와 전통공예 예술인들의 작품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통과 현대의 융합을 통해 전통문화의 새로운 면모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3년 연속 전석 매진을 기록한 '남산골 한옥콘서트'는 올해도 계속된다. 판소리와 민요 등 전통 음악 공연을 중심으로, 신진 아티스트와 중견 아티스트들이 함께하는 세대 간 융합 공연으로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은 6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첫째·셋째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되며, 총 8회 정기공연과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 공연 2회도 예정돼 있다.

 

 

 

운현궁에서는 '별 헤는 밤 운현궁', '구름재 다실', '운현궁 한옥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진행된다. 고즈넉한 운현궁을 배경으로 천체 관측, 다도 체험, 국악 공연 등을 즐기며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운현궁에서는 조선 후기 도성과 왕실을 수비하던 훈련도감 군사들이 익혔던 '무예도보통지'에 등장하는 무예와 활쏘기 체험도 4~6월, 9~11월 동안 진행된다. 이는 전통 무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민들에게 역사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두 문화명소는 전통 세시풍속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설, 한가위, 동지 등 주요 절기에는 전통 세시 행사뿐만 아니라 전통 혼례 체험과 전통 예절 교실도 운영되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전통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남산골한옥마을은 하절기인 4월부터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되며, 동절기인 11월부터 3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운현궁은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두 곳 모두 월요일은 휴관한다.

 

서울시 문화유산활용과 경자인 과장은 "앞으로도 전통 문화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전통문화가 단순히 과거의 것이 아닌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정제된 서정성 vs 폭풍 같은 격정…피아니스트 임연실, 베토벤의 두 얼굴을 한 무대에 올린다

IV'는 고전주의의 틀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던 청년 베토벤의 음악적 야심과 내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무대로 꾸며진다. 임연실은 이번 독주회에서 베토벤의 초기 작품 중에서도 각기 다른 개성과 의미를 지닌 세 개의 소나타를 선정, 작품에 담긴 서정성과 실험 정신, 그리고 극적인 드라마를 그녀만의 섬세하고도 힘 있는 해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관객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익숙한 명곡의 새로운 면모는 물론, 베토벤이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거대한 음악적 비전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될 것이다.이번 공연의 포문은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 중에서도 정제된 서정성이 돋보이는 소나타 9번 E장조로 연다. 이 곡은 내면의 균형감과 함께 피아노의 음향적 가능성을 탐구하던 베토벤의 실험적 면모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베토벤 스스로 '큰 소나타(Grande Sonata)'라고 명명했을 만큼 거대한 규모와 구성을 자랑하는 소나타 4번 E-flat장조가 장식한다. 약 28분에 달하는 연주 시간, 폭넓은 음역대와 다채로운 화성은 당시 통상적인 소나타의 규격을 뛰어넘는 것으로, 피아노 소나타를 교향곡에 버금가는 대규모 예술 형식으로 격상시키려 했던 베토벤의 의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고전적 형식미 속에 낭만주의적 감성의 싹을 틔운 초기 대작으로 평가받는 이 곡을 통해 관객들은 청년 베토벤의 뜨거운 열정과 야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연주회의 대미는 대중에게 '비창(Pathétique)'이라는 이름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피아노 소나타 8번 c단조가 장식한다. 이 곡은 베토벤이 직접 '비장하고 감정을 강하게 일으키는 대 소나타'라는 의미의 표제를 붙인 최초의 피아노 소나타로, 그의 초기 작품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서사와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걸작이다.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격정과 비극적인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고전주의 시대의 종언과 낭만주의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곡으로 평가받는다. 임연실은 이 곡을 통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그것을 아우르는 견고한 구조적 완성도를 동시에 선보이며 베토벤 음악의 정수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처럼 다채로운 베토벤의 초기 세계를 그려낼 피아니스트 임연실은 이화여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브레멘 국립예술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최고성적으로 마치며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은 정통파 연주자다. 현재 명지대학교 공연예술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학구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해석과 탁월한 연주력을 통해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전달할 것이다. 그의 손끝에서 재탄생할 베토벤의 초기 걸작들이 쌀쌀한 겨울밤, 관객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과 뜨거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