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석방 후 둘로 나뉜 서울

2025-03-10 14:33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 이튿날인 9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주일 예배를 진행하며 윤 대통령의 석방을 환영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제 헌법재판소는 재판을 하나 마나 끝난 것"이라며 "만약 헌재가 다른 결정을 내린다면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 한칼에 날려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국민저항권이 헌법 위에 있는 최고의 권위라며 헌재가 이에 앞서 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서도 "국민저항권이 발동되기 전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연설을 언급하며 "그때부터 이미 이 사람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에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몰랐으나, 대통령이 되고 나서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비상계엄령을 포함한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선관위의 부정선거 조작 때문이며, 윤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를 잇는 최고의 지도자"라고 덧붙였다.

 

이날 예배에서는 언론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전 목사는 "MBC, KBS, SBS, 종편 채널 모두 문제가 있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또한 북한에 70만 명의 지하교도들이 있으며, 윤 대통령이 자유통일을 이루어 북한의 성도들을 모시러 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참석한 신도들은 두 팔을 들고 환호하며 그의 발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배 집회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해 "윤 대통령의 석방은 기적이며, 이제 탄핵 심판이라는 두 번째 관문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3월 14일 대전환이 있을 것이며, 탄핵 심판은 기각되거나 각하될 것"이라며 신도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당초 광화문에서 예배를 열 계획이었으나, 윤 대통령이 전날 석방되자 급히 한남동 관저 앞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약 5000명이 참석했으며, 예배는 오후 2시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현장에는 '사랑제일교회' 명의의 헌금 봉투가 배포되었고, 십일조, 감사헌금, 주일헌금 등 다양한 명목의 헌금이 받쳐졌다. 봉투 외부에는 금액과 기부자 정보를 기입하는 공란도 포함되어 있었다.

 

참석자 대부분은 60대 이상이었으며, 특히 여성 비율이 높았다. 일부 참석자들은 ‘CCP OUT’, ‘STOP THE STEAL’ 배지를 달거나 ‘부정선거’ 문구가 적힌 종이를 소지하고 있었다. 윤 대통령이 관저로 복귀하면서 인근 경비도 강화되었으며, 경찰은 한남초등학교 앞부터 북한남삼거리까지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통행을 통제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석방 이후 헌법재판소 홈페이지는 탄핵 찬성 및 반대 시민들의 게시글로 폭주했다. 9일 저녁 헌재 자유게시판에 글을 작성하려면 대기 번호가 1400번대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접속했다. 전날 저녁에는 대기 번호가 1700번을 넘어가는 등 온라인 상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의 석방과 맞물려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헌재 홈페이지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탄핵을 찬성하는 시민들도 대응하며 홈페이지가 사실상 온라인 집회장소로 변모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법재판소 자유게시판이 협박성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며 탄핵 찬성 시민들에게 헌재에 응원의 글을 남길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결집했다.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 미국 정치갤러리 등에서는 "좌파들이 헌재 게시판에 몰려가고 있다"며 탄핵 반대 게시글 작성을 독려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날 하루 동안 헌재 자유게시판에 게시된 글은 11만 4055건에 달했다. 이는 시간당 약 5700건, 1분당 95명의 시민이 의견을 개진한 셈이다. 게시판에는 ‘사기 탄핵 각하하라’, ‘정치적 탄핵 반대’, ‘내란죄 빠진 탄핵, 정당한가’ 등 윤 대통령 탄핵 반대 게시글이 올라오는 한편, ‘헌법 파괴자를 파면하라’, ‘조속한 탄핵 인용’, ‘즉각 파면’ 등 찬성 의견도 잇따랐다.

 

윤 대통령의 석방과 탄핵 심판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정치권과 시민들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양측의 갈등이 한층 고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배우 이정재, 오세훈 시장과 함께 '이것' 논한다…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질 일은?

올리는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서막을 여는 개막 포럼에서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다. '감성 도시(Sentient City)'라는 대주제 아래, 도시와 건축을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인간과 교감하는 유기체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예정이다.이번 개막 포럼은 27일과 28일, 양일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되며,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서울의 미래 도시건축이 나아갈 인간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의제를 다루는 공론의 장이 될 것이다. 건축, 도시계획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은 물론, 인간의 뇌와 감정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 그리고 창의적인 커뮤니티 활동가와 시민에 이르기까지 총 4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건물의 외관이 시민의 건강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심층적인 영향을 탐구하고, 어떻게 하면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오래 지속되는' 건물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포럼 첫날의 문은 '행인을 위한 건축'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열린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환영사에 이어, 이번 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이 기조연설을 통해 '감성 도시'의 비전을 제시한다. 곧이어 '알쓸신잡'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교수의 사회로 심도 있는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특히 이 자리에는 비엔날레 주제전에 직접 참여한 창작자들과 더불어, 특별 초청 게스트로 세계적인 배우 이정재가 참여해 총감독과의 대담을 나누며 예술과 건축의 접점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넓힐 예정이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오후 세션에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논의가 이어진다. '시각의 복잡성이 시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건물 외관의 디자인이 인간의 건강과 행동에 어떤 과학적, 사회적 의미를 갖는지를 파헤친다. 미국 HKS의 혁신 부문을 이끄는 우팔리 난다 디렉터와 휴머나이즈 캠페인의 안나 킴 박사가 각각 도시 리더와 계획가의 관점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하이라이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연세대 연구진이 협력하여 진행한 '서울의 건물 파사드(외관)가 우리의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 발표다. 이는 도시 경관이 우리의 뇌 활동과 감정에 직접적인 변화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과학적 데이터로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둘째 날 프로그램은 이론을 넘어 현장으로 이어진다. 토머스 헤더윅 총감독이 직접 참여자들과 함께 열린송현 녹지광장에 설치된 작품 '휴머나이즈 월'과 '일상의 벽'을 둘러보는 현장 투어를 진행한다. 이후 '사랑받고 오래 지속되는 건축물'을 주제로 포럼을 이어가며, 오후에는 '서울 커뮤니티의 이야기를 듣다' 세션을 통해 시민들의 마음과 도시건축의 연관성을 탐구한 다양한 사례들이 공유될 예정이다.도시의 미래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 지적 향연에 동참할 수 있다. 오는 16일부터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으로(양일간 각 100명) 참여 신청을 받으며, 현장 참석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서울비엔날레와 서울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실시간 생중계도 제공된다.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이번 개막 포럼은 도시건축이 단순한 공간 조성을 넘어 시민의 삶과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을 시민들과 함께 공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서울이 더 인간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로 발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