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20만 명이 떠났다!..10명 중 4명은 ‘폐업 고려’

2025-03-10 14:47

최근 두 달 동안 자영업자 수가 20만 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내수 침체와 원재료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이 경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고려하는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해당하며,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도 적은 수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작년 11월 570만 명보다 20만 명 이상 감소한 수치다. 자영업자 수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590만 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600만 명)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2009년 이후 자영업자 수는 대체로 560만~570만 명을 유지하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550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이후 회복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말 급격히 감소하면서 현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수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내수 침체와 경기 불황을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지출이 줄어들고, 소매판매액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 전반의 침체가 자영업자들에게 직격탄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임금 근로자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외식비와 개인 서비스 등의 소비가 줄어들며 자영업자의 매출이 감소하고, 많은 자영업자가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500명 중 10명 중 4명은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의 72.6%는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그 감소폭은 평균 12.8%였다. 또한, 61.2%는 올해 매출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재료비, 인건비, 임차료 등의 부담이 자영업자들의 주요 어려움으로 꼽혔다. 특히,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경영에 가장 큰 부담을 준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22.2%와 21.2%에 달했다.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들의 주요 이유로는 영업 실적의 지속적인 악화, 경기 회복 전망의 불투명,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 상환 부담 등이 있었다. 이들은 또한 정부의 대출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확대와 소비 촉진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시의 한 음식점 사장은 “장사가 안 되고, 식자재 가격은 계속 오르며, 고환율로 수입 물품도 제때 들어오지 않는다”며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수 감소가 경기 침체와 더불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외식 등 소비를 줄이는 경향은 계속되고 있다”며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버티기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작년 말 자영업자 수가 급감한 것은 “코로나만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며 희망을 품었던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줄폐업한 영향이라는 것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창업을 장려하기보다는 자영업자들의 폐업을 지원하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영업자들이 창업 후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창업교육을 강화하고, 동종 업종의 과잉 창업을 막기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의 경영 악화는 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수가 줄어드는 현상은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 지원과 소비 촉진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히 필요하다. 자영업자의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경우, 이는 실업률 증가와 함께 경제 불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자영업자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전주국제영화제 29일 개막, 7시간 대작 '사탄탱고' 온다

960년대 미국 영상 문화의 한 축에는 상업주의에 저항하며 뉴욕을 거점으로 태동한 '언더그라운드 시네마'가 존재했다. 기존의 문법을 파괴하고 도발적인 서사를 구축했던 이 흐름은 현대 영화계의 거장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그 중심에는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라는 독보적인 인물이 자리하고 있다.국내 대중에게는 '아이언맨'으로 친숙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버지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그는 사실 저예산 독립 영화의 선구자로서 영화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그의 파격적인 세계관이 이번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 관객들과 처음으로 조우한다. '특별전: 뉴욕 언더그라운드-더 매버릭스'라는 이름으로 기획된 이번 섹션에서는 인종과 권력 구조를 날카롭게 풍자한 그의 대표작들이 대거 상영될 예정이다.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54개국에서 초청된 237편의 작품을 통해 독립·대안 영화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한다.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을 포함한 5개 상영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전년도와 유사한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프로그램의 질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영화제 관계자들은 올해 선정된 작품들이 역대급 수준을 자랑한다고 자신하며, 주류 영화계가 담아내지 못하는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시선들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뉴욕 언더그라운드 특별전 외에도 홍콩 영화의 숨겨진 예술성을 탐구하는 '홍콩귀환: 시네마+아방가르드' 특별전이 눈길을 끈다. 무협과 액션이라는 전형적인 틀에 갇혀 있던 홍콩 영화의 이면을 조명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4K 화질로 복원된 초기 독립예술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올해 초 우리 곁을 떠난 배우 고 안성기를 추모하는 회고전도 마련되어 그의 연기 인생을 관통하는 주요 작품 7편을 통해 한국 영화사의 찬란했던 순간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도전적인 경험이 될 작품은 단연 벨라 터르 감독의 '사탄탱고'다. 7시간 19분이라는 압도적인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이 영화는 정교한 롱테이크와 극단적으로 느린 리듬으로 '느림의 미학'을 정립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2000년 영화제 출범 당시 상영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대작은 올해 초 타계한 거장을 기리기 위해 다시 한번 전주의 스크린에 걸린다. 긴 호흡을 견뎌내야 하는 관객들에게는 영화라는 매체가 선사하는 인내와 사유의 가치를 시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으로는 켄트 존스 감독의 '나의 사적인 예술가'가 선정되어 현대 뉴욕 예술가들의 허영과 실체를 조명한다. 윌럼 더포와 그레타 리 등 화려한 출연진이 가세한 이 작품은 예술 뒤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영화제의 서막을 연다. 1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폐막작 '남태령'까지, 전주는 다시 한번 전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대안 영화의 성지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