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전력 끊고 하마스 압박

2025-03-10 14:22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를 압박하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을 차단한다고 9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인 엘리 코헨은 영상 성명에서 가자지구의 전력 공급을 즉시 중단할 것을 지시했으며, 하마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일환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헨 장관은 "모든 인질이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가자지구에 하마스가 남아있지 않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번 전력 공급 중단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물 부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가자지구에는 식수를 공급하는 해수 담수화 시설 두 곳이 있으며, 이 시설들은 현재 디젤 발전기로 운영되고 있다. 기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의 대표인 타니아 하리는 가자 중부의 데이르알발라 담수화 시설이 하루 1만8천 톤의 식수를 공급할 수 있었으나, 디젤 발전기 가동으로 하루 2천500 톤 수준으로 공급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하마스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나타낸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 철군 없이 추가 인질 석방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기와 수도 공급을 차단하고, 가자지구를 강도 높게 봉쇄하는 이른바 '지옥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하젬 카셈 하마스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즉시 구호물자 반입을 제한 없이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42일간 휴전 1단계는 1일 만료되었으며, 교전은 일주일 넘게 재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휴전 연장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양측이 약 50일간의 휴전 연장에 합의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하마스가 남은 인질 절반을 석방하고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를 석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는 휴전 2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는 인질 석방과 함께,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의 추가 석방,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과 영구적인 휴전이 2단계 협상의 핵심 요구사항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마스는 이집트에서 휴전 2단계 협상을 위한 사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은 10일 카타르에 휴전 논의를 위한 대표단을 보낼 계획이며,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11일 도하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과 전기 공급 차단 외에도 지속적으로 폭격을 포함한 무력을 동원하여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 이스라엘군 당국자는 대규모 공세를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가자지구에서는 폭격과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9일에도 이스라엘군은 가자 북부를 폭격하고, 이스라엘군 병력 근처에서 지면에 폭발물을 매설하는 무장대원들을 겨냥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주요 극우 인사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원할 경우, 제3국으로 이주하도록 돕기 위한 '이민국'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모트리히 장관은 또한,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러한 압박과 무력 대응은 가자지구 내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각국의 중재자들은 휴전 2단계 협상이 빨리 진행되기를 촉구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충돌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팝송 명곡을 한국어로?…뮤지컬 '물랑루즈!', 자막 포기하고 번안 택한 진짜 이유

에서 새로운 크리스티안 역으로 합류한 배우 이석훈과 차윤해는 이 작품을 두고 "뮤지컬의 정수"라고 입을 모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1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1899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화려하고도 위험한 사교 클럽 '물랑루즈'를 배경으로 한다. 클럽 최고의 스타인 사틴과 무명의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운명적인 사랑,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뒤흔드는 몬로스 공작의 집착이 얽힌 비극적 삼각관계는 시대를 초월한 감동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이번 재연은 단순히 이야기를 다시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을 넘어, 현대적 감각과 기술을 극대화한 '맥시멀리즘' 미학으로 관객을 압도할 예정이다. 저신타 존 협력 연출은 사랑, 질투, 욕망과 같은 인간의 극단적인 감정을 화려한 스펙터클 속에 녹여냈다고 설명하며, 보이는 것 이상의 용기와 사랑을 발견하는 것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19세기 후반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통속적인 삼각관계 구도가 현재의 주 관객층인 2030세대와 동떨어져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모든 무대 요소와 스토리텔링을 최대치의 표현 방식으로 구현했다"고 밝히며, 시공간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는 모든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작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음악 사용 방식에 대한 제작진의 깊은 고민 또한 엿볼 수 있었다. '물랑루즈!'는 레이디 가가, 비욘세, 마돈나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명곡들을 넘버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작진은 원곡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영문 가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자막을 제공할지, 아니면 한국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어로 번안할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결국 그들은 "뮤지컬 넘버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내용 전달"이라는 결론 아래, 모든 곡을 한국어로 번안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은 이를 통해 관객들이 이야기의 맥락과 감정선을 온전히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두었다고 설명했다.'물랑루즈!'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체험'으로서의 뮤지컬을 지향한다. 제작진은 초연 당시 관객들이 공연 시작 전부터 극장에 머무는 시간이 유독 길었다는 데이터에 주목했다. 이는 공연장 자체를 '물랑루즈'의 세계관을 미리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조성한 전략이 성공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시즌 역시 관객들이 일찍부터 극장을 찾아 19세기 파리의 화려한 클럽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홍광호, 이석훈, 차윤해, 김지우, 정선아 등 실력파 배우들의 합류로 더욱 기대를 모으는 뮤지컬 '물랑루즈!'는 오는 27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