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없는 승부사’ 손흥민, 리그 127호 골로 역사 경신
2025-03-10 14:21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45분 동안의 경기에서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으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9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토트넘은 본머스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2연패 후 무승부를 기록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이날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사용해 경기에 나섰다. 선발 명단에는 윌슨 오도베르, 도미닉 솔란케, 브레넌 존슨,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 로드리고 벤탄쿠르, 제드 스펜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케빈 단소, 페드로 포로,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포함됐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대기했으며,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과 함께 중요한 선수들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는 초반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20초 만에 실점할 뻔했다. 로메로가 박스 앞에서 실수로 공을 내주자 이바니우송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비카리오가 손끝으로 이를 막아냈다. 이어 전반 4분에는 비수마의 실수로 또 한 번 위기를 맞았으나, 비카리오가 슈퍼세이브를 펼쳐 팀을 구해냈다. 그럼에도 본머스는 전반 42분, 케르케즈가 포로의 패스를 끊고 빠른 속도로 전진한 뒤 태버니어에게 완벽한 크로스를 올려 선제골을 기록했다. 1-0으로 본머스가 앞서며 전반이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루카스 베리발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자리를 옮겼고, 오도베르는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했다. 후반 9분, 손흥민은 박스 왼쪽에서 두 명의 수비를 따돌리고 오른발로 슈팅을 날렸으나, 공이 수비에 맞고 굴절된 뒤 골대를 때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후반 18분, 손흥민은 매디슨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매디슨은 공을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사르에게 전달했지만, 사르의 슈팅은 빗나갔다.
후반 20분, 본머스는 클라위버르트의 패스를 받은 이바니우송이 칩샷으로 비카리오를 넘겨 2-0을 만들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2분 뒤 사르의 행운의 골로 추격에 나섰다. 사르의 크로스는 동료 머리를 맞고 골키퍼의 키를 넘기며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은 후반 37분, 빠른 속도로 상대 수비 라인을 뚫고 뒷공간을 침투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직접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파넨카로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리그 7호 골을 기록했다. 경기의 최종 스코어는 2-2로 끝났고, 손흥민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이번 득점은 손흥민이 공식전 10경기 만에 터뜨린 골로, 지난 1월 호펜하임과의 유로파리그 경기 이후 44일 만의 득점이다. 리그에서는 1월 아스날전 이후 55일 만에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번 골로 프리미어리그 127골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 득점 공동 16위에 올라섰다. 그는 로비 킨(126골)을 제치고, 지미 플로이드 하셀바잉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영국의 '스탠다드'는 손흥민에게 평점 8점을 부여하며 "손흥민은 영리하게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0-1 상황에서도 감아차기로 가장 가까운 골을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토트넘 뉴스'도 손흥민에게 평점 7점을 주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았다. 이 매체는 "손흥민은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보였지만, 교체 투입된 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매우 실망스럽고 좌절스럽다"며 "홈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그는 "지난 알크마르전과 오늘 전반전은 엉성했다"며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많이, 더 잘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손흥민은 팀의 정신적인 강화를 중요시하며, 자신감을 되찾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장품으로 지정되지 못한 채 수장고에 잠들어 있던 비귀속 유물들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비귀속 유물은 보존 상태나 규모 등의 행정적 이유로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당대의 생활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귀중한 사료다. 국가유산청은 '옛것에 현재를 담는다'는 의미의 발굴유물 역사문화공간 '예담고' 사업의 일환으로, 이 유물들이 지닌 가치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쓸모를 찾아주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이번 전시는 발굴된 유물이 단순히 보존과 관람의 대상을 넘어, 현대적인 해석과 창작을 통해 오늘날의 문화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장이다. 신라 금관처럼 보자마자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한 유물과 달리, 깨지고 마모된 토기 조각이나 기왓장은 그 자체만으로는 대중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 하지만 이 '쓸모를 다한' 유물들은 8인의 현대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작가들은 각자의 재료와 기술로 유물에 담긴 시간의 흔적을 해석하고, 이를 통해 유물이 과거의 흔적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삶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조선 왕궁의 품격과 근대의 시간이 공존하는 덕수궁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전시의 의미를 한층 더 깊게 만든다. 함녕전 행각을 따라 늘어선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운 만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가무형유산 궁중채화 보유자 최성우 작가는 거울 위에 깨진 유물과 연꽃을 함께 배치한 '발굴의 순간'을 통해 땅속에서 유물이 발굴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표현했다. 또한 섬유공예가 김은하는 연꽃 형상의 공예품으로, 3D 프린팅 공예가 서은하는 친환경 소재 화병과 토기를 결합하여 전통과 현대 기술의 연결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유물의 결손된 부분을 자신만의 언어로 채워 넣었다.전시의 백미는 덕홍전 내부에 자리한 미디어아트와 식물 조형 작품 '시간의 겹에서 바라보다'이다. 국가대표 화예가 레오킴과 사진예술가 김유정은 추수가 끝난 뒤 다시 싹을 틔운 벼와 수십 점의 기와, 그리고 화려한 미디어아트를 거울 위에 함께 배치하여 '끝과 새로운 시작'이라는 순환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는 곧 낡고 쓸모없어진 것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전시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유물을 직접 만져보고 석고 조각에 색을 입혀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하여, 박제된 유물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으로서 대중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