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폭등! 연준 '금리 인하' 예고
2025-03-20 16:00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하지만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3.32포인트(0.92%) 상승한 4만1964.63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60.63포인트(1.08%) 오른 5675.29를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246.67포인트(1.41%) 상승한 1만7750.79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첫 회의에 이어 두 번째 연속 동결 조치다. 연준은 분기별로 발표하는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3.9%로 제시하며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최근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는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중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일 경우, 이를 간과하는 것이 적절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부 경제 전문가들이 확률을 다소 높였지만 여전히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실업률이 4.1% 수준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에 근접하는 상황이라 그 시기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매그니피센트 7'(M7) 주가도 일제히 반등했다. 테슬라는 4.7% 급등하며 상승세를 주도했고, 엔비디아(1.8%), 마이크로소프트(1.1%), 애플(1.2%), 알파벳(2%), 아마존(1.4%), 메타(0.3%) 등도 상승 마감했다. 한편,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암호화폐 추가 매수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우선주 500만 주를 발행한다고 밝히며 주가가 7% 넘게 상승했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 역시 5% 가까이 올랐다. 반면, 신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인텔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며 6.9% 하락했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19.3% 상승한 상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유업체 CEO들과 백악관에서 회동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에너지 관련 주식도 강세를 보였다. 엑슨모빌, 셰브론, 마라톤 등 주요 정유업체 주가가 1~2% 이상 상승했다. CNBC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에너지 패권 강화와 전력 수요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유업체 CEO 15명과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회의에는 더그 버검 내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도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의 두 번째로 큰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업체 벤처 글로벌은 LNG 수출 승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3% 가까이 올랐다.
국제 정세도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전쟁 휴전안을 이행하기 위한 실무 회담을 준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0일 동안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전쟁을 종식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미국의 주도 아래 올해 안에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기대하고 있으며, 대만 TSMC와 협력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폭스콘, 위스트론과 같은 기업들도 미국 내 제조 확대를 위해 협력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는 연준의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하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22센트(0.31%) 오른 배럴당 70.78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26센트(0.39%) 상승한 67.16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연료 수요 증가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증가했지만 디젤과 난방유를 포함한 정제유 재고는 280만 배럴 감소하며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꿈꾼다. 노래에 재능이 있는 정임은 가수가 되고, 순옥은 정임을 무대에 세우는 단장이 되겠다는 약속을 나눈다. 서울에 가서 하고 싶은 일과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이야기하는 순간만큼은 고된 현실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그러나 일본군이 공장 취직을 내세워 어린 여자아이들을 끌고 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소녀들의 평범한 일상은 위협받는다. 두 사람은 우선 몸을 숨기기로 한다.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소녀들의 삶은 시대의 폭력 앞에서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오는 21일 개봉하는 송일곤 감독의 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이 당시를 살아간 개인에게 남긴 상처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는 정임과 순옥의 순수한 우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면서, 60여 년이 흐른 뒤 할머니가 돼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서로를 누구보다 아꼈던 이들이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는 순옥의 기억을 따라가며 두 사람에게 일어난 일과 그 속에 남겨진 감정을 하나씩 드러낸다.노년의 순옥은 배우 김혜자가, 정임은 배우 차미경이 맡았다. 두 배우가 오랜 세월을 지나 다시 마주한 친구의 모습을 연기하며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소녀 시절의 정임과 순옥은 각각 최주은과 박서경이 연기해 풋풋한 생명력을 더한다. 어린 시절의 꿈과 우정, 이후 두 사람이 겪게 되는 긴 시간의 간극은 서로 다른 세대의 배우들을 통해 교차하며 그려진다. 특히 이번 작품은 김혜자가 영화 ‘길’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출연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송일곤 감독은 지난 15일 언론 시사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혜자를 캐스팅하기까지 여러 차례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당시 김혜자는 들꽃처럼, 이름 없는 꽃처럼 조용히 지내고 싶다며 당분간 작품 활동을 쉬고 싶다는 뜻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감독은 그런 김혜자를 거듭 찾아가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김혜자에 대해 “선생님은 ‘이 작품에 왜 출연해야 하는가’의 명분이 중요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연을 결정한 뒤에는 누구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치열하게 연습했다며, 외출도 삼간 채 대사와 쉼표, 시선 하나까지 반복해 준비했다고 전했다.김혜자가 오랜 공백을 깨고 작품에 참여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감기가 심해져 시사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했지만, 자필 편지를 통해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편지에는 송 감독에게 받은 글 가운데 특히 마음에 남았던 문장이 담겼다. “순옥은 울지 않습니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한 시간이 여전히 찬란하다는 사실을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입니다”라는 말이었다. 김혜자는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것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아픈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뜻도 전했다. 그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슬픈 역사잖아요. 우리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기억해야만 해요. 하지만 저는 그 아이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살고 싶어 했는지도 잊지 않았으면 해요”라고 밝혔다.이는 영화가 과거의 비극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이 어떤 꿈을 꾸고 무엇을 바라며 살았는지 함께 돌아보려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역사 속 피해자들을 고통의 기억으로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과 꿈을 지닌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다.두 노년 배우의 연기 역시 영화의 중요한 감상 지점이다. 어린 시절의 정임과 순옥을 연기하는 최주은과 박서경이 풋풋한 활기를 불어넣는다면, 김혜자와 차미경은 눈빛과 표정만으로 오랜 세월의 흔적을 전달한다. 송 감독은 김혜자를 두고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하나”라고 표현했다. 이어 친구를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 미묘한 미소를 포착하고 싶었다며 배우의 일생과 다채로운 감정을 화면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정임 역을 맡은 차미경도 김혜자의 연기를 인상 깊게 받아들였다. 그는 김혜자의 연기를 하얀 도화지 위에 물감을 떨어뜨렸을 때 아름답게 번져 나가는 수채화에 비유했다. 촬영 과정에서도 특별한 무언가를 억지로 표현하기보다 장면 속 상황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데 집중했다며 “아름다운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여전히 찬란하게’는 이혜숙 작가가 쓴 희곡과 낭독극 형식의 짧은 대본에서 출발했다. 송 감독은 두 여성의 긴 세월을 담아낸 이야기에서 솔직한 마음과 깊은 울림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출발점은 영화의 간결한 소품과 뚜렷한 인물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작품은 작은 연극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며, 인물의 감정과 관계에 집중하도록 이야기를 풀어간다.극 중에는 소녀 정임이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적인 장면도 등장한다. 두 사람이 미래를 상상하며 나누었던 꿈과 정임의 노래는 이야기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송 감독은 음악을 통해 영화의 정서가 관객에게 한층 감성적으로 전달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두 소녀가 함께 꿈꾸던 미래는 시대의 비극 속에서 멀어졌지만, 서로를 아끼던 마음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영화는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돌아보는 동시에, 그 안에서 살아간 개인들의 꿈과 우정, 기억의 의미를 전한다.영화 ‘여전히 찬란하게’는 오는 21일 개봉하며, 상영 시간은 118분이다.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