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등치는 연금 개혁 반대" 한동훈, MZ 표심 정조준

2025-03-21 11:14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가결된 국민연금 모수 개혁안에 대해 "청년들의 부담으로 기성세대가 이득을 보는 구조"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금 개혁은 정답이 없는 문제"라면서도 "청년들이 기성세대보다 더 손해 보면 안 된다. 표 계산에서 유리하더라도 정치가 그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이며, 청년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앞서 국회는 이날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0%에서 43%로 인상하는 내용의 국민연금 모수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개혁안에 따르면 보험료율은 2026년부터 매년 0.5%씩 8년간 단계적으로 인상되고, 소득대체율은 2026년부터 43%로 상향 조정된다.

 


그러나 이번 개혁안이 '연금 고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구조 개혁 문제는 최소한의 논의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폰지사기(돌려막기)라는 젊은 세대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개혁안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표결에서는 여야 의원 83명이 반대 또는 기권했다. 특히 여당에서는 소속 의원 108명 중 절반이 넘는 56명(김재섭·김용태·박충권·조지연·우재준 등)이 반대 또는 기권표를 던졌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3040세대 청년 의원들로 파악됐다.

 

한 전 대표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연금 개혁 반대 의사를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청년층의 불만을 인지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의도로 풀이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도자기에 유리 조각을? 연말에 꼭 봐야 할 기묘한 전시

중을 찾아온다.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대구 중구 방천시장 내에 위치한 보나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배찬영, 유지연, 이정원, 이희령, 홍영주 작가가 참여하여 각자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자연을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명 '가자미'는 '가자, 미술 보러'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관람객들에게 일상 속 예술의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하는 기획 의도를 담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배찬영 작가는 상반된 물성의 결합을 통해 이중적인 개념을 탐구한다. 그는 은은한 빛을 머금은 도자기의 부드러운 곡선 위로 날카롭고 투명한 유리 조각의 파편을 결합하여 시각적인 충돌과 조화를 동시에 이끌어낸다. 이를 통해 안정과 불안, 전통과 현대, 치유와 상처, 그리고 아름다움과 취약성이라는 양가적인 감정과 개념들이 공존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유지연 작가는 '연(緣)인연-숲'이라는 주제 아래 시간과 계절의 흐름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강인한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 특히 한지와 짚을 이용해 만들어낸 거친 질감(마티에르) 위에 다채로운 혼합 물감의 색채를 겹겹이 쌓아 올림으로써, 인연과 관계 속에서 생성되는 삶의 깊이를 표현한다.그런가 하면 이정원 작가는 한국 전통의 솟대 형태를 빌려온 점토 가변설치 작품을 통해 관람객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솟대의 모습은 예로부터 마을의 안녕과 소망을 기원하는 상징물이었듯, 그의 작품 역시 기다림, 응원, 보호, 소망, 동행과 같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들을 따뜻하게 담아낸다. 이희령 작가는 자연 속에 존재하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리고 비움과 채움이라는 철학적 사유를 작품의 중심에 둔다. 그는 대상에서 느낀 본질적인 기운을 흑백의 강렬한 대비 또는 오방색의 상징적인 색채로 단순화하여 표현함으로써, 형태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게 만든다.마지막으로 홍영주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과 서사를 작품에 녹여낸다. 그가 선택한 소재는 함빡 피어난 모란꽃이다. 이 모란은 작가가 작업의 방향을 잃고 깊은 슬럼프에 빠져있던 시기, 성모당 화단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큰 위로와 희망을 얻었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그의 작품 속 모란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역경을 이겨내는 생명력과 재기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참여 작가인 이희령은 "서로 다른 다섯 개의 작업 세계가 교차하는 이 공간에서, 숲의 결, 흙의 향기, 대지의 빛을 닮은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연말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 줄 것"이라며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