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콘), 집시의 선율로 큰 호응 얻어

2025-03-21 15:06

한국 최초의 집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뮤지컬 배우, 화가로 활동 중인 KoN(콘)이 2월 27일 이천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25 이응광의 음악공방 -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KoN’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공연은 이천문화재단 주최로 열렸으며, 관객들과의 특별한 교감을 이끌어낸 무대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 공연은 기존의 대형 공연장 구성에서 벗어나, 객석이 아닌 무대 위에 방석을 놓고 관객들이 자리에 앉는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구성은 마치 하우스 콘서트처럼 아늑하고 친밀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아티스트의 열정적인 공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고, KoN의 연주와 노래에 몰입하며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KoN은 피아니스트 겸 아코디언 연주자 임슬기와 함께 ‘KoN and Friends’팀으로 무대에 올라, 폭넓은 레퍼토리와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KoN은 집시 음악뿐만 아니라 드라마 OST로 사용된 자작곡, ‘팝콘(POP-KoN) 프로젝트’에 수록된 클래식 팝 명곡, 그리고 뮤지컬 ‘파가니니’의 넘버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공연을 펼쳤다. 공연 중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영화 ‘러브 스토리’의 주제곡 ‘Where Do I Begin’을 라이브로 처음 선보인 것이다. 이 곡은 KoN의 감미로운 바이올린과 노래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며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뮤지컬 ‘파가니니’의 대표 넘버인 ‘나의 음악’에서는 절정의 고음 구간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온 관객들의 함성이 공연의 감동을 더욱 배가시켰다. KoN은 자신의 뛰어난 바이올린 실력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노래로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모든 무대가 끝난 후, 첫 번째 앵콜에서는 이천문화재단 대표인 바리톤 이응광과 함께 ‘걱정 말아요 그대’를 듀엣으로 불러 화합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두 번째 앵콜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유명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를 연주하며 공연을 뜨겁게 마무리했다. 이 곡은 KoN의 열정적인 연주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을 마친 KoN은 “이천문화재단과 함께할 수 있어 기뻤고, 이천 시민들의 멋진 매너 속에서 최고의 공연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며, “2025년에도 많은 공연과 활동으로 여러분을 찾아뵙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KoN은 이번 공연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더욱 확립하며 관객들과의 특별한 교감을 이어갔다.

 

한편, KoN은 데뷔 15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자작곡 싱글 앨범을 발매하고 이를 기념하는 단독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그동안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온 KoN은 이번 앨범과 공연을 통해 새로운 음악적 도전과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라, KoN이 가진 다채로운 예술적 재능을 관객들에게 전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바이올린 연주와 노래, 그리고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열정적인 무대는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역사와 무의식 사이\" 올여름 주목할 전시

유족의 일상에 남은 흔적을 조심스럽게 더듬는다. 전시 제목은 웹상에서 정보를 찾을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오류 코드에서 착안했지만, 작가는 이를 통해 역설적으로 우리가 그동안 외면해 온 역사를 다시 읽고 들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사진과 영상 속에 담긴 생존자들의 주름진 얼굴과 그들이 목숨을 걸고 건너야 했던 밀항의 바다는 이미지 안에 차마 다 담기지 않는 거대한 시간을 묵묵히 증언한다.작품 '바다, 엇갈림'은 제주에서 부산을 거쳐 일본 오사카로 이어진 밀항의 경로를 추적하며, 생존자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절박한 순간들을 시각화했다. 또한 같은 날 태어나 부부가 된 이들의 생애를 기록한 '희권과 영애 이야기'나, 4·3과 한국전쟁을 모두 통과한 한 개인의 삶을 조명한 '사소한 위로'는 거대한 폭력의 시대 속에서도 꿋꿋이 이어져 온 인간의 존엄을 보여준다. 마을 풍경 속에 무심하게 서 있는 '세상에 없는 나무'는 과거의 상처가 박제된 기록이 아니라 현재에도 살아 숨 쉬는 페이지임을 일깨우며 8월 10일까지 관객과 만난다.중구 삼일로 스페이스에서는 인간의 원초적 감각을 파고드는 하인용의 초대전 'TRANCE'가 펼쳐지고 있다. 전시장 바닥과 벽면을 가득 채운 드로잉들은 종이 위에서 반복적으로 번지는 선과 형상을 통해 기원을 알 수 없는 생명체나 신화적 존재를 소환한다. 괴물과 외계 생명체, 혹은 신적인 존재처럼 보이는 이 기이한 이미지들은 낯설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상징으로 다가온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존재론적 불안과 원형적인 감각을 물질 위에 선명하게 새겨 넣었다.하인용의 전시 공간은 드로잉뿐만 아니라 세라믹 기물과 부조적 회화, 설치 작업이 뒤엉킨 하나의 거대한 의례적 장소와 같다. 둥근 항아리 표면에 촘촘하게 새겨진 문양과 검은색, 금빛, 청색이 감도는 회화는 드로잉 속 형상들과 겹쳐지며 낯선 풍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스스로 파괴하고 다시 재생산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과 퍼포먼스를 함께 선보이며, 완성된 결과물보다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시간의 흐름을 강조한다. 이는 해석의 틀에 갇히지 않는 예술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두 전시는 공통적으로 관객에게 수동적인 감상을 넘어선 적극적인 태도를 요구한다. 박정근이 4·3이라는 역사 앞에서 다시 듣고 읽는 태도를 강조한다면, 하인용은 언어적 해석보다 먼저 몸이 반응하는 원초적 경험을 제안한다. 한쪽이 역사의 공백을 메우는 세밀한 기록이라면, 다른 한쪽은 무의식의 심연을 건드리는 파격적인 실험이다. 이처럼 상이한 두 예술적 접근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현대 미술이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역할과 개인적 성찰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박정근의 전시는 8월 10일까지 제주갤러리에서, 하인용의 초대전은 8월 2일까지 삼일로 스페이스에서 각각 이어진다. 역사의 잊힌 페이지를 찾아 나서는 여정과 내면의 낯선 감각을 마주하는 경험은 올여름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예술적 충격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두 작가가 정성스레 구축한 이 특별한 공간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감각과 기억을 복원하려는 치열한 예술적 투쟁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