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입 보이' 대신 NJZ…뉴진스, 법원 결정에 활동 중단

2025-03-24 12:32

 새 팀명 '엔제이지(NJZ)'로 재데뷔를 선언했던 그룹 뉴진스가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독자 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결국 활동 잠정 중단을 발표했다.

 

24일 가요계에 따르면,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전날(23일) 홍콩 아시아월드-엑스포에서 열린 '컴플렉스콘' 마지막 날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이 소식을 직접 전했다. 멤버들은 "사실 오늘 무대가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습니다"라며 "법원의 결정을 준수해 모든 활동을 멈추기로 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지금은 저희에게 꼭 필요한 선택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서 뉴진스는 기존 히트곡('어텐션', '하입 보이', '디토', 'OMG', '슈퍼샤이' 등) 대신 NJZ 데뷔곡으로 준비했던 '피트 스톱(Pit Stop)'을 최초 공개하고, 각자 준비한 커버곡 위주의 솔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민지는 업살의 '스마일 포 더 카메라', 하니는 고스트 타운 디제이의 '마이 부', 다니엘은 TLC의 '노 스크럽', 해린은 디 인터넷의 '돈차', 혜인은 SWV의 '유즈 유어 하트'를 불렀다. 공연장 LED에는 뉴진스가 아닌 NJZ가 표출됐고, 인근에서는 NJZ 공식 굿즈(티셔츠, 볼캡, 키링, 보조배터리, 파우치, 스티커 팩 등)도 판매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재판장 김상훈)는 지난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어도어가 전속 계약상의 핵심적인 의무를 위반하여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하였다거나, 양측 간의 신뢰 관계가 깨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러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뉴진스는 본안 소송의 첫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도어의 동의 없이는 독자적인 활동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가처분 인용으로 기획사 지위를 보전받게 된 어도어는 홍콩 공연에 직원을 파견했으나, 멤버들과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진스 멤버들의 활동 잠정 중단 발표 역시 사전에 어도어와 공유되지 않았다.

 

뉴진스 맏언니 민지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시작했습니다"라며 "법원 결정과 과정을 받아들이면서도 서로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우리는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막내 혜인도 "참고 남았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일은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었다. 그래야 단단해져서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지는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갖고 다시 힘내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며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고, 반드시 다시 돌아올 테니 밝게 웃는 얼굴로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어도어는 24일 뉴진스의 활동 잠정 중단 선언에 대해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뉴진스 아닌 다른 이름으로 공연을 강행하고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효한 전속계약에 따라 뉴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빠른 시간 안에 아티스트와 만나 미래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권시온 기자 kwonsionon3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박물관에 모스크가 통째로?…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선 '작은 이슬람'

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는 '이슬람 미술, 찬란한 빛의 여정'이라는 이름 아래, 초기 쿠란 필사본을 포함한 83점의 엄선된 유물을 선보인다. 국내 거주 무슬림 인구가 3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우리 사회에 가까워진 이슬람 문화를 폭넓게 이해하고 포용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19년부터 추진해온 세계문화관 조성 사업의 다섯 번째 결과물이다. 종교적 교리를 넘어 다양성과 포용력을 바탕으로 발전해 온 이슬람 문화의 진수를 국내에서 상설 전시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전시는 총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이슬람 미술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1부 '이슬람 세계의 종교미술'에서는 신앙과 예술이 결합된 이슬람 문화의 본질을 탐구한다. 양피지에 쓰인 초기 쿠란부터 티무르 제국의 거대한 필사본에 이르기까지, 서예가 신성한 예술의 경지에 오른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스크를 장식했던 미흐랍(벽감) 석판과 램프, 아라베스크와 기하학 무늬로 채워진 타일 등은 신성한 공간에 예술성을 더한 이슬람 장인들의 미감을 보여준다. 특히 전시 공간을 돔 지붕과 팔각형 구조로 연출해 관람객이 마치 모스크에 들어선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했다.2부 '이슬람 문화의 포용과 확장'에서는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이슬람 문화가 여러 지역과 교류하며 역동적으로 발전한 과정을 보여준다. 천문 관측 기구였던 천구의와 아스트롤라베는 당대의 뛰어난 과학 기술과 학문적 탐구 정신을 상징하며, 동서양의 기술이 융합된 유리, 도자기, 금속공예품들은 이슬람 문화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증명한다. 3부 '이슬람 궁정 문화와 필사본'은 오스만, 사파비, 무굴 등 강대했던 제국의 화려한 궁정 예술에 주목한다.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정교한 카펫과 직물, 장신구는 물론, 페르시아 대서사시 '샤나메(왕들의 책)'와 같이 왕실의 후원으로 제작된 최고 수준의 필사본들은 예술과 학문이 어우러진 이슬람 문화유산의 정점을 보여준다.이번 전시는 단순한 유물 나열을 넘어 관람객의 체험과 이해를 돕는 다채로운 장치를 마련했다. 도하 이슬람예술박물관의 명물인 '다마스쿠스 귀족의 응접실'을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며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아하! 배움공간'에서는 촉각 체험 자료를 직접 만져보고, 이슬람 기하학 무늬를 조합해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어보는 디지털 체험을 통해 낯선 이슬람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이라는 보편적 언어를 통해 문화적 대화의 장을 열고,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