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룰 두고 정면충돌..비명계 "들러리 못 서"
2025-04-11 16:57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후보 경선 규칙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를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은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확대해 당원 주권주의를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비이재명계(비명계) 인사들은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주장하며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민주당 대선특별당규준비위원회는 11일 오전 세 번째 회의를 개최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현재 논의되는 방식은 두 가지로, 일반 국민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는 '국민경선'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권리당원 투표 50%로 진행되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이다. 민주당 당헌 제88조에 따라 두 방식 모두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당내 갈등이 심화되면서 결론 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선 후보 경선 방식은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논란이 크다. 민주당은 19대와 20대 대선에서 국민경선 방식을 적용했다. 이 방식은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에게 자동으로 투표권을 부여하고, 선거인단으로 신청한 일반 국민, 일반 당원, 재외국민이 투표에 참여하는 구조다. 이는 비명계가 주장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와 유사한 형태다.
반면, 강성 당원들은 권리당원 표 반영 비율을 최대 50%까지 늘리는 국민참여경선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경선제가 당원 대표성이 낮고, 특히 역선택 위험이 크다고 주장한다. 역선택이란 상대 정당 지지자들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경쟁력이 낮은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본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일부 강성 당원들은 권리당원 반영 비율을 80%까지 높이자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요구는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과 관련이 있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28.3%를 득표한 반면, 이낙연 후보가 62.37%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최종적으로 이 후보가 과반을 넘겨 대선 후보로 확정됐지만, 강성 지지층은 역선택이 개입된 결과라고 의심했다. 이에 따라 이번 경선에서는 같은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명계 인사들은 국민참여경선 방식이 채택될 경우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며, 국민경선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명계는 권리당원 투표 비중이 높은 방식이 적용될 경우 이재명 전 대표의 강력한 당내 지지층에 밀려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국민경선 대신 국민참여경선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비명계는 반발하고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은 "대의원, 권리당원, 일반당원을 포함해 18세 이상 국민이라면 누구나 현장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완전 오픈프라이머리를 채택해야 한다"며 "경선 룰은 후보자 간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캠프 측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당규위원회가 국민선거인단을 없애려 한다는 제보가 있다"며 "역선택 방지를 명분으로 국민경선을 훼손하려 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오픈프라이머리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박범계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오픈프라이머리가 유용한 선출 방식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당원 주권주의 원칙과는 거리가 있다"며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사실상 배제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 방식은 국민경선과 국민참여경선 중 하나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당내 갈등이 지속되면서 최종 결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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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8일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었던 이번 특별전은, 미국 정치권의 대립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측은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박물관이 임시 휴관에 들어갔으며, 공식적인 재개관 이후에야 전시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공식적으로 전달해왔다. 이에 따라 전시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11월 6일로 예정되었던 개막 프리뷰 행사 역시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세기의 기증품 해외 나들이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되었다.이번 전시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수만 점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중 정수를 엄선하여 처음으로 해외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의 보물: 수집하고, 아끼고, 공유하다’라는 주제 아래,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한 기증품 200여 점이 워싱턴 D.C.의 심장부에서 한국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알릴 예정이었다. 2021년부터 양국 박물관 간의 긴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2023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이 한국실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하며 전시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수년간의 노력과 준비가 결실을 보는 역사적인 순간을 앞두고, 외부의 정치적 변수로 인해 모든 일정이 불투명한 안갯속에 빠지게 된 것이다.현재 현지에서는 모든 전시 준비가 완료되었음에도 문을 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큐레이터들은 이미 미국 현지로 건너가 모든 유물의 안전한 이동과 배치를 마쳤으며, 전시 공간 구성과 설치 작업 또한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에서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할 일만 남겨두었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산하의 모든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속수무책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셧다운과 상관없이 진행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관장 뜻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언급한 대목은, 문화 교류에 대한 열의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을 실감하게 한다.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이번 사태가 향후 예정된 순회 전시 전체에 연쇄적인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후 시카고박물관과 영국박물관 등에서의 순회 전시가 이미 계획되어 있어 일정을 무한정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셧다운 사태가 길어질 경우, 워싱턴 전시 기간이 대폭 축소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는 ‘이건희 컬렉션’을 손꼽아 기다려온 현지 관람객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한국 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려던 야심 찬 계획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나면서, 향후 순회 전시 일정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