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조기 퇴근?" 국힘, 주 4.5일제 유연근무 공약 쏜다!

2025-04-14 10:40

 국민의힘이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주 4.5일제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추진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울산 중구청의 주 4.5일제 시범 운영 사례를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주 4.5일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기존 8시간 근무에 1시간씩 추가 근무하고, 금요일에는 4시간만 근무하는 방식이다. 총 근무 시간은 기존 주 5일제와 동일하게 유지되므로 급여 변동은 없다. 권 위원장은 "총 근무 시간이 줄지 않기 때문에 급여에도 변동이 없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유연근무제 기반의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여 대선 공약에 반영할 계획이다. 다만, 권 위원장은 유연근로제 도입의 전제 조건으로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유연근로제를 도입하더라도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순한 근무 시간 단축이 아닌 실질적인 업무 성과 개선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주 52시간 근로제 폐지도 추진할 방침이다.  권 위원장은 현행 주 5일제와 주 52시간 근로제가 시대 변화와 산업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제도라고 지적하며, 유연한 근로문화 구축에 걸림돌이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을 비롯해 주 52시간 규제로 생산성 저하를 겪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하는 주 4일제 또는 4.5일제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민주당의 정책이 급여 유지를 전제로 한 비현실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정책이라며,  노동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급여 감소는 상식적인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주 4.5일제 공약은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생산성 유지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그리고 주 52시간 근로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은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동계의 반발 역시 예상되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AI 시대 예술의 본질은 몸, 데블린이 던진 화두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관객이 작품의 경이로움에 빠져들 때쯤, 견고해 보이던 책장이 마법처럼 열리며 거울로 이루어진 무한한 미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서울 가회동의 푸투라 서울에서 막을 올린 에스 데블린의 개인전은 이처럼 관객을 단순한 관찰자에서 작품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극적인 장치로 시작된다. 거울 미로 속에 들어선 이들은 수없이 복제된 자신의 형상과 타인의 얼굴이 뒤섞이는 기묘한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이번 전시는 비욘세와 아델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무대를 설계하며 '스펙터클의 거장'이라 불려온 에스 데블린의 철학을 집대성한 자리다. 런던 올림픽 폐막식과 슈퍼볼 하프타임 쇼 등 수만 명을 열광시켰던 그의 이력은 언뜻 화려한 겉치레에 집중할 것 같지만, 실상 그가 추구하는 핵심은 '거대한 규모의 친밀함'에 닿아 있다. 수만 명의 군중 속에서도 결국 예술을 경험하는 주체는 개별적인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이라는 통찰이다. 작가는 거대한 빛과 거울을 도구 삼아 관객 개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내밀한 순간을 정교하게 설계해냈다.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미러 메이즈'는 자아의 경계를 허무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거울은 본래 나를 확인하는 도구지만, 데블린의 미로 안에서는 내가 아닌 타인의 모습이 먼저 들어오거나 옆 사람의 실루엣과 나의 형상이 겹쳐진다. 이러한 시각적 어긋남은 '나'라고 믿어왔던 단단한 자아의 틀을 느슨하게 만든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 실제와 반사 사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며 우리가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역설한다. 미로의 끝에서 마주하는 붉은 백스테이지 공간은 이 모든 환상이 만들어진 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창작의 고통과 협업의 가치를 동시에 보여준다.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넘어선 생태적 관점도 이번 전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타원형 구조물 안에 250종의 생명을 담아낸 '컴 홈 어게인'은 서울과 런던의 생태계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다. 작가는 서울에 서식하는 수천 종의 생물 중 인간은 단 한 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거울의 틀 안에 인간의 얼굴 대신 새와 곤충, 식물의 형상을 채워 넣었다. 이는 나를 타인에게 열었던 거울의 기능을 종 전체로 확장하여,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해야 하는 필연적인 운명임을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합창으로 증명해 보인다.인공지능(AI)이 이미지를 무한 생성하는 시대에 데블린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몸'이 가진 가치를 강조한다. 그는 의식이 머릿속 관념이 아닌 물리적인 신체 안에 구현되어 있다고 믿으며, 사람과 사람이 실제로 마주하는 '체화된 만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전시장에 마련된 '콜렉티브 포트레이트'는 이러한 신념의 실천적 공간이다. 관객들은 처음 보는 이와 마주 앉아 서로의 얼굴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디지털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 교감의 흔적을 남긴다. 그림의 기술적 완성도보다 서로를 바라보며 보낸 시간의 가치가 작품의 본질이 되는 셈이다.전시장 밖의 자연광을 안으로 끌어들인 '라인 오브 라이트'는 푸투라 서울의 건축미와 어우러져 빛의 서사를 완성한다. 앞선 기획전들이 암전된 공간에서의 몰입을 강조했다면, 데블린은 창밖의 풍경과 인공의 빛을 섞어내며 예술을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했다. 30여 년간의 고뇌가 담긴 스케치북을 관객과 공유하는 '스크린쉐어' 역시 작가와 관객이 서로의 흔적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명확히 한다. 2027년 초까지 이어지는 이번 여정은 거울과 빛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나아가 타자와 세계를 향해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긴 호흡의 경험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