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자제품 관세 '일부 제외' 결정

2025-04-14 15: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중국산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및 기본관세 부과를 일부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조치는 주로 스마트폰, 컴퓨터, 메모리 카드와 같은 전자부품을 포함한 제품에 적용되며, 중국 정부는 이를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는 작은 발걸음”이라고 평가하고, 상호관세를 완전히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3일 미국의 일부 상호관세 면제 조처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미국이 일방적 상호관세라는 잘못된 처사를 수정하는 작은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또한 미국의 관세 정책이 경제 및 시장 법률을 위반하고 국가 간의 협력 관계를 무시했다고 비판하며, 국제 경제와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중국산 전자제품에 대해 상호관세 및 기본관세를 면제한 이유는 여러 경제적, 정치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은 중국의 무역 관행과 지식재산권 침해를 문제삼아,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예상보다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다. 첫째,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는 미국 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가격 인상을 일으켰다. 특히 스마트폰, 노트북, 반도체 등 전자제품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예를 들어, 애플 아이폰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는데, 이에 부과된 상호관세가 미국 내 판매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경제적으로 민감한 소비자들에겐 부담이 되었고, 불만을 야기했다.

 

둘째, 미국 내 대기업들의 불만도 관세 정책 수정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애플을 비롯한 주요 기술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생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상호관세로 인한 생산비 증가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수요 감소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애플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등 경제적 타격을 입었으며, 이는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대시켰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자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보호하고,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셋째, 국제적인 압력과 여론도 이 결정을 이끌어낸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내 경제 전문가들과 소비자들, 그리고 국제 사회에서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정책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경제적 상황을 조정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미-중 무역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무역 전쟁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자, 미국 정부는 더 이상의 고율 관세 부과가 자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를 일부 면제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무역 갈등을 해결하려는 첫걸음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종은 묶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미국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미국이 상호존중과 평등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한, 상무부 대변인은 상호관세 정책이 국제 경제 질서를 왜곡했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잘못된 처사를 바로잡고 상호관세를 완전히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1일 중국산 전자제품을 상호관세와 기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면제 대상에는 스마트폰, 컴퓨터, 메모리 카드 등 20개 품목의 전자부품이 포함되며, 이는 미국의 대중국 수입액 중 약 23%에 해당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 소비자에게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고, 애플 등 자국의 빅테크 기업들을 보호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의 약 8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아이폰 가격이 급등할 위험이 있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전자제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면제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상호관세 외에도 반도체 등 품목별로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품목별 관세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14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듀..가나디' 닮은 백제 유물, 박물관 수장고에서 '인스타 스타' 된 사연

포트라이트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넓디넓은 미간에 콩알만 한 눈, 길게 늘어진 중안부 아래 소심하게 자리 잡은 입까지. 마치 인기 이모티콘 캐릭터 '듀..가나디'를 연상시키는 '하찮은' 생김새의 한 유물이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새로운 문화유산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이 신드롬의 주인공은 충남 부여의 옛 백제 왕궁터인 관북리 유적에서 발굴된 6~7세기경의 그릇받침이다. 표면 곳곳에 금이 가 있고, 형태는 투박하기 그지없으며, 심지어 구체적인 용도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교과서에서 보던 정교하고 화려한 유물과는 모든 면에서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못난이' 그릇받침은 지금 소셜미디어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이달 초 국가유산진흥원 공식 인스타그램에 이 유물의 사진이 게시되자, 불과 2주 만에 '좋아요' 수가 2만 7천 개를 돌파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통상적으로 해당 계정의 게시물 '좋아요'가 수백 개 수준에 머무는 것을 감안하면,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댓글 창은 MZ세대의 재치 있는 놀이터가 되었다. "백제의 듀물(유물)", "듀..상님(주상님)" 등 이모티콘 캐릭터와 엮은 애정 어린 별명들이 쏟아지며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이러한 현상은 비단 '백제 듀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문화유산 향유의 흐름을 보면, 이처럼 정형화된 미(美)의 기준에서 벗어난 '엉뚱하고 못생긴' 유물들이 큰 사랑을 받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역사적 의미가 깊거나 조형적 완성도가 높은 지배층의 유물이 주목받던 과거의 관람 문화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다.올해 3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순회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역시 MZ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대표적인 사례다. 약 1600년 전 신라와 가야의 장인들이 조물조물 빚어낸, 작고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토우(土偶)들이 젊은 관람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전시를 기획한 노형신 학예연구사는 "기성세대와 달리, 조형적으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것보다 '허술하지만 친근한' 매력과 '각자의 개성'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MZ세대의 선호가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박물관과 관련 기관들도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문화유산은 따분하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깰 절호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전시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유명한 '이나피스퀘어'와 협업하여 전시장 곳곳을 귀여운 그림으로 꾸며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을 '투각인면문옹형토기(透刻人面文甕形土器)'로 교체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얼굴이 새겨진 6세기 신라 토기를 기관의 '얼굴'로 내세운 것이다.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완성도 높은 지배층의 유물이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정형화된 미의식에서 벗어난 유물의 매력에 젊은 층이 재치 있는 현대적 해석을 더하며 즐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는 더 이상 문화유산을 배우고 익혀야 할 '학습'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즐기는 '놀이'의 대상으로 재창조하는 MZ세대의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을 명확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