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 '세계적인 지휘자' 아바도와 미래 열다
2025-04-15 14:35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15일, 제8대 예술감독으로 로베르토 아바도(70)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의 임기는 2024년 1월 1일부터 시작해 3년간 지속될 예정이다. 아바도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으로, 음악적으로 깊은 유산을 지닌 집안에서 태어났다. 세계적인 지휘자인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로 잘 알려져 있으며, 밀도 높은 시즌 기획력과 성숙한 해석력, 방대한 레퍼토리를 지닌 지휘자로 인정받고 있다.아바도는 그동안 많은 음악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왔다. 현재는 볼로냐 시립극장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이며, 이전에는 뮌헨 방송교향악단, 파르마 베르디 페스티벌, 소피아 여왕 예술 궁전의 음악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또한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빈 심포니,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LA 필하모닉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쳤다.
그는 오케스트라의 명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1992년에 음악감독이 부재했던 뮌헨 방송교향악단에 부임하여 7년 동안 악단을 이끌었다. 이 시기에 힌데미트의 ‘세계의 조화’와 다리우스 미요의 ‘스크라무슈’ 모음곡 등을 통해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차별화된 음악적 정체성을 확립하며 악단의 재도약을 이끌었다. 또한 아바도는 RCA 레코드와 협업해 총 14종의 디스코그라피를 발매했으며, 로시니와 푸치니의 오페라 음반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로시니 오페라 ‘탄크레디’로 1997년 에코 클래식 독일 음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벨리니 오페라 ‘카풀레티 가문과 몬테키 가문’으로 1999년 BBC 매거진에서 ‘올해 최고의 음반상’ 후보에 올랐다.
아바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도 이전에 여러 차례 협연을 진행한 바 있다. 2023년에는 오페라 ‘노르마’와 3월에는 국립심포니 제255회 정기연주회에서 베르디의 ‘레퀴엠’으로 호흡을 맞췄다. 그의 경험과 지휘력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도 큰 시너지를 일으켰다.
그는 또한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극음악과 페스티벌 운영에도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관현악, 오페라, 발레에 정통한 그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으로서 새로운 예술적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 음악 레퍼토리 확장에도 앞장서 왔으며, 찰스 워리넨, 파스칼 뒤사팽, 루카 프란체스코니, 실비아 콜라산티 등의 작품을 초연하며 음악적 지평을 넓혀왔다. 이러한 경험은 그가 국립심포니와 함께 한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어떻게 조명할지에 대한 큰 기대감을 자아낸다.
로베르토 아바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에 대해 “음악적 역량과 새로운 길을 탐색하려는 호기심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이들과 함께 만들어갈 음악이 매우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국립심포니의 예술적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그와 함께 새로운 음악적 지평을 여는 데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아바도와 함께 지난 40년간 쌓아온 국립심포니의 가치를 더욱 빛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국립심포니는 국민의 오케스트라로서 국립예술단체의 품격에 맞는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며, 아바도의 지휘 아래 더욱 깊이 있는 음악적 성취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명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예술적 성장과 글로벌한 명성을 이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베르토 아바도의 지휘 아래, 국립심포니는 새로운 음악적 비전을 향해 나아가며, 관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는 팥죽 대신 팥떡을 먹는 것이 좋다는 전통 풍속이 재조명되고 있다. 바로 동지가 음력 11월 초순에 드는 '애동지'이기 때문이다.22일 국립민속박물관 및 민속학계에 따르면, 동지는 양력으로 12월 21일이나 22일로 고정되어 있지만, 음력 날짜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진다. 음력 11월 1일에서 10일 사이에 동지가 들면 '애동지(兒冬至)', 11일에서 20일 사이에 들면 '중동지', 21일에서 30일 사이에 들면 '노동지'라고 부른다.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3일로, '애동지'에 해당한다.우리 조상들은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는 풍습을 중요하게 여겼다. 동지는 음(陰)의 기운이 극에 달하는 날로, 음성(陰性)인 귀신이 성하게 활동한다고 믿었다. 이때 붉은색은 양(陽)을 상징하며 강력한 벽사(辟邪)의 힘을 가진다고 여겨졌는데, 붉은 팥으로 쑨 팥죽을 집안 곳곳에 뿌리거나 먹음으로써 역귀와 잡귀를 쫓아냈던 것이다. 이러한 풍습은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세시기'나 '열양세시기' 등에도 동짓날 팥죽을 먹는 기록이 남아있다.그러나 '애동지'에는 팥죽을 먹지 않고 팥시루떡을 해 먹는 특별한 풍속이 존재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팥죽을 금기시했는데, 이는 팥죽이 아이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이었다.이 속설에는 두 가지 주요 해석이 있다. 첫째, 팥죽의 붉은색이 아이의 수호신인 삼신할머니를 쫓아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둘째, 팥죽의 '죽' 발음이 '죽음'과 유사하여 아이에게 불길한 기운을 가져올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아이(兒)'가 들어가는 애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으면 그 부정함이 아이에게 옮겨가 큰 우환이 생기거나 아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강한 금기가 작용했다.따라서 조상들은 팥의 붉은 기운을 통해 액운을 물리치려는 본래의 의도는 살리되, '죽'이라는 형태를 피해 '떡'으로 대체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팥시루떡은 팥의 붉은 기운을 유지하면서도 아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고 여겨져 애동지의 대표적인 절식(節食)으로 자리 잡았다. 경북과 강원에서는 '애기동지' 또는 '아동지', 전남에서는 '아그동지'나 '소동지' 등으로 불리며 전국적으로 이 풍습이 이어져 왔다.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10일 안에 드는 애동지인 만큼, 전통적으로는 팥죽 대신 팥떡을 먹으며 아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라며 "이는 액운을 물리치려는 조상들의 마음이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과 결합된 독특한 풍속"이라고 설명했다.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속설이 미신으로 치부될 수도 있지만, 애동지의 풍속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녀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우리 조상들의 깊은 가족애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